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각도로 편안하게 높은 곳을 올라갈 수 있게 해 주는 경사로, 손가락만 움직이면 힘들게 걷지 않고도 층을 오르고 내릴 수 있는 엘리베이터, 누구나 한 번쯤은 사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편의시설을 사용하면서 ‘장애인 전용’이라 붙여진 장애인 마크에 주춤하게 된다. 박상원(기계공학과.16) 학생은 “아무도 없을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라며 “사람이 많을 땐 엘리베이터를 사용 하는 건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편의시설을 일반 학생이 이용하는 것이 정말 잘못된 것일까.
장애인 편의시설의 종류
신체적, 청각적, 시각적 그리고 그 밖의 장애를 가진 분들의 보다 편안한 생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설비를 ‘장애인 편의시설’이라고 한다. 우리 학교 내에는 다양한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 종류로는 건물 구조를 점자 지도로 표시한 촉지도, 점자블록, 장애인용 화장실, 건물 안 복도 가장자리에 설치된 긴 손잡이인 핸드레일, 자동문, 장애인용 주차장, 엘리베이터, 경사로 등이 있으며 우리 학교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장애인용 주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들은 장애인이 아닌 학생들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엘리베이터, 경사로, 화장실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다수 학생, 부끄러움 느끼면서도 장애인 편의시설 이용
실제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달 28일 우리 학교 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사용 실태를 조사를 해 보았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한 학생은 198명으로 약 79.2%, ‘이용해 본 적 없다’고 답한 학생은 52명으로 약 20.8%를 차지했다.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 대부분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사용했던 것이 부끄럽다’고 응답했다. 김태경(산림학과.15) 학생은 “주로 강의에 지각했을 때나 무거운 짐을 들었을 때와 같이 불가피한 경우에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웬만하면 이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용해 본 적 없다’고 답한 학생의 대다수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이용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성연우(고고미술학과.15) 학생은 “장애인 편의시설은 그분들을 배려하기 위해 지어진 시설이니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장애인 편의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시설이용에 대한 명확한 공지가 없기 때문이다. 강길훈(사회학과.16) 학생은 “강의를 보통 경영대와 사회과학대에서 듣는데, 두 건물의 엘리베이터 앞에 붙여진 안내문 내용이 달라 장애인이 아니어도 엘리베이터 사용이 가능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회과학대의 엘리베이터 안내문에는 ‘이 엘리베이터는 장애인 전용으로 비장애인은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쓰여 있다. 반면 경영대는 ‘몸이 불편한 학우가 있다면 먼저 양보해 달라’고 쓰여 있다. 또한 개신문화관과 일부 단과대학에는 아무런 안내문 없이 작은 장애인 마크만 표시돼 있어 대다수 학내구성원들은 편의시설을 이용을 하면서도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함께해요, 모두를 위한 편의시설
앞의 조사에서 보듯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사용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장애지원센터 오윤심 주무관은 “장애인 전용 주차장을 제외한 다른 모든 장애인 편의시설 사용은 ‘전용’이 아니라 ‘우선’”이라고 말했다. 즉 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만 사용하는 장애인 전용이 아니라 장애인이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다른 사람들이 배려하는 시설이라는 것이다. 또 건물마다 내용이 다른 엘리베이터 안내문에 대해 오윤심 주무관은 “점차 안내문을 제거해 모두가 편하게 사용하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일반학생의 잦은 사용으로 장애학생의 편의를 해칠까 우려됐다”고 전했다.
장애란 지속적인 신체적 장애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장애를 포함한 노인, 어린이 등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불편을 의미한다. 우리 학교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 중 필수적인 것을 제외한 그 밖의 편의시설들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이 있더라도 최대한 공평하게’라는 유니버셜 디자인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오윤심 주무관은 “장애인을 포함해 학내 구성원 모두가 편하게 사용하는 편의시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손은택 기자
grac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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