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다니기 위해 부모님을 떠나 청주로 온 학생들은 가끔 부모님이 청주로 오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부모님과 함께 식사할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에게 자신 있게 한식당 ‘소연재’를 추천한다.

  소연재는 우리 학교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만약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충북대학교입구나 사창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시내 방향으로 가는 833번 버스를 30분 정도 타고 청주교도소에서 내려 3분 정도 걸으면 된다.

  주차장은 비교적 넓은 편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인데,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니 방문 시 참고하길 바란다.

  소연재의 외관은 한옥을 연상시킨다. 높게 쌓은 돌담 위에 자리 잡아 마치 성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점심 시간대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아 1층에 대기실이 마련돼 있다. 대기실에는 자개장, 타자기 등 오래됐지만 멋스러운 물건들이 놓여 있어 대기하는 손님들이 이를 보며 옛날 추억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기 번호를 받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보면 스피커를 통해 입장할 번호를 불러준다. 혹시라도 기다리는 게 싫다면, 12시보다 이른 시간인 오전 11시 30분 전에 소연재에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소연재 내부는 창가 쪽 테이블마다 넓은 창이 있어 개방감이 좋다. 테이블 크기가 커 여러 종류의 음식이 한 번에 올라와도 불편함이 없다.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지만, 메뉴는 ‘소연재 미평밥상’(16,000원) 단일 메뉴이므로 인원수만 말하면 된다. 기자는 추가 반찬 메뉴인 고등어구이도 주문했다. 단일 메뉴라 그런지 자리에 앉고 5분 만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밥이나 국, 고등어구이 등 추가 주문을 원하면 상이 차려질 때 미리 말하면 된다.

  소연재 음식은 요즘 보기 드문 유기그릇에 담겨 나온다. 묵직하고 은은한 광택이 인상적이다. 솥밥이 나오면 유기 밥그릇에 밥을 옮겨 담고, 뜨거운 차를 솥에 부은 후 뚜껑을 닫아 둔다. 식후 숭늉을 먹기 위함이다. 밥은 처음에는 조금 질다고 느껴졌지만, 먹다 보니 수분이 날아가면서 쫀득한 찰기가 살아난다. 매일 도정해 밥을 짓는다는 게 사실인 것 같다. 반찬으로는 된장찌개, 한돈 명품 수육 보쌈 그리고 지역 농산물로 만든 밑반찬 12종이 나온다. 반찬은 계절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된장국과 김치는 간이 짭짤한 편이고, 나머지 반찬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담백한 맛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잡채 등 일부 반찬은 셀프바에서 추가로 가져올 수 있고, 연어 롤을 제외한 11종의 반찬도 리필이 가능했다. 특히 가지튀김은 물컹한 가지를 빠삭하게 튀겨내 짭짤한 소스를 얹어 먹을 수 있어,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도전해 볼만 하다. 추가로 주문한 고등어구이(10,000원)는 껍질이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다. 고등어는 뼈를 중심으로, 반으로 갈라 제공돼 살을 발라 먹기 편하다. 함께 나온 고추냉이와 간장에 찍어 먹으면 더욱 감칠맛이 살아난다.

  기자는 지금까지 소연재를 총 9번 방문했다. 그 9번 모두 음식의 질이 떨어지거나 서비스가 아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공간이 개방적인 구조여서 귀한 손님과 조용히 담소를 나누길 원하는 사람에겐 권하지 않는다. 소연재의 가장 큰 매력은 건강에 좋은, 질 좋은 한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솥밥과 국,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물 반찬 한 상을 단돈 16,000원에 즐길 수 있다. 자식을 보기 위해 먼 곳에서 청주로 오신 부모님과 방문한다면, 소연재의 정갈하고 풍성한 한 상에 만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