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정부가 의과대학(이하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우리 학교 의대 입학 정원도 기존 49명에서 200명으로 확대됐다. 다만 2025학년도에는 증원의 50%만 반영해 총 125명을 모집했다. 정부가 증원분의 50% 이상은 대학 자율 모집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정원보다 두 배 넘는 입학생을 뽑은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이가 많다.
수업 재개 가능할까?
지난 2월 20일 기준으로 수강 신청을 완료한 인원을 살펴보면, 의예과 1학년은 25학번 125명, 24학번 43명 총 168명이 완료했고, 2학년은 33명이 완료했다. 본과(의학과) 1학년부터 4학년 총 216명의 학생 중 대부분인 204명은 휴학계를 제출했고, 1학년 7명 2학년 0명 3학년 3명 4학년 2명 총 12명만 수강 신청을 했다. 하지만 2월 18일 의예과에서 발표한 결의문은 2025년도에도 휴학 및 수업 거부를 계속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했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2월 20일 학교 측은 고창섭 총장 명의로 서한문과 학사 안내 사항을 의대 신입생들에게 문자 및 우편으로 발송했다. 서한문에는 강의실 및 교원이 충분히 확보됐으니 학사 일정대로 참여해달라는 당부와 수업 거부를 지속하면 학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 측은 올해 해부학실습실 모듈러 교사 공사, 우리 학교 병원 내 임상교육훈련센터 건립 등의 의대 교육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26일에는 의대 학생의 임상실습과 전공의 수련 활성화를 위해 충북도 및 청주의료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주요 내용은 ▲우리 학교 의대 학생 임상실습과 전공의 수련병원 지원 및 제공 ▲학생 임상실습 및 전공의 수련에 필요한 병상확대 ▲학생 교육 및 전공의 수련에 대한 지자체 지원 등이다.
한편, 취재일(3월 5일) 기준 의예과는 3월 4일 정상적으로 개강했지만, 의학과는 개강일을 3월 17일로 2주 연기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7일 교육부는 3월 내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의과대학 채희복 교수비상대책위원장 인터뷰
Q. 지난해부터 추진된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 학교 의대는 1985년도 설립 이래 40년 동안 입학 정원이 49명인 ‘미니의대’였다. 그런데 지난해 갑자기 입학 정원을 4배 증원한다고 해 앞으로 어떻게 교육의 질을 유지하면서 학사 및 교육 과정을 운영해야 하나 걱정이 됐다. 3,058명이던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더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대나 의사들의 의견을 전혀 청취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제는 증원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다. 정말 무책임하고 비겁한 결정이다. 올해 우리 학교 의대 입학 정원인 125명도 정치적으로 내려진 잘못된 결정이다. 기존 정원인 49명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앞으로 우리나라 의사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Q. 올해부터 증원된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해 의대는 어떤 준비를 했나요?
올해 의대에 입학한 25학번 신입생 125명을 3개 반으로 나누고, 복학 예정인 24학번 49명은 1개 반으로 해 총 4개 분반 수업이 이뤄진다. 의예과 1학년 1학기 전공과목 중 ‘지역사회와 공공의료의 이해’라는 과목이 있는데, 해당 과목은 농업생명과학대 대강의실을 빌려 한 강의실에서 모두가 수강할 예정이다. 1학년 2학기 전공과목인 ‘핵심생물학’도 이처럼 대형 강의실을 빌려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의예과 1학년 과정에는 실습이 없는 대신 세미나식 강의가 있다. 이들 강의는 제2의학관(E7-3) 1층에 PBL룸 10개를 리모델링해 진행하고 있다. 실험 기자재는 증원된 신입생을 고려하면 추가 구입 예산으로 약 163억이 필요한데 올해 35억이 배정됐고, 상반기에 14억 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교수도 2025학년도에 35명을 충원할 계획인데 지난해 11월부터 채용 공고를 내 일단 이번 학기에 27명을 우선 채용했다. 오는 2학기에는 ‘기초의학’ TO로 2~3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Q. 증원된 125명 신입생과 함께 휴학했던 지난해 의예과 1, 2학년도 복학했을 텐데 학생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2024년 기준 의예과 1, 2학년 학생들은 거의 복학했다. 그렇지만 정상적으로 수업을 이수할지는 잘 모르겠다. 2024년 기준 의학과 1학년부터 4학년들은 휴학계를 다시 제출하고 복학하지 않을 것 같다. 본인들의 직업적인 가치가 훼손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총장님은 교수들이 철없는 학생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교수들이 나서서 수습하기가 어렵다. 학생들이 저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파악해 해결하지 않고 그냥 돌아오라고 설득하는 건 소용이 없다.
Q. 지난 2월 우리 학교 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2024년(1차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 변화 평가에서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아 재평가 대상이 됐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불인증 유예는 기존 49명을 가르치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증원이 예상되는 200명을 가르칠 역량과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임상 실습 교육이다. 한 학년에 200명을 가정했을 때 의학과 3, 4학년이면 400명이다. 400명이 800병상인 우리 학교 병원에서 실습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 학교 병원은 분원이 없고, 본원 하나밖에 없는 병원이다. 분원이 있다면 130명 정도의 인원을 1학기와 2학기로 나눠 배치하면 되지만, 200명은 감당하기 어렵다.
Q. 추가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빨리 캠퍼스에 봄이 왔으면 좋겠다. 강의실에 가보면 조명과 난방이 안 되고, 천장에서 물이 샐 정도로 지난 1년이 방치돼 있었다. 2024년 그 1년 동안 유령의 집 같이 굉장히 썰렁한 그런 공간이 돼 버렸다. 그래서 이 캠퍼스에 봄이 오는 것처럼 학생들이 돌아와서 강의실이 면학 열기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 의과대학 채희복(의학과 교수) 교수비상대책위원장.
민성원 기자
sungwon0985@chungbuk.ac.kr
김동호 기자
dodo0725@chungbuk.ac.kr








민성원&김동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