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된 지난 1학기, 우리의 학과 학생회비는 어떻게 쓰였을까? 우선 각 학과의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OT)과 멤버쉽 트레이닝( MT)은 올해 초 정부가 시행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개강총회 등의 학과행사 역시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따라서 지난 1학기에는 이른바 ‘대학의 로망’이라고 불리는 대학 행사 전부가 취소됐다. 이처럼 만족스럽지 못했던 지난 1학기에 이어, 이번 2학기 역시 비대면 수업이 원칙으로 결정되면서 학과 학생회비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도 한 번 못 갔는데...” 학과 학생회비 반환 요구
학과 학생회비는 대체로 4년 치를 한꺼번에 수납한다. 따라서 신입생들은 등록금과 더불어 20만 원 정도의 학과 학생회비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20대 초반의 갓 성인이 된 신입생들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할 시기가 되면 우리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학과 학생회비를 꼭 납부해야 하나요?’, ‘학과 학생회비 미납 시 불이익이 있나요?’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언제부터 신입생에게 4년 치 학과 학생회비를 받는 관행이 생겼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학생 대부분이 학과 학생회가 1년 동안 학과의 행사를 진행하고, 학과 학생들의 복지를 개선하는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이제껏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 1학기가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학과 행사 대부분이 취소됐고, 학과 학생회의 역할은 제한됐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 ‘학과 학생회비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이번 2학기 역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면서 1년 치 학과 학생회비를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자는 학과 학생회비 환불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 학교 학생 15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먼저 ‘학과 학생회비를 낸 것에 불만족하다고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 94.7%(143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활동(행사) 미흡 51.0%(73명) ▲부담스러운 비용 16.1%(23명) ▲사용내역에 대한 공지 미흡 8.4%(12명) ▲기타 9.1%(13명) 순으로 답했고, 15.4%(22명)는 응답하지 않았다. 불만족하다고 답한 A(바이오시스템공학과·20) 학생은 “2학기 역시 비대면 수업이 확정되면서 학생회비가 제대로 쓰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학생회비 환불 또는 이월 계획에 관한 학생회의 공지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과 학생회비와 관련해 반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는 97.4%(147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에 답한 학생들은 대부분 학생회비가 실질적으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에 반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B(경영정보학과·20) 학생은 “학과 학생회비 반환과 관련해 학생들 사이에 말이 많은데 학과 학생회에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C(러시아언어문화학과.19) 학생은 “학과 학생회비는 대부분 4년 치를 한 번에 내는 것이기에 학과 학생회비 반환 문제는 20학번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 학년이 얽혀있는 문제인만큼, 이 점을 감안해 각 학과 학생회에서 최선의 대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학과 학생회비 반환에 대한 학과 학생회 입장
제19대 ‘다원’ 경영학부 학생회 이남윤(경영학부·18) 학생회장은 “학과 학생회비를 4년 치라는 명목으로 한꺼번에 수납해 1년 동안 학과 행사에 모두 사용되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그런데 누구도 생각지 못한 코로나19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면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1학기는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일 수 없어 평년과 같은 행사 운영이 불가능했다. 초유의 전염병이 국내외를 강타한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결국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한 학생들은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학과 학생회비 반환도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각 학과 학생회마다 입장이 다르고, ‘졸업반의 경우 어떻게 반환을 진행할 것인가’, ‘반환을 진행하는 경우 얼마만큼의 금액으로 할 것인가’ 등처럼 세부 사항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학과 학생회 대부분이 섣불리 학생회비를 반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 경영학부는 반환을 공지했는데 반환액은 2020학년도 1년치의 금액을 반환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2일 사회과학대의 제40대 ‘eㅣ음’ 경제학과 학생회, 제39대 ‘연’ 사회학과 학생회, 제38대 ‘심쿵’ 심리학과 학생회, 제39대 ‘도라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제41대 ‘패러다임’ 행정학과 학생회는 함께 <학과 학생회 환불 공지>를 발표했다. 공지는 “학생회비는 총학생회칙 제16조에 의거하여 자퇴, 편입, 전과와 같이 학과를 떠나는 상황에서만 환불이 가능하다. 따라서 2020학년도 학생회비는 환불 예정이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사회과학대 소속의 D 학생은 “나의 경우 작년 우리 학과 학생회에 학과 행사에 전혀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학과 학생회비를 반환 받은 경험이 있다”라며 “학과 학생회 환불 기준에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학과 학생회들이 코로나19를 핑계로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제38대 ‘심쿵’ 심리학과 학생회 정새봄(심리학과·17) 회장은 “학생회비 수납 후, 심리학과를 졸업하신 선배님을 초청해 화상 진로특강을 진행하는 등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복지 사업을 진행해왔다. 2학기에도 유사하게 비대면 사업들을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제52대 ‘화력’ 화학공학과 학생회 임동규(화학공학과·16) 회장은 “비대면 상황에 맞춰 학생의 자격증 취득과 어학점수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신입생의 학교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제39대 ‘우리’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명은영(국어국문과·19) 부회장은 “원래대로라면 MT, 답사, 체육대회, 야식마차 등의 행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비대면인 상황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2학기에는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신입생에게 4년 치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받아 학과 학생회의 1년 사업을 진행하던 관행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익숙한 것에서 오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에 맞닥뜨렸고, 그로 인해 학과 학생회와 학생들 사이에 불편함이 생겼다. 그 불편함은 그동안 익숙했던 것을 지켜려는 안간힘으로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학과 학생회와 학생들이 모두 뜻을 모아 그동안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채연 기자 patty990303@chungbuk.ac.kr
배은영 기자 baeobabe@chungbuk.ac.kr
양서영 기자 syoung@chungbuk.ac.kr








배은영&양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