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발간된 제885호 충북대신문에서는 <논란의 중심 총여학생회, 우리 학교는>이라는 기사를 통해 학생자치기구로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총여 존폐여부 총투표에 대한 공고가 게시됐고, 26일에는 이에 대한 반박 자보도 게시되며 총여는 우리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처음으로 존속과 폐지의 기로에 서게 된 총여의 필요성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 지에 대한 총투표가 27일 실시됐다. 개표 결과 부결이 이뤄졌지만 61%의 학생들은 폐지를 선택했다.
폐지 61% 존립 35.6%, 회칙에 의거 총여는 계속 존립
우리 학교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지난달 19일 회의에서 총여 존폐여부에 대한 총투표를 27일 총선거 때 함께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회의에 참석한 중운위 위원 16명 중 11명이 총투표에 찬성함에 따라 위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총여 존폐 여부는 총학생회칙에 따라 전체 학생의 7분의 1이상이 투표한 뒤 그중 3분의 2이상이 폐지를 선택할 시 의결되고, 이는 201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체 학생 1만 3,904명 중 8,574명(61.7%)이 투표한 가운데 5,225명(61%)가 폐지를 선택했고, 3,049명(35.6%)이 존립을 선택해 우리 학교 총여는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났다.
총여는 결국 폐지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났지만, 과반수 이상의 학생이 총여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 총여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일부 남학생들이 역차별, 학생회비 사용 부당 등을 내세우며 총여 폐지론을 조성하고 있었다. 따라서 총여 총투표가 실시된 후 ‘공과대의 총여 폐지 선택율이 92%였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남학생들이 압도적으로 총여 폐지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 여학생의 비율이 높은 단과대인 인문대, 생활과학대가 폐지를 선택한 비율이 존립을 선택한 비율의 2배에 가까웠다. 남학생의 비율이 높은 공과대, 전자정보대에서 이 비율이 2배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다. 이를 보면 오히려 여학생들이 총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 의견 나뉜 가운데, 중운위와 총여도 입장 갈려
투표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나뉜 것으로 보인 가운데, 투표가 시행되기 이전 중운위와 총여의 입장도 갈렸다. 총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중운위는 현재 전국적으로 총여는 사회적 인식에 따라 총여의 필요성이 감소하는 중이라며 우리 학교에는 남녀간의 제도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아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과, 우리 학교 학생들은 남녀 관계없이 동일하게 학생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반면 총여는 여학생만을 위한 기관이며 만일 남학생을 위한 사업도 진행할 시 목적에 위배된다는 것을 근거로 존폐투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중운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정환(정보통신공학부.10) 총학생회장은 “이전부터 중운위 회의에서 나오던 안건이었고, 매년 정책토론회에서 총여의 정체성이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만큼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대한 시일을 늦출 시 계속해서 시행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총투표를 실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투표 결과 부결은 됐지만 폐지의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앞으로 총여가 이를 토대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8일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총여의 역할, 필요성, 정체성과 사업에 대해 질문한 바 있다.
그러나 ‘VIEWTY’ 총여 이소망(주거환경학과.11) 회장은 “공고 내용과 같이 매년 총여 존폐에 대한 논쟁을 해왔던 것은 아니며 정식으로 안건이 상정된 것은 총선거 2주 전이었다”며 “학내에 제도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명백하나 총여는 제도적 차별 때문이 아닌 여학우들의 신체적, 생리적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총투표로 총여의 존폐여부가 공론화된 가운데 학생들의 의견도 극명히 갈렸다. 총여학생회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인 신정호(화학공학과.13) 학생은 “남녀평등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볼 수 있고, 다른 학교 도 총여가 존재하는 곳이 많지 않은 만큼 총여가 계속해서 존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의선(기계공학부.10) 학생은 자보를 통해 “총여에 대해 불충분한 논의와 근거로 존폐여부를 가리는 것은 비민주적이며 정당하지 않다”며 “공고에 쓰인 학생회비 관련 논리대로라면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사업들 역시 혜택을 받는 학생들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공평하지 않은 것이며, 학생회비는 학우들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것이지 얼마만큼의 혜택을 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여러 근거로 반대의 의견을 밝혔다.
중운위, 총투표 졸속 결정 비판 받아
다른 학교 역시 총여 존폐여부가 논란인 상황이며 중앙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은 몇 년간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올해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우리 학교와 같이 다음연도 총여에 출마한 후보자가 있는 상황에서 존폐여부 투표가 결정된 적은 없어 이례적이다. 또한 총여가 존재하고 있는 경희대학교에서는 총여뿐만 아니라 양성평등연대, 학생 개인 등이 자보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의견을 표출했고, 총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총여 존폐에 대한 공론의 장이 형성돼있는 상황이다. 반면 우리 학교는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의견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공론화가 충분치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익명으로 게시된 자보는 “총여는 학내에서 민주적 정당성을 인정받아 존재하는 학생자치기구 중 하나이므로 이에 대한 존폐여부를 다루는 중대한 사안은 그에 앞서 충분한 학내 토론과 여론 수렴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총여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론화된 적이 없었다”고 중운위의 졸속 결정을 비판했다.
중운위의 급작스러운 결정과 공고, 민주적이지 못한 절차는 아쉬움을 낳았지만, 총여의 존폐문제는 이제 공론화가 됐고 폐지하자는 결과가 과반수 이상 나온 만큼 총여 폐지론은 학생들의 여론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사안이 됐다. 따라서 앞으로 총여의 역할에 대해 학생들이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거로 차기 총여로 선출된 ‘여울’ 조은지(농업경제학과.11) 정입후보자는 “총여에 대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투표권을 행사해준 학우분들께 감사드리고,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폐지를 선택했기에 총여 스스로가 정체성과 존재이유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총여만의 목적성을 살리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울’은 '더불어 가는 개신의 울림'이라는 슬로건에 따라 '더불 여'를 사용하고 존재 목적을 발전시킬 것이며, 이는 회칙의 개정을 통해 양성의 균형을 확립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혜원 기자








최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