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전국의 대학 졸업예정자 사이에선 졸업유예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우리 학교도 마찬가지로 많은 졸업예정자가 졸업유예를 신청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 현상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무엇 때문에 시작됐는가
‘졸업유예’란 졸업요건을 충족했지만, 졸업하지 않고 일정 기간 졸업을 미룰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학칙 제83조의 2와 학사운영규정 제112조의 2로 졸업유예를 규정하고 있다. 졸업유예를 위해선 최소 8학기 이상 수강해 졸업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유예기간은 최소 1학기에서 최대 2학기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유예 후에는 최소 1과목(1학점) 이상 수강을 해야 한다. 이 기간의 등록금은 수강 학점별로 차등 적용된다. 이처럼 등록금을 내고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도 학생들이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전반기 졸업예정자 443명을 대상으로 벌인 졸업유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졸업유예를 하겠다(45.1%)’고 답한 학생들의 가장 큰 이유는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할 것 같아서(61.5%)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자격증이나 외국어 점수 등 부족한 스펙을 쌓기 위해(32.5%) ▲소속이 없다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28.5%) ▲인턴십 등을 통해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28%)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서(10%) 등으로 나타났다. 즉 취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졸업유예를 통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취업에 조금이나마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졸업유예를 선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졸업유예를 통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우리 학교 취업지원본부 최형식 팀장은 “기업마다 기준이 전부 다르다”며 “이 때문에 모든 기업이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변화의 바람이 불다
지난 5년간 우리 학교 졸업유예 신청자 수를 보면 2012년 109명, 2013년 240명, 2014년 170명, 2015년 380명, 2016년 503명으로 201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신청자 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신청자 수가 272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학사지원과 졸업유예 담당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 졸업유예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줄면서 실효성이 떨어져 신청자 수가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졸업유예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학생 신분을 유지함으로써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졸업유예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신청자 수가 줄어들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학교 졸업유예의 미래는?
충북대신문은 졸업유예에 대한 우리 학교 재학생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도서관에서 무작위로 101명을 선정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는 1학년 11명, 2학년 12명, 3학년 40명, 4학년 38명이었는데 결과에 있어 학년별 차이는 무의미했다. 졸업유예 의사를 묻는 질문에 26명(27%)은 ‘졸업유예를 하겠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75명(73%)은 ‘졸업유예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졸업유예를 하겠다고 답한 학생들의 이유는 ▲취업 준비 기간에 대학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9명(35%)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의 지원 자격을 맞추기 위해 6명(23%) ▲학교에서 제공하는 더 많은 취업정보와 지원을 받기 위해 5명(19%) ▲졸업 후 미취업자로서의 무소속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5명(19%) ▲기타 – 여행을 가기 위해서 1명(4%)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요즘에는 휴학과 졸업유예에 대해 시선이 유해지고 있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획이 있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사회시스템상 필요하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선 필수적이다’ 등의 긍정적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반면 졸업유예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학생들의 이유로 ▲내게 큰 이점이 없어서가 55명(73%)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기타-임용고시, 공무원시험 준비, 조기 졸업 등 7명(9%) ▲졸업 후 취업이 예정돼 있어서 7명(8%) ▲졸업유예 시 등록금이 부담돼서 8명(5%) ▲졸업 후 유학을 가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 4명(3%)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졸업자를 우선시한다는 기사를 보았기에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졸업유예를 하거나 안하거나 큰 차이점이 없는 것 같다’, ‘졸업유예가 취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졸업유예는 취업이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는 세태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아까운 청춘들의 시간이 낭비되는 일이 없길 기대해 본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오준수 기자
ioh0503@cbnu.ac.kr








김호식&오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