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재이수 관련 규정에 관해 학사과는 경영대에 한하여 재이수 허용 조건을 ‘B0 이상 성적의 교과목은 재이수 불가’라는 개정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재이수한 과목의 취득 성적에 대해서도 ‘A0 이상 취득할 수 없음’이라고 밝혀 경영대 학생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대만 재이수 규정이 개정된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인증제’에 있다. 경영인증제는 크게 5년 인증과 예비 인증으로 나뉜다. 한국경영교육인증원에서 심사하는 7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5년 인증이 적용되며, 예비 인증은 7가지 기준 가운데 일부분이 미흡한 대학에 한해 2년 뒤 재심사에서 미흡한 점을 보완한 경우 5년 인증이 적용된다. 이 7가지 기준 중에는 과목당 수강 인원은 80명 이내여야 하고, 필수과목 수강 인원은 60명 이내여야 하며 교수와 학생 간의 비율은 1:2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있다.

 우리 학교 경영대는 예비 인증에 속하기 때문에 5년 인증을 받으려면 2년 후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위의 기준에 맞는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영대 김지대 부학장은 “교수와 학생의 비율이 1:25가 돼야 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교수를 확충하거나 수강생의 수를 줄여야 한다”며 “그러나 재정상의 문제로 교수를 확충하기는 어려워 강의당 수강생 비율을 줄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영인증을 받은 한양대, 연세대, 서강대, 동국대 등도 현재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소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되겠지만 경영인증 마크가 졸업장에 들어가면 취업에도 유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영대의 한 학생은 “힘들게 경영인증제를 얻은 것은 알지만 학생보다는 학교의 위상을 위해 학생들이 희생당하는 느낌이다”며 “학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수강 인원을 줄이기보다는 교수를 확충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학생의 말대로 교수의 수를 늘려 강좌의 수가 늘어나면 재이수 수강생에 대한 제한 없이 1:25 기준을 충족할 수 있으며 수강 신청 기간마다 학생들의 불만이 이는 경영대의 수강 신청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입장이다.

 현익근(경영학부ㆍ04) 씨는 “경영인증제로 전공마저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학점 관리가 어려워졌다”며 “경영인증 마크가 낮은 학점보다 취업에 더 큰 효과를 낳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경영인증제가 본래의 취지대로 시행되려면 경영인증제의 두 수혜자인 학생과 학교 모두가 인정할 만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