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포기제 도입을 찬성하는 대다수의 이들은 학점포기제가 학생들의 성적 관리에 도움을 주고 그를 통해 취업에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점포기제의 문제점을 우려하는 이들은 ‘상대평가의 의미가 사라지고 학사 질서에 혼란을 준다’는 점과 함께 학점 인플레 현상을 부추겨 사회적으로 대학의 학점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관련기사 6면

  현재 우리 학교는 원래 있던 강좌가 폐강돼 재수강이 불가능한 과목에 한해서만 학점포기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점포기제를 시행하는 몇몇 대학들에 비해서는 포기 기준이 극히 제한적이라, 사실상 도입을 찬성하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준의 학점포기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2009년 3월 현재 고려대를 포함해 한양대, 숙명여대, 단국대 등 서울 근교 10여개 대학과 일부 지방대학에서 학점포기제가 시행되고 있다. 세부 규정은 학교별로 정해진 학사내규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대개 3, 4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당 6학점 이하의 학점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점포기제 도입을 찬성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손쉬워진 학점 관리로 인한 ‘취업 전선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이야기 하지만, 정작 기업의 채용 담당 관계자들은 학점 인플레가 심한데다 그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대학 역시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국내 대기업 중 하나인 C사의 한 관계자는 “학교별로 학점을 낮게 주는 대학이 있고 높게 주는 대학이 있다”며 “사원 채용을 담당하면서 이런 점들은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어차피 학점에 대한 신뢰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학점포기제는 사회적으로 학점 인플레 현상을 심화시켜 학점에 관한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입사 전형에서 국내 대기업인 C사, S사, K사 등은 학점 인플레가 심각한 것을 감안, 1차 서류 전형에서 학점보다 지원자의 자기 소개서를 중점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