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외국어 전용 강좌'가 이번 학기 일부 강좌에 시범적으로 도입되었다. 갑작스러운 공지와 강좌 진행에 따른 문제 등 시행 초기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우려와 달리 도입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한 편, 강좌의 선정 기준 및 학생들의 수업 적응을 위한 대책 강구 등 개선되어야 할 점도 제기되고 있다.
교수, "수준 맞춰 강의하면 충분히 이해해"
 강의를 진행한 교수들은 외국어 전용 강좌 시행에서 몇 가지 어려움은 있으나 대체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컴퓨터교육개론' 강좌를 외국어 전용 강의를 신청해 진행한 이옥화(컴퓨터교육과) 교수는 "강의의 1/3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으며, 외국인 강사를 초빙하거나 주제를 미리 조사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학생들이 잘 이해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의 영어 수준을 파악하기 어렵고, 영어가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 등의 문제가 있다며 "강좌 진행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영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의 면역학' 강좌를 영어로 강의하는 최경철(수의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얼마큼 이해하고 넘어가느냐에 초점을 맞춰 천천히 진도를 나간다"며 "한국어로 수업할 때보다 전공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어 강좌는 글로벌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추세로, 학생들이 의지를 갖추고 수업에 임하면 외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해 못 해 답답" 일부 학생 울상
 영어와 한국어를 혼용해 강의를 진행하면서 강좌 대부분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시 한국어로 강의를 진행하는 강좌도 있었다. '유기화학Ⅰ' 강좌를 수강하는 김진호(화학과ㆍ05) 학생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어 독해나 청해와는 달리 영어로 수업을 하다 보니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다"라며 실제로 공부하는데에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다.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도 전공 필수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것에 대해 힘들어해 교수님께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해 다시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 강좌를 강의한 박외숙(화학과) 교수는 "예상과 달리 대다수의 학생들이 강의를 따라오지 못해 결국 중간고사 이후 다시 우리말로 강의하기 시작했다. 다음 학기에는 강좌에 대해 미리 공지를 하고, 학생 수 제한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좌 선정 기준 확립 등 문제 개선해야
 유영갑(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외국어 강좌가 갖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 측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LMS(학습관리시스템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게 되면 영어로 수업하더라도 학생들이 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과목의 특성을 살리고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과목을 선정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큰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해야한다"라며 강좌 선정에도 주의를 요할 것을 당부했다.
 학사과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어 전용 강좌의 2학기 도입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학기 시범 운영된 강좌를 통해 제기된 문제의 개선방안을 모색하여, 외국어 전용 강좌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