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운이 가득한 캠퍼스를 걷다 보면 진남색 제복에 검은 베레모를 쓰고, 007가방을 든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인 학생군사교육단(이하 학군단) 소속의 사관후보생(이하 학군사관후보생)들이다. 자유분방한 캠퍼스와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지만 단복을 벗으면 그들도 영락없는 학생이다.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 임관해 장교로 국방의 의무를 마칠 수 있고, 본인이 원하면 직업 군인도 될 수 있는 학군단에 대해 우리 학교 123학군단 선임교관 정승현 소령과 학군사관후보생 생활을 마치고 올해 육군 소위로 임관한 신석호(정치외교학과卒.18) 소위를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1.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정 소령 : 안녕하십니까. 충북대학교 123 학군단 선임 교관을 맡은 소령 정승현입니다.
▶ 신 소위 : 충성! 안녕하십니까. 충북대학교 123 학군단 사관후보생 생활을 마치고 올해 육군 소위로 임관하게 된 신석호 소위입니다.
2. 학군사관후보생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 정 소령 : 학군사관후보생은 대학 재학생을 선발해 3~4학년 2년간 군사훈련을 시킴으로써 전공학문과 더불어 군사 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춘 장교를 양성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장교가 되는 방법은 대략 ▲각 군의 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학군단 ▲학사장교 4가지로 나뉘는데, 두 사관학교는 일종의 학교 같은 개념으로 학군.학사 장교와는 차이가 큽니다. 학사장교는 대학교를 4년 동안 군사훈련 없이 다닌 후 소정의 선발 과정을 통과하면, 졸업 후 16주 동안 훈련을 몰아서 받고 임관 후 3년 동안 의무복무를 해야 합니다. 반면 학군장교는 대학교 3.4학년 방학 중에 총 12주 훈련을 수료한 후 2년 4개월만 의무 복무하면 됩니다. 만약 직업 군인이 되고 싶으면 장기 복무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학군사관후보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정 소령 : 학군사관후보생은 2학년과 1학년 때 지원 할 수 있습니다. 2학년 지원자가 1학년 지원자보다 많고, 뽑는 인원도 적기 때문에 1학년 때 지원하면 선발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만약 5년제 학과라면 3학년 재학생까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선발 과정은 크게 필기고사, 대학성적, 수능 또는 내신으로 평가하는 1차 선발과 면접 평가와 신체검사로 하는 최종선발 순으로 진행됩니다.
▶ 신 소위 : 필기시험도 중요하지만, 군인의 기본은 체력이므로 체력관리를 잘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선발 과정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졌는데, 평소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습관화하는 게 좋습니다. 학군단에 입단해 훈련을 받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탈락하는 후보생이 있습니다. 지원하기 전에 확고한 국가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단체 생활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 정 소령 : 우리 학교 학군단은 인성이 바로 서고 체력이 바탕이 된 장교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그래서 우리 학군단은 육군 체력 검정 기준으로 1급과 특급을 달성해야만 임관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규정상 3급이어도 임관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3급으로 턱걸이해서 임관하겠다는 정신으로는 훌륭한 장교가 될 수 없기에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4. 학군단 생활은 어떤가요?
▶ 신 소위 : 학군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되면 2학년 겨울방학 기간에 진행되는 4주 기초군사훈련부터 시작합니다. 첫 훈련이다 보니 경직된 분위기에서 낯선 동기들과 단체 생활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물론 육체적인 고통이 있었지만, 쉬운 훈련은 없고 훈련받는 동기 모두가 힘들다고 생각했기에 괜찮았습니다. 모두가 함께 고된 훈련을 받다 보면 옆의 동기들과 자연스럽게 끈끈한 전우애가 생깁니다. 대학에서 이런 깊은 관계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도 학군단 생활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학기 중에 전공과 학군단 수업, 그리고 체력단련에 집중하고, 방학 때는 입영 훈련을 받아야 해서 바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같은 노력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정 소령 : 학군단 수업은 통상 목요일과 금요일 0~2교시에 대운동장과 CBNU스포츠센터 사이에 있는 학군단 건물에서 진행합니다. 수업 내용은 군사보안, 지휘, 훈육, 체력단련, 정신전력 등 다양한 군사 교육으로 이뤄집니다. 또 ‘자치지휘근무제도’를 통해 미리 군대의 구조를 배우고 리더십을 기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에는 본인의 학과와 자격증, 군사성적을 바탕으로 보병, 포병, 기갑, 공병, 통신 등의 병과를 선택합니다.
5. 두발 규정은 어떻게 되나요?
▶ 정 소령 : 입영 훈련에 들어갈 땐 운동형 머리를 하고, 학기 중에는 장교형 머리를 하는 편입니다. 여후보생은 단발이 기준이지만, 머리가 길어도 머리망으로 단정하게 한다면 큰 문제 없습니다.
6. 학군단의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 정 소령 : 선후배 관계가 돈독합니다. 학군단의 특징이 동문회 규모가 커서 선배들이 꾸준히 후배들을 챙긴다는 점입니다. 현재 우리학교 ROTC 청주지부와 서울지부에서 매번 지정기탁금으로 300만 원 정도 보내주십니다. 30년 차이의 선배님들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챙겨줄 정도로 끈끈한 선후배 사랑을 자랑합니다.
▶ 신 소위 : 제가 학군단에 입단하고 졸업해 임관하는 지금까지를 돌아봐도 우리 학교 학군단은 선후배 간이 친화적이고 위압감이 없으며 자연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제가 대대장 후보생이 됐을 때 많은 선배님이 밥을 사주며 격려해줬고, 다 같이 체력단련을 위해 운동을 할 때도 서로 격려하는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입니다.
7. 학군사관후보생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 정 소령 : 다양한 혜택과 지원금입니다. 입단하면 일시금으로 학업지원금 600만 원과 매달 7만 원씩의 학업보조비, 그리고 방학 중 입영훈련 기간에 70만 원 정도를 지급합니다. 또 학교 기숙사 우선 입주권을 주고, 코로나19로 현재 보류 중이지만 해외군사문화탐방과 매해 우수한 인원을 선발해 겨울 방학 중 미국 텍사스A&M 대학(미국 ROTC 후보생 양성 학교)으로 보내는 리더십 교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신 소위 : 소위, 중위는 통상 7급 공무원 상당의 연봉을 받습니다. 장기 복무를 택해 직업 군인이 되면 안정적 생활이 가능하고, 의무복무를 마치고 전역해도 엄청난 인적 네트워크와 장교 출신에 대한 기업의 선호는 사회생활의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덧붙여 여담이지만 군인은 연애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4년 동안 휴학 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졸업 후에도 장교이기 때문에 일과 이후 시간이 자유로워 일반 학생보다 연애할 여건이 더 좋습니다.
8. 끝으로 학군사관후보생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신 소위 : 군 생활을 더 특별하게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20대 초중반에만 가질 수 있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기회가 될 겁니다. 또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모두 의지를 갖고 지원하길 바랍니다.
▶ 정 소령 :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고 인성과 체력을 바탕에 둔다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교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군인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질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전우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