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우리 학교 기록위원회는 대학본부와의 협의에 따라 올해 2022학년도부터는 졸업앨범 제작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다른 지역거점국립대학들이 몇 해 전부터 졸업앨범 제작을 하지 않는 추세라는 점과 졸업앨범에 대한 학생들의 구매 수요도 적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실제로 올해 우리 학교가 졸업앨범 제작 중단을 결정하면서 현재, 9개 지역거점국립대학 중 졸업앨범을 제작하는 곳은 충남대와 제주대뿐이다. 학생들의 수요가 적다는 것도 사실이다. 2021학년도 우리 학교 졸업생 약 2,800명 중 졸업앨범을 구매한 졸업생은 9%인 253명에 그쳤다. 구매자 수가 한 자릿수인 단과대학도 있고, 총 79개 학과 중 17개 학과는 졸업앨범 구매자가 아예 없었다. 이것이 코로나19의 영향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졸업앨범 수요는 오래전부터 감소하고 있었다. 2012학년도에 931명이던 졸업앨범 구매자는 2014학년도 440명, 2016학년도 330명으로 줄더니, 2017학년도 이후로는 200명 내외로 구매하는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졸업앨범 구매자가 감소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적된다. 첫째는 대학 내 연대감 감소다. 취업 준비로 인한 휴.복학과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학생과의 교류가 줄어들어 졸업앨범 구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혜림(정치외교학과·19) 학생은 “중고등학교 졸업앨범은 그 속에 담긴 친구들의 얼굴이 다 추억이니까 지금도 간직하고 있지만, 대학교는 그렇지 않다. 몇 명 빼고는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아마 나도 굳이 졸업앨범을 사지는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둘째는 졸업앨범보다는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따로 사진을 찍는 이른바 ‘졸업스냅’ 문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졸업스냅’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프리랜서 사진작가를 고용해 친한 친구들과 학사모를 쓰고 스튜디오나 캠퍼스를 배경으로 자신만의 졸업 추억을 만든 이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배재홍(국어교육학과·19) 학생은 “작년에 졸업한 선배들을 보니 친한 사람들끼리 스튜디오를 빌려 기념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 나도 친한 사람들끼리만 따로 (졸업사진을) 찍을 생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동기들도 (졸업앨범 제작 중단 결정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수용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한편, 졸업앨범 제작 중단을 아쉬워하는 학생도 있었다. 지난 7~13일 본지에서 약식으로 진행한 졸업앨범 제작 중단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75명 중 34명(45.4%)이 졸업앨범 제작 중단에 ‘아쉽다’는 의견을 표했다. 2022학년도 졸업예정자로 ‘아쉽다’고 답한 정수연(농업경제학과·19) 학생은 “가격이나 퀄리티가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추억의 한 조각으로 간직하고 싶었는데 아예 구매조차 할 수 없게 되니 마음이 섭섭한 건 사실이다. 주변에 (졸업앨범을) 구매하는 친구가 별로 없기도 하고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나도 졸업앨범 없이 졸업하게 될 줄은 몰랐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