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취재?
취재를 하다 보면 계획한 대로 취재를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지난 795호 ‘사람과 사람’의 늘봄 정선희 상담 소장이 그러했다. 최하나 기자는 사람과 사람 인터뷰를 위해 정선희 상담 소장을 만난 게 아니었다. 처음 그를 만난 것은 대학가 성매매 업소 실태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유머러스하고 여장부 같은 정선희 상담 소장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취재 도중 정선희 상담 소장을 사람과 사람의 주인공으로 정했다. 그러다 보니 기자는 그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마음 놓고 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사람과 사람 인터뷰를 위해 그를 만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기자는 줄곧 에둘러서 질문을 이어 갈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공부 못하는 건 봐도 술 못 먹는 건 못 본다”
오탁번 시인 인터뷰를 위해 김동환 기자는 생전 처음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라는 골짜기로 여정을 떠났다. 복잡하고 먼 길을 도저히 기자 혼자의 힘으로는 찾아 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비싼 요금을 치르고 택시를 이용했다. 당시 수습기자의 신분이어서 활동비가 나오지 않았던 기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자를 힘들게 했던 건 오 시인이 “나는 공부 못하는 건 봐도 술 못 먹는 건 못 본다”라며 소주 한 병을 두 컵에 나누어 마시라고 한 것이다. 기자는 먼 길을 가느라 아침도 못 챙겨 먹은 터라 빈속이었지만 컵으로 소주 한 병을 다 마실 수밖에 없었다. 기자는 쓰린 속을 참으며 읍내로 가자마자 식당에 들러 밥으로 속을 달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신문사 기자 중 술을 가장 좋아하고 잘 마시는 본인이 간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위안했다.
“비싼 음식 먹고 오더니 한 편의 성공 시대를 써 왔군”
사람과 사람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는 장소는 대개 그 사람의 일터이다. 종종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드물게 식사를 하면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는데, 지난 787호 삼양 EMS 김선호 대표 이사와의 인터뷰가 그랬다. 김은영 기자가 인터뷰를 하려고 그와 만난 장소는 라마다 호텔의 스카이라운지였다. 원래 기자는 처음 보는 사람이나 사이가 어색한 사람과는 식사하기를 꺼린다. 물론 학생 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이 익숙해졌다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평소엔 먹기 힘든 비싼 음식이라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인터뷰를 다녀온 기자는 동료, 선배 기자들에게 맛있게 음식을 즐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문제는 기사를 쓰고 난 다음이었다. 기사를 읽은 편집장은 말했다. “비싼 음식 먹고 오더니 한 편의 성공 시대를 써 왔군”. 그의 짓궂은 농담에 모두 웃었고 김 기자도 괜스레 무안해 졌단다.
7.8txt / 김은연 수습기자 kimey1@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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