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열람실 좌석 점유문제 심각
▲사례=이번 시험기간에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려고 아침 일찍 중앙도서관을 찾은 이일우(심리학과·04) 씨는 난처했다. 좌석 배정이 다 된 상태라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그는 책만 놓여진 빈 자리에 그냥 앉아 다음 날 볼 시험공부를 했다. 3시간 후, 자리 주인이라는 남학생이 와서 비켜 달라고 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만 했다. 이런 사례는 비단 한 사람만의 특수한 경험이 아니다. 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하다 보면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다. 지난 16일 도서관 이용자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좌석만 점유하고 사용은 하지 않는 이용자’에 대한 물음에 44.6%의 답변자가 ‘평소 많이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간혹 본다’고 답한 사람도 50.6%에 달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서관 이용 학생들은 도서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건의했고, 도서관 측은 지난 9일부터 8시간이던 좌석 배정 시간을 절반인 4시간으로 줄이겠다고 공지했다. 좌석 배정 연장은 총 2회까지 할 수 있으며, 연장 시 좌석 배정 시간은 6시간이 확보된다. 충남대의 중앙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자리 문제는 우리 학교에서도 골칫거리”라며 “제도나 관리의 문제로만 보기엔 이용자 개개인의 행동양식이 천차만별이라, 현재로선 제도적 보완 고민만큼이나 이용자들의 의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좌석표 대리 발급에 이용자 ‘눈살’
자리를 대신 맡아주는 문제 역시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설문조사 결과 ‘타인의 학생증으로 좌석표를 대신 뽑는 경우를 듣거나 목격했다’는 답변이 58%에 달했다. 최근에는 도서관 관계자가 직접 나서, 다른 사람의 학생증으로 좌석 배정을 대신 받는 이용자들을 적발하기 위해 좌석 배치 기계 앞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전히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리자 한 사람이 일일이 이용자 얼굴을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 시차를 두고 좌석표를 뽑기도 한다는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위와 같은 도서관 문제 모두 ‘심각하다’고 받아들인 답변자는 전체의 21.2%였으며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답변한 사람도 67.2%에 달했다. 또한 그와 같은 문제들이 ‘이용자 개개인의 의식문제’라는 답변은 35.2%였으며 ‘제도나 시설의 문제’라는 답변은 27.6%, ‘복합적’이라는 답변은 37.2%인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들이 의식과 제도 모두에 전반적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정목(토목공학과·04) 씨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풍토는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인식 개선이 안 되면 좀더 강경한 제도적 보완이라도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 대학, 문제해결 위해 ‘강경’입장
실제로 서울대의 경우 도서관자치위원회가 열람실을 관리한다. 학생들로 이루어진 도서관자치위원회는 옐로·레드 카드제를 시행한다. 이 제도는 일정 시간 이상 자리를 비우거나 다음 날을 위해 책을 두고 가는 좌석에 옐로 카드나 레드 카드를 붙이고 좌석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책과 좌석점유권 자체를 회수하는 제도다. 서울대 도서관자치위원회의 한 위원은 “좌석을 타인이 맡아 줘도 책이 회수되거나 배정 좌석 자체가 회수되기 때문에 도서관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이 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북대에서도 한 시간 이상 비운 좌석을 도서관 관계자가 적발하면 지정된 좌석을 회수한다.
우리 학교 도서관이나 본부 측에서는 이용자들의 실질적 불편해소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도서관 자료지원과 남윤범 과장은 “열람실 좌석은 전체 학생정원의 15% 이상인 7,000석은 확보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공간이 부족해 늘릴 수도 없고, 설사 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국가 예산지원이 미흡해 열람실 확장은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최윤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