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8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전동킥보드의 자전거 도로 주행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시속 25km 이하인 전동킥보드 등의 자전거 도로 주행 허용’, ‘전동킥보드 운전면허 규제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또 경기도에서는 기업과 지자체가 합동으로 전동킥보드, 전동 휠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 활성화를 위한 규제샌드박스 실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규제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까지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이는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가 늘면서 이용자와 보행자 모두를 위한 안전대책을 강구할 필요성과 친환경적인 개인형 이동수단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들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전동킥보드나 전동 휠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학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안전규정을 무시한 운행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출현에 보행자가 깜짝 놀라기도 한다.
기자는 우리 학교의 솔못과 씨비엔유스타(N3-1) 사이의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나 전동 휠이 지나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두 사람이 함께 전동킥보드를 타는 것을 뜻하는 소위 ‘이치기’, 제한속도인 25km를 훌쩍 넘기거나 자동차 앞을 가로지르는 주행, 인도에서 손 한 뼘 차이로 보행자 사이를 스쳐 보행자가 깜짝 놀라는 모습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재형(경영학부·14) 학생은 “개인형 이동수단은 자동차나 오토바이처럼 소리가 큰 편이 아니어서 사고가 언제 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또, 이하은(소프트웨어학과·19) 학생은 “평소에는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해 큰 위험을 느끼지 못했지만, 가끔 이들이 인도로 지나갈 때는 무섭다”고 말했다. 오영진(농업경제학과·16) 학생은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이 주변을 살피지 않고 주행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보행자나 차량 운전자가 위험을 느낀 순간이 한번 두번이 아닐 것이다”라고 전했다. 성의붕(국제경영학과·17) 학생은 “학내에 개인형 이동수단을 위한 전용도로가 생기면 더 안전한 학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형 이동수단의 사고위험이 높이지는 상황에서 학교 측과 총학생회 측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우리 학교 총무과 교통관리 담당 김연수 주무관은 “교내 전동킥보드나 전동 휠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해서는 등록이나 집계가 이뤄진 적 없다”고 말했다. 제51대 시너지 총학생회 천우상(축산학과·16) 복지국장은 “안전교육이나 위험을 각인시키는 방식의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법 외에는 따로 제재하기가 힘든 문제”라고 전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개인형 이동수단의 활성화는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안전대책 없이 이용자만 늘어난다면 사고율만 높아질 것이다. 정부도 이제 막 관련 법규 마련에 나선 상황에서 학교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일단은 학내 운행 중인 개인형 이동수단의 현황을 파악하고, 운행 규정을 마련해 이용자 안전교육 등을 시행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용도로 마련을 위한 계획수립을 시작할 때이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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