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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식품(GMO), 우리는 무엇을 알고 먹고 있나

제 994 호 발행일 : 2026.06.01

  기존의 생물체 속에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를 끼워 넣어 기존의 생물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성질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만든 생물, 즉 ‘유전자변형생물’을 원료로 가공한 식품을 ‘유전자변형식품’(이하 GMO)이라고 한다. 생산성과 영양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됐으며, 우리나라에 GMO가 소개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수요에 비해 부족한 콩이나 옥수수 등을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에서 수입했는데, 그때부터 GMO가 우리 식탁에 올라오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상업적인 유전자변형생물 재배는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지만, GMO와 동물 사료로 쓰이는 유전자변형생물의 수입은 허용된다.
  그리고 GMO 완전표시제가 올해 말인 2026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유전자변형 농·축·수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한 경우, 제조와 가공 후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이를 표시하도록 한 강화된 표시 체계다.
  기존에도 GMO 표시제가 있었다. 2001년 7월 13일부터 두부, 콩나물, 된장, 간장 등 가공식품에 GMO 사용 여부를 표시하도록 시행한 제도다. 다만 원재료 단계, 동물의 먹이로 사용된 유전자변형 식품이나 작물은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성분이 남아 있지 않으면 표시 의무가 없었다. 이를 두고 그간 시민단체들은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식품에 대처할 권리’를 주장하며 완전 표시제 시행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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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는 안전한가?

  1980년대 GMO가 개발된 이래 40여 년이 지났지만, 그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판매가 허용된 GMO는 유해하지 않다는 태도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태도가 맞서고 있다.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대표적인 연구로는 질 에릭 세랄리니 외 공저 논문 “유전자변형 작물 안전성 평가의 한계와 개선 방향”(2011)이 꼽힌다. 이 논문은 기존 동물실험 결과를 재분석해, 유전자변형 옥수수와 콩을 섭취한 쥐의 간, 신장, 심장, 혈액 성분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컷 쥐에서는 신장 변화가, 암컷 쥐에서는 간 변화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논문은 곧 거센 반론에 부딪혔다. 식품생명 분야 연구자들과 관련 기관들은 실험 개체 수가 불충분하고, 통계 해석이 과장됐으며, 관찰된 변화가 실제 질병인지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90일이라는 실험 기간도 만성 독성을 판단하기엔 지나치게 짧아, 더 긴 기간과 여러 세대에 걸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면 주요 국제기관들은 승인된 GMO의 안전성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GMO 승인 전 독성, 알레르기 가능성, 환경 영향 등을 검토하며, 승인된 제품이 기존 식품보다 더 위험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근거로 이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환경보호청(EPA)·농무부(USDA)가 공동으로 안전 기준을 적용하며, FD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기준을 통과한 GMO는 인간, 동물, 식물 모두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GMO 표시 기준, 나라마다 얼마나 다를까?

  GMO 표시 의무는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다. 비의도적 혼입 허용 비율부터 추적 관리 의무까지, 각국의 규제 수준은 식품 안전을 바라보는 관점과 산업 정책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비의도적 GMO 혼입 허용 기준은 3%다. 가공 후 유전자변형 성분이 남아 있지 않으면 표시 의무가 없었던 기존 제도는, 올해 말부터 ‘완전표시제’로 전환된다. 이 제도는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성분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원재료로 사용했다면 반드시 표시하도록 한다. 다만 완전표시제는 2026년 12월 31일부터 간장에 먼저 적용되고, 2027년 12월 31일부터 당류와 식용유지류로 확대된다. 식품업계의 준비 기간을 고려한 단계적 시행이다. 안전성 관리도 병행되는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GMO 안전성심사위원회’를 매달 개최해 ▲신규 GMO 안전성 심사 ▲승인 후 10년 경과 품목 재심사 ▲새로운 기술 적용 식품에 대한 안전성 평가 방법 마련 등을 다룬다. 심사 안건과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홈페이지(www.nifds.go.kr)에 공개한다.
  미국의 비의도적 혼입 허용 기준은 5%로, 우리보다 다소 완화된 수준이다. 고도로 정제된 식용유와 설탕처럼 유전자변형 성분이 거의 남지 않는 품목은 표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표시 방식은 식품 겉면 표기 외에도 디지털 링크와 QR코드를 통한 안내를 허용한다. 미국 농무부(USDA) 홈페이지(www.ams.usda.gov)에서는 시중에 유통 중인 GMO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규제 철학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미국은 실제 위해 발생 가능성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 환경 예방보다 기술 발전과 산업 활용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유럽연합(EU)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GMO 규제를 적용한다. 유전자변형 성분이 0.9% 이상 혼입되면 표시 의무가 발생한다. 표시 의무에 그치지 않고 유통 추적과 공급망 기록 보관까지 요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생산지, 사용 원료, 유통 경로를 모두 기록해야 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유통 전 과정을 역추적할 수 있다. EU에서 GMO를 판매하려면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과학적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검사 항목은 ▲독성 ▲알레르기 가능성 ▲환경 영향 ▲생태계 영향이며, 특히 환경 평가에서는 야생 식물과의 교잡 가능성, 곤충 다양성 감소 여부, 농약 사용 증가 가능성까지 세밀하게 따진다.
  일본의 혼입 허용 기준은 미국과 같은 5%다. 최근에는 ‘Non-GMO’ 표시 기준 강화와 유전자편집 식품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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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O반대 시민 행진에 참여한 한살림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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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O반대 시민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

GMO를 둘러싼 목소리들

  청주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던 ㄱ(27세) 씨는 “유전자변형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준다”라며 “생산.유통 기록과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먹겠지만, 유전자변형 성분이 들어간 GMO는 사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GMO 완전표시제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라면서도 시행 사실 자체는 모르고 있었다.
  지난 5월 23일, ‘GMO 반대 전국행동’에서 주최한 “2026 몬산토바이엘 GMO 반대 시민행진”이 있었다. 2016년 결성된 이 단체는 GMO 없는 농지·밥상·생태계를 목표로 활동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GMO 완전표시제가 통과된 것 자체는 성과로 보면서도, 법안에 미흡한 조항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을 때만 원료 사용 여부를 표시하도록 한 예외 조항(식품위생법 제12조의2 제1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재량에 따라 완전표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단체 측은 “처장의 자의적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오염의 비가역성도 강조했다. 수입된 GMO 농산물이 운송·유통되는 과정에서 유출되는 낙곡으로 인한 전국적 오염이 이미 진행 중이며, 한 번 확산한 오염은 되돌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유전자가위(CRISPR 등) 기술을 GMO 규제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GMO가 아닌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시민행진에서 만난 한살림가공생산연합회 이숭재 회장은 “완전표시제 시행은 환영하지만, 식약처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조항은 소비자 알 권리 보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GMO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모른다. 가습기 살균제도 원료 단계에서는 안전하다고 검증됐지만 실사용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한살림성남용인 신광숙 이사는 “GMO 종자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연구 자료가 매우 한정적이어서, 일반 소비자로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하며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완전표시제의 취지인데, 아직 불완전한 상태라 더 발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식품업계는 비용과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식품산업협회(KFIA)는 지난해 9월 15일 성명을 통해 “비-GMO 원료 가격이 높아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며,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가공식품은 어떤 원재료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미국 등 주요 수출국과의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한편, 우리 학교 현태경(특용식물학과) 교수는 “현재 승인·유통 중인 GMO는 과학적 안전성 평가를 거쳐 관리되고 있다. 위해성 여부와 소비자 선택권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표시제는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GMO 완전표시제를 둘러싼 논의는 단순히 식품 표기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 안전성이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어떤 정보를 얼마나 투명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지, 그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GMO 완전표시제는 그 출발점일 뿐, 진짜 논의는 이제 시작이다.


권령민 기자
dinosaurmin@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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