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57주년 및 종합대학 승격 30주년을 맞아 임동철 총장과 충북대학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지금까지의 충북대학교의 발전상과 앞으로의 충북대학교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우리 충북대학교는 한국전쟁이 요란하던 1951년 도립대학으로 시작됐습니다. 한쪽에서 치열하게 전쟁을 하던 중에도 교육을 포기할 수 없다는 도민들의 염원으로 개교를 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당시 충북 지역의 인재를 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커지면서 국립대학이 됐고 결국 1978년에 종합대학으로 승격됐습니다.
  우리는 지역 사회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대학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역민의 힘으로 세운 대학이고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대학으로서 지역 사회를 이끌어가고, 선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1978년 당시만 해도 교수는 120명이었습니다. 지금 730명의 교수 수와 비교해 본다면 6배 늘어난 셈이지요. 학생들도 3,000명에서 학부·대학원생을 합하면 20,000명 정도가 됩니다. 농과대학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13개 단대와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을 갖춘 외형적으로든 내형적으로든 남부럽지 않을 만한 대학으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어렵습니다만 대신 저는 충북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충북대 역사에 흠이 되지 않고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저의 바람입니다.

Q. 개교 57주년 및 종합대학 승격 30주년이 주는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앞서 말했듯 지난 30년 동안 우리의 발전은 참 놀라울 정도입니다. 외형적으로만 해도 큰 발전이 있고 내면에서 이룬 발전까지 하면 수치로 나타낼 수 없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우리 학내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립대학교가 꽤 많지만 다양한 대학 종합 평가로 보면 우리 학교의 위상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문들도 모교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음을 느끼곤 합니다. 학교 일에 발 벗고 나서는 동문들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모교에 느끼는 자부심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막상 우리 학교 사람들은 우리 학교의 위상을 잘 모르고 지나치게 겸손하기만 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쉽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더욱 자부심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 학교의 목표는 국립대학 중에서 최상의 수준을 갖춘 훌륭한 인재, 지역 사회나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양하는 것입니다. 종합대학 승격 30주년을 맞아 반성의 계기를 마련하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Q. 학내 구성원들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A. 갈등이 생길 경우 제일 먼저 명분과 우리 학생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심을 갖지 않고 판단하기 위해 스스로를 경계하지요. 특히나 대학에 계신 교수님들은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독립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웃음) 물론 그런 분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대학이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겠지요.
  이런 교수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선 일의 경중완급을 가려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최대공약수의 선을 모아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총장인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고요. 또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신문이나 소식지를 자주 접하기도 하고, 여러 구성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사실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일일이 구성원을 만나며 소통하는 것이 제일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갈등 해결을 위한 소통의 장은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총장실의 문턱은 생각만큼 높지 않습니다.(웃음)

Q. 대학은 어떤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대학은 바탕이 탄탄하고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곳이어야 합니다. 예전 공자 선생의 일화 중 정명에 대한 이야기가 있죠. 정명은 '올바른 이름 혹은 이름을 똑바로 한다'는 의미를 갖는데 이는 사물 이름과 실제 사물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름의 뜻이 명확하지 않다면 뜻이 통하지 않고, 뜻이 통하지 않으면 법을 공평히 세울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백성들이 누굴 의지하며 살겠냐고 공자는 말합니다.
  이는 이름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정명이 어떤 일에 있어서 명분을 세우는 일과 같다고 봅니다. 어떠한 일이든 명분은 있어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죠.
  전 대학이라고 하는 이름과 실제의 대학이라는 사물이 일치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대학의 명분은 올바른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 점에서 우리 학교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명분만을 추구하기에는 사회적 현실들이 큰 부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물론 지나치게 현실에 안주하며 실리만 추구하는 것도 옳은 모습은 아니겠지요.
  분명히 말하건데 대학은 인간다운 인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올바른 학생 교육을 통해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야말로 대학의 명분을 지키는 것이고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앞으로의 30년 동안 꾸준히 발전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자세를 버려야 합니다. 학내 구성원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이 있다면 이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