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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채연
수강신청 강의 매매, 이대로 괜찮은가?
제 944 호    발행일 : 2019.09.23 

대학에서 듣는 강좌가 거래된다면 당신은 믿겠는가?  지난달 우리 학교 수강신청 기간 중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학별 커뮤니티 어플(이하 에브리타임)에는 수강신청한 특정 강좌를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를 두고 학생들의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이 같은 수강신청 강의 매매(이하 강의 매매)는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6월 보도된 <SBS 뉴스>에 따르면 국민대 4학년인 한 학생은 졸업에 필요한 교양필수 과목의 수강신청에 실패해 에브리타임에 관련 내용을 올렸는데, 강의 매매를 제안하며 10만 원에서 40만 원을 요구하는 쪽지를 여럿 받았다. 선착순으로 이뤄지는 수강신청에서 일부 학생이 인기 강좌나 필수 강좌를 선점해 꼭 필요한 학생에게 돈을 받고 파는 강의 매매는 심한 경우 경매까지 이뤄지며 최고 60만 원까지 값이 오른 적도 있다고 한다. 이에 우리 학교 학생들은 강의 매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취재해 봤다.


강의 매매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생각은?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에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수강신청 기간 중, 강의 매매를 제안하는 글이 총 18건 올라왔다. 대부분 ‘○○강의 팝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고, ‘강의를 샀다’는 경험을 적은 글도 몇 개 보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 ‘왜 강의를 파냐’, ‘못 팔았으면 좋겠다’처럼 판매자를 비판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이에 기자는 우리 학교의 정확한 강의 매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 학교 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봤다. 그 결과 강의 매매를 실제로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은 3.75%(6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주로 밥이나 음료, 혹은 1~2만 원의 돈을 대가로 지인이나 에브리타임과 같은 커뮤니티 어플 등을 이용해 거래했다고 밝혔다. 거래가 성사되면 전체 수강신청 날짜에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간을 맞추고, 수강 취소와 신청을 거의 동시에 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마친다고 한다.
  또한 에브리타임의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 학교 학생 대다수는 강의 매매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설문 참여자의 83.75%(134명)가 강의 매매를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들은 그 이유로 ‘강의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강의 매매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A 학생은 “수강신청 대행이나 강의 매매가 성행하고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생기면 경제적으로 열악한 학생은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도 못 듣는 일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의 매매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16.25%(26명)의 학생들은 강의를 매매하는 행위가 ‘법(학칙)을 어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강의 매매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B 학생은 “판매자는 다른 수강생들과 똑같이 수강 신청을 했고, 구매자는 원하는 강의를 얻기 위해 구매한 것이니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딱히 없다”며 “수요가 있어 공급이 생긴 것이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중복응답을 허용해 강의 매매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묻자 학생들은 ▲판매자 또는 구매자의 욕심 63.01%(155명) ▲수강신청 시스템 21.14%(52명) ▲경쟁구조 14.63%(36명) ▲기타 1.22%(3명) 순으로 답했다.

강의 매매를 해결할 방안은?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강의 매매를 해결할 방안을 물어보니 크게 두 가지로 의견이 갈렸다. 첫 번째는 수강인원이나 강좌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박성진(고고미술사학과·15) 학생은 “강의의 다양성을 확보해 강의 수를 늘리거나 강의 수용 인원과 대형 강의실을 확충하면 강의 매매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C 학생은 “강의 매매를 없애기 위해서는 수강생이 몰리는 인기 강좌는 수강인원을 늘리고, 꼭 들어야 하는 교양필수나 전공필수 과목은 강좌수를 늘려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는 수강신청 시스템의 보완이다. D 학생은 “어떤 대학은 수강신청을 취소하면, 취소 후 1시간이 지난 후에야 수강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강의 매매를 방지한다고 들었다”며 “우리 학교도 이런 수강신청 시스템을 구축하면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회와 학교 측 입장은 어떨까. 강의 매매에 대해 제51대 SYNERGY 총학생회는 “매년 논란이 되는 강의 매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학교 전산정보원와 협력해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술과 금전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므로 당장 해결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더불어 우리 학교 학사지원과 우재성 주무관은 “강의매매 및 메크로를 통한 수강신청 방지를 위해 지정시간 수강신청 제도 등 관련 학칙을 신설하고, 강의매매 확인 시 해당 학생 수강신청 제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강의 매매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학생 개개인은 지성인으로서의 본분을 자각해 자발적으로 해당 행위가 성행될 수 없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러 여건을 고려해 볼 때 당장 강의 매매가 근절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학교 측은 단기적으로 관련 학칙을, 장기적으로는 수강신청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고, 학생은 스스로 강의 매매 및 수강신청 대행를 삼가한다면 강의 매매 문제는 점차 근절될 것이다.


박채연 기자
patty99030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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