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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호
흔들리는 녹지공간, 갈 곳 없는 야생동물
제 903 호    발행일 : 2016.03.02 

“우리 학교만큼 녹지공간이 많은 곳은 없을 거예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학교의 장점을 꼽으라고 하면 대다수는 아마 ‘넓은 녹지공간’을 꼽을 것이다. 우리 학교 전신이 충청북도 임업시험장으로 시작한 만큼 학내구성원의 녹지공간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하지만 이런 녹지공간이 점차 위협받고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우리 학교 녹지 공간은 2008년 대비 약 59.2㎢가 감소했다. 이는 우리 학교 대운동장 두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신규 건축계획수립과 도로 확장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면적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녹지공간의 감소로 인한 불편과 앞으로의 방향을 다뤄보기로 했다.


  사범대 숲길, 양진재 야산, 농생대 수목원. 예로부터 우리 학교는 타 대학교보다 녹지공간이 좋기로 유명하다. 처음 입학한 신입생들의 눈에 제일 먼저 띄는 것도 우리 학교의 푸른 숲이다. 그만큼 후배 학우들에게도 자랑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자주 우리 학교 주변을 산책하는 조원태(청주시 개신동.81) 씨는 “동네 근처에 마땅한 녹지공간이 없기 때문에 학내 녹지공간을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웬만한 대형공원보다도 조경이 잘 되어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인 김유주(식품공학과.12) 학생도 “근처 청주대와 서원대를 비교해도 우리 학교의 녹지공간이 제일 나은 것 같다”며 “대다수의 학내구성원들도 푸른 숲을 개신 캠퍼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녹지공간에는 상계나무, 리기다 소나무와 같이 일반인들은 처음듣는 희귀한 수종들이 심어져있다. 대다수의 나무 연령은 수십년을 훨씬 넘겼고, 심지어 100여 년이 넘는 수종들도 있다. 과거 충청북도 임업시험장 때부터 관리해오던 녹지공간이다.
  우리 학교 산림학과 신창섭 교수는 “학내 녹지공간 중에서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나무들도 있다”며 “수령도 짧게는 수십 년에서 최대 100여 년이 넘는 것들도 있을 정도로 생태계의 보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잘 가꾸어진 우리 학교 녹지공간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대신문에서 조사한 결과, 지난 2008년 우리 학교 녹지공간 면적은 304.2㎢로 학내 전체면적의 약 3분 1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집계된 우리 학교 녹지공간은 245㎢에 불과해 7년 전보다 약 59.2㎢ 정도 줄어들었다. 우리 학교 대운동장의 2개 면적을 넘는 규모다.
  김병주(아동복지학과.12) 학생은 “입학했을 때보다 지금 복학하니 캠퍼스 안에 각종 편의시설들이 많아졌다”며 “그만큼 기존의 학내 녹지공간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녹지공간의 감소로인해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식지를 잃은 꿩이나 족제비들이 학내건물로 들어오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특히 우리 학교 소유의 야산을 끼고 있는 양진재 기숙사의 경우, 거주학생들의 야생동물 목격담이 많다. 양진재에 거주하고 있는 이지은(생화학과.15) 학생은 “양진재 기숙사 뒤쪽이 야산이다 보니 새벽에는 족제비나 꿩이 지하주차장까지 들어온다”며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야생동물을 종종 목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서식지가 줄어들어 자꾸 학내 건물로 내려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산림학과 신창섭 교수는 “야생동물의 특성상 번식기 때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며 “양진재 뒤편의 서식지가 줄어들다보니 번식기의 야생동물이 의과대학과 양진재쪽으로 유입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학내 녹지공간 감소의 문제는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11년에는 정문 테니스장 이전 문제로 대학본부와 사범대가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대학본부 측에서는 정문 테니스장으로 인해 학내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이전계획을 추진했었다. 당시 시설과 김응철 과장은 “착공을 앞둔 로스쿨 건물과 조만간 개관될 인문.사회종합강의동의 사이에 있기 때문에 이전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범대 측은 테니스장 이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반대에 나섰다. 사범대 뒤편에 있는 녹지공간이 도로의 매연과 소음으로부터 지켜줄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의 녹지공간 면적의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충북대신문과 인터뷰한 우리 학교 윤리교육과 김대용 교수(前 교수회 회장)는 “정문 쪽 조경 사업이 필요하다는 본부의 이전 이유는 정문의 조경을 위해 후문의 조경을 파괴한다는 것으로,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라고 반대 입장을 말했다.
  양측의 팽팽한 입장 끝에 ‘정문 테니스장 이전’은 백지화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전 및 신규건축계획이 수립될시 학내 녹지공간의 파괴와 구성원 간의 갈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우리 학교 기획과 임동순 주무관은 “현재까지는 소운동장에 지어질 글로컬 교육.스포츠센터를 제외한 이전 및 신규건축계획은 없다”며 “5년 단위마다 수립되는 종합발전계획에서 우리 학교의 주요부지에 대한 이전 및 신규건축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작년에 철거된 제1본관(S15)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963년도에 지어졌던 제1본관(S15)은 양성재 기숙사 앞에 있는 건물이었다. 지난 2014년 재난위험관리위험시설에서 D등급으로 판정받아 결국 철거에 들어갔다. 현재는 아무런 시설도 조성하지 않은 채로 공터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 학교는 기존의 소규모 공원화사업을 일환으로 제1본관(S15) 부지를 휴식 녹지공간을 탈바꿈하는 계획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가까운 휴식 녹지공간이 없는 양진재 기숙사 거주학생들이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과 임동순 주무관은 “정확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소규모 공원화를 일환으로 제1본관(S15) 부지를 소규모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아마 제1본관(S15)의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도 종합발전계획 이후에 세워질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선호 기자
preferenc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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