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가 재정·회계법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국가회계(일반)와 기성회계로 분리된 국립대학 회계가 하나의 교비회계로 단일화되어 국립대 법인화 진행에 첫발을 디딘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국가회계와 기성회계로 분리돼 있는 현재 국립대학의 회계에 대해 정부는 재정·회계법안 입법 예정 보고서에서 “현재 대학예산은 각 대학이 자율성을 시행할 여지가 부족하고, 국고회계와 기성회계가 명확히 구분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통합된 회계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이전에는 기성회비의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없었지만 이 법안이 시행되면 급격한 등록금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정부에서 이 법안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재정·회계법안에는 기성회비 인상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 등록금 인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정부의 말은 ‘섣부른 판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또한 ‘국립대 재정운영의 투명성이 낮다’며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위원회에는 학생, 교직원, 동문, 지역인사, 대학의 발전에 기여한 인사, 대학 운영 경험 있는 자, 대학 운영 전문지식인, 총장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과연 교직원과 총장을 제외한 인사들이 해당 대학의 운영 사정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재정위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명확히 표시돼 있지 않아 재정위원회의 운영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이번 재정·회계법이 시행되면 앞으로 대학도 수익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재정·회계법 25조, 30조, 31조에서는 국립대학의 장이 발전기금을 설치, 운용할 수 있게 하고 기금을 통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어들고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한다면 실제 재정기반이 약한 많은 대학들이 수입사업에 몰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공대의 한 교수는 “정부의 재정 상태는 계속 발전하지만 교육 재정을 확충하기는커녕 일반 국민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국립대학을 설치한 목적을 정부가 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빈(사회학과·01) 사회대 학생회장은 “정부가 국립대 재정·회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립대의 공공성을 포기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이진주(신소재공학과·07)씨는 “국립대 재정·회계법안이 대학 법인화의 전초단계라고 알고 있다”며 “법인화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등록금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법안에 반대”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 측은 재정·회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재정·회계법안 시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관계부처 협의, 법제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1월 국회에 이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2010년부터 통합된 재정·회계법이 시행된다.








최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