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이용하는 정수기가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도서관 내에 설치된 정수기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본교에 다니는 학생 수는 약 만 5천명. 그에 비해 1층부터 4층까지 설치된 정수기의 수는 각 층별로 1개뿐이다. 도서관 내 경비직을 6개월째 하고 있다는 권태현씨(63)는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 수에 비하여 정수기의 수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수기의 용량 또한 문제라며, 많은 학생들이 물을 마시기에 정수기가 작아서 많은 물을 담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영근 학생(경제학과·06)은 “1층 정수기는 빨리 물이 없어져서 2층에 올라가서 물을 받아 마신다”라고 말했다. 이준범 씨(본교 졸업생)는 “물을 마시고 싶어도 정수기에 물이 없어 마실 수가 없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정수기를 이용할 수 있는 종이컵이 정수기 주위에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다. 학교 내에서 실제 물을 마시기 위하여 컵이나 물통을 들고 다니는 학생들은 몇 명 없다. 정수기에 입만 대고 물을 마시고 가는 학생도 있었다. 임민혁 학생(수의예과·09)은 “정수기 옆에 컵이 없어서 물을 마실 수가 없고, 대신에 음료수를 마신다”라고 말했다. 차수정 학생(농화학과·07)은 “특별히 컵이나 물통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정수기의 물을 마실 수 없다”며 정수기 사용의 불편함을 이야기했다. 타 대학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 또한 컵이 없어서 정수기의 물을 마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생 상태에 대해 학생들이 그리 신뢰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명희 학생(고고미술사학과·04)과 윤찬미 학생(국어국문학과·09)은 “목이 말라도 정수기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서 물을 마시지 않고 대신 음료수를 마신다”라고 했다. 차수정 학생은 “특히 1층 정수기는 화장실 바로 옆에 있어서 사용하기가 꺼려져, 차라리 물을 사 먹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 한다”라고 답했다. 실제 1층과 4층에는 화장실 바로 옆에 정수기가 위치했다. 그는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필터가 빨리 더러워질 텐데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위생관리를 언제 했는지 기입하는 점검표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층과, 3층에 비치된 정수기엔 위생 점검표가 부착되어 있지 않았다. 또 4층에 있는 정수기엔 위생 점검표 대신에 9급 공무원 전략 설명회를 홍보하는 전단지가 붙여져 있었다.

이에 대해 도서관 서무과 이동현 직원은 “이번에 도서관 정수기의 문제점에 대해서 파악하여 11월 초에 정수기 업체와 상의를 통해 1대를 더 놓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식으로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1층 정수기는 폐수처리 문제로 화장실 옆에 놓을 수밖에 없었고, 정수기와 화장실과의 거리를 띄어놓는 것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후 1층 정수기는 화장실에서 열람실 바로 옆으로 옮겨졌다. 종이컵 문제에 대해서 이씨는 “위생 상태에 대한 우려로 컵은 놓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차라리 휴대용 컵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위생상으로도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무과 남윤범 과장 또한 쓰레기처리 문제 때문에 정수기 옆에 종이컵을 놓기에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관리 점검표 문제에 대해서 남과장은 “정기적으로 정수기의 필터를 교환, 관리하고 있지만 점검표는 붙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점검표 문제는 정수기 업체의 관할”이며, “조만간 부서에서 합의하여 붙이는 것을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