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좌석 표를 뽑을 때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자리에 앉아 있어 많이 불편해요”
강의시간이 빌 때마다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 틈틈이 공부하는 신혜주(환경공학과.12) 학생이 겪었던 황당한 경험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험을 하는 학생이 신혜주 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 대다수에게 해당된다는 점이다.
학내 도서관에서 대신 자리를 맡아주거나 가방, 책 등을 이용해 자리를 차지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도서관 얌체족’이라 불리는 학생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늘어나면서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는 학생이 늘고 있다. 무인 열람실좌석배석시스템 역시 도서관 얌체족이 자리를 미리 차지하면서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
우리 학교 커뮤니티와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도서관 얌체족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학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었다. 좌석 표를 뽑고 열람실을 이용하는 것이 학내 규칙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쉽사리 무시한 채 열람실을 이용하는 일부 비양심적인 학생들로 인해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많았다. 중앙도서관뿐만이 아니었다.
형설관과 중앙도서관을 번갈아가며 이용한다는 장시문(국제경영학과.09) 학생은 “열람실을 이용할 때 가방만 놓고 자리를 차지하는 학생들이 많아 당황스러웠던 적이 많다”며 “결국 좌석 표를 뽑고 기다렸던 학우들만 피해를 입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 행정시설담당과 방용집 주무관은 “열람실좌석배석시스템은 세 시간마다 자리가 갱신돼 좌석이 비워지는데 이를 악용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도서관 경비실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도서관 얌체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다른 대학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대학가의 보편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남대와 더불어 경북대, 건국대, 경희대 등 여러 대학교에서 도서관자치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애로사항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도서관자치위원회가 있는 전남대 신재선(산업공학과.12) 학생은 “전남대 같은 경우 근로학생들을 중심으로 도서관자치위원회를 구성해 도서관 얌체족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는 어떨까. 우리 학교 역시 도서관자치위원회와 같은 학생복지위원회 산하기구인 ‘도서관복지위원회’가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 도서관복지위원회는 중앙도서관 사물함 대여 외에는 활동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 대출실 민동빈 주무관은 “현재 도서관복지위원회가 중앙도서관과 진행하는 연계 프로그램은 사물함 대여 외에는 없다”며 “도서관 얌체족에 대해서도 도서관복지위원회에서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서관복지위원회 측에서 주의 문구를 붙이거나 빈 열람실 좌석안내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학생 자치 기구를 통해 ‘도서관 얌체족’ 제재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의견도 있었다. 이하정(영어영문학과.12) 학생은 “시험기간 때는 미리 개인소지품으로 가방을 놓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다”며 “도서관복지위원회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해결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단과대학의 경우 단대 학생회 측에서 시험기간에 한해 정독실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얌체족의 비양심적인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일정 시간마다 순찰을 하며 짐만 놓고 자리를 차지하는 행동을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정태형(고고미술사학과.12) 학생은 “시험 기간 때는 도서관 얌체족이 하루 종일 자리 잡고 있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학생회의 조치가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다수 학생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사회과학대 학생회 측에서는 학생회 임원들이 순찰을 돌며 짐만 있고 학생이 없는 빈자리마다 경고 스티커를 붙인 다음, 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경고 스티커가 부착돼 있을 경우 책상에 있는 짐을 선반 위로 올려 다른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회과학대 ‘다가치’ 학생회 이준범(경제학과.11) 회장은 “정독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다 같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을 평등하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느껴 이런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호 기자








김선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