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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현상공모 시 가작

제 913 호 발행일 : 2016.11.17

새벽饌(찬)

굴비를 먹었다. 야윈 몸통을 쪼개고 으깨어 밥알과 함께 씹었고 목구멍으로 넘어갈 즈음 젓가락에 간장을 찍어 마른 혀를 적셨다. 새벽에 먹는 찬이랄 것이야 저녁 찬과 별 다르지 않았고 한 그릇의 동치미 국물이 없어 문지방 너머로 보이는 설산으로 청량감을 대신해 마셨다. 내 상 위의 찬처럼 어느 날이든 새벽은 차고 마른 것이어서 나는 삶의 새벽을 견딜 간장이 필요로 하곤 했는데 그것은 쉽게 내어지지 않는 것이어서 나는 매일 새벽 삶의 목메는 짠맛을 온몸으로 먹었다. 먼 바다에서 잡히어 산골짜기의 내 초라한 밥상에 올려진 생선을 나는 가엽게 여기었지만 나는 곧잘 삼켰다. 내가 씹어 넘기는 것들은 같은 땅에 태어나 엉켜 살아야 했던 자들이었고 씹히는 것 또한 이 땅의 태어나 살아서 살아야 했던 나인 것임을 닳도록 되뇌었다. 새벽은 짧아서 밥상 앞에 오래 앉지 못 했고 닳아 허름해진 상념을 거두지 못한 채 남은 찬들을 자는 개에게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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