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기숙사 근처를 지나다 보면 풀숲 사이로 번뜩거리는 눈을 가진 정체불명의 동물들을 볼 수 있다. 바로 길고양이다. 몇몇 기숙사생들은 귀여운 외모에 이끌려 고양이를 만지고 먹이를 주기도 한다. 대다수 학생들은 고양이의 생존을 위해 먹이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의 건강과 기숙사의 위생상태 악화를 우려해 학생들이 고양이와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건 어떤 문제가 있을까.
기숙사의 골칫덩어리, 길고양이
기숙사 근처에 가보면 한가롭게 주변을 배회하거나 햇볕을 쬐며 널브러져 있는 고양이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양진재를 제외한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의 경우 밤에 가끔 울어대는 길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들이 정확히 언제부터 기숙사 근처에 살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건물이 만들어진 후 꽤 오랫동안 살아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성재 이수진 사감은 “현재는 길고양이가 줄어들었지만, 작년 2학기만 해도 고양이를 분양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수가 많았다”며 “예전에는 학생들이 마련한 보금자리와 먹이가 썩기도 했고, 죽은 길고양이 사체에 구더기나 벌레가 생기는 등 위생문제가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질병에 취약한 길고양이
고양이의 발바닥을 보면 그 안은 마치 젤리가 박혀있는 것 같아, 날카로운 발톱이 숨어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다. 학생들이 고양이에게 접근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했다. 황지수(지구환경과학과.11) 학생은 “학생 중 고양이와 관련된 질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고 위생에 딱히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고양이가 청결한 동물이고 수시로 털을 정리하는 그루밍을 해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길고양이는 필수예방접종이 돼 있지 않아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곰팡이성 피부병, 광견병 등을 보균하고 있을 수 있다. 특히 피부병은 고양이들이 한 번쯤 걸리기 쉬울 뿐 아니라,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커 우려스럽다. 이런 질병에 걸린 고양이들은 증상을 단번에 파악하기 힘들어 일반인들이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더욱 위험하다.
대다수 학생, 먹이 주는 것에 찬성
그렇다면 기숙사 주변 길고양이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일 우리 학교 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에 대한 의견을 조사해봤다. ‘고양이의 생존을 위해 먹이를 줘야 한다’고 답한 학생은 70%(105명)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기숙사의 위생상태를 위해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학생은 30%(45명)를 차지했다. ‘먹이를 줘야 한다’고 답했던 정혜경(간호학과.16) 학생은 “밥을 주지 않아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이 위생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던 유진(화학교육과.16) 학생은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길고양이는 위생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이 없는 청결한 기숙사를 위한 첫걸음
이수진 사감은 “학생 대다수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숙사 입장에서는 전체 학생을 위해 전염병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기숙사는 공동 생활공간이기 때문에 위생상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만지는 행위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숙사에서는 각 생활관 앞에 고양이를 만지거나 먹이를 주지 말아 달라는 입간판과 안내문을 만들었다. 또한, 행정실 직원이 일정 시간마다 돌아다니면서 고양이의 먹이통과 간이 집을 지속해서 거두고 있고 고양이의 사체가 발견될 경우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몇 학생들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고양이를 위해 먹이를 주고 보살펴 주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전체 학생의 위생을 생각한다면 고양이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한 번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전수림 기자
gds0813@cbnu.ac.kr
손은택 기자
grace@cbnu.ac.kr








전수림 & 손은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