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종영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은 우리나라의 유명 가수들이 해외에서 길거리 공연, 이른바 ‘버스킹’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거리를 지나다 멈춰 자유롭게 노래를 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겐 낭만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낭만적인 모습 뒤에는 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는 이런 피해가 우리 학교 주변에서도 존재하는지 알아봤다.
소음 민원 5년 새 8배 증가
버스킹(Busking)이란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버스킹을 하는 사람을 버스커(Busker)라고 하는데, 이들은 악기 또는 마이크와 휴대용 앰프를 들고 다니며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을 한다. 버스킹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해당된다. 버스커는 자신의 음악 또는 퍼포먼스를 대중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 거리로 나와 공연을 한다. 열악한 환경의 길거리지만 마이크와 휴대용 앰프 혹은 각종 장비로 이를 극복해 자신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대중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버스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음으로 느끼는 시민들이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서울시에서 버스킹으로 인한 소음 민원 신고는 10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월까지 77건이 접수될 정도로 신고가 급증했다.
우리 학교 중문에서도 버스킹을 하고 있는 버스커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주변의 버스킹 관련 소음 민원은 얼마나 될까? 청주시 서원구청 환경위생과 송효진 주무관은 “충북대 중문 상가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와 주피터 공원에서 공연을 할 때 나는 음악 소리에 대한 민원이 자주 들어오는 편”이라며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는 봄철과 가을철에 민원이 많아진다”고 전했다.
고통받는 계영원
우리 학교 중문에 위치한 학생생활관 본관 계영원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소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글이 SNS 상에 올라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계영원은 중문 상가와 주피터 공원 바로 옆에 위치해 각종 소음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송효진 주무관에 따르면 “주피터 공원에서 주로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공연 소음에 대한 민원이 그 주변에서 주로 들어오는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계영원에 거주하는 A학생은 “기숙사가 중문 상가와 인접해 있다 보니 시끌벅적한 편”이라며 “가끔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스피커 소리를 엄청 크게 켜는 경우가 있는데, 그 소리가 기숙사 안에서도 다 들려 신경 쓰일 때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계영원 거주자 이은지(행정학과·14) 학생은 “기숙사가 중문 상가 바로 옆이다 보니 어느 정도 감수하는 편이지만, 가끔 늦은 밤에도 음악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경우가 많으니 늦은 밤에는 버스킹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계영원 관계자는 “소음 때문에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해도 학교 측에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구청에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강한 버스킹 문화 만들기
버스킹은 거리에서 이뤄지는 공연이다. ‘길거리’라는 야외무대를 이용해 공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공공기관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공공기관의 허가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곳도 있다. 우리나라 버스킹의 중심지로 불리는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는 서울시 마포구청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따로 마련해주고 있다. 허가를 받지 않고도 지정된 장소에서 자유롭게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버스킹 문화가 확산되면서 버스킹을 하기 위해 서울을 찾는 버스커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 결과 지정된 장소만으로 모든 버스커를 수용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도 버스킹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결국 소음으로 인한 민원 신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올바른 버스킹 문화를 형성할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버스킹 문화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영국의 경우, 버스킹을 하기 위해선 오디션을 통해 버스킹 퍼밋(Busking permit)을 받아야 한다. 버스킹 퍼밋을 발급받으면 거리 바닥에 그려진 지정된 버스킹 장소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다. 이 지정된 장소는 번호가 표시돼 있는데, 관리원들은 수시로 시간과 자리를 관리한다. 호주의 경우에도 역시 버스킹을 하기 위해선 버스킹 퍼밋을 발급받아야 한다. 버스킹 장소는 지도에 표시돼 있는데, 표시된 지점과 비슷한 장소에서만 버스킹이 가능하다. 두 나라 모두 버스킹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버스킹 퍼밋을 발급받아야만 버스킹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건강한 버스킹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 6월 길거리 공연 소음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지난 7월 ‘제주특별자치도 거리공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의결됐다. 조례(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버스킹을 장르별, 요일별, 장소별, 시간대별로 지정하고 통제하여 건강한 버스킹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제주도와 같이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도 하루빨리 우리의 실정에 맞는 버스킹 문화를 형성해 버스커와 주변 주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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