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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호&민예원
극우세력에 유린당한 캠퍼스
제 986 호    발행일 :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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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학내 집회에 난입한 외부인

  지난 3월 11일, 학내에서 탄핵 찬반 맞불 집회가 진행되던 중 극우세력의 난동이 있었다. 당일 저녁 7시 충북대학교 학생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주최하는 탄핵 촉구 집회와 탄핵 반대 측 학생들의 탄핵 반대 집회가 각각 개신문화관 지하광장과 사회과학대 옆 잔디밭에서 예정돼 있었다. 집회 시작 30여 분 전부터 개신문화관 인근에는 스피커 차량과 캠퍼스를 촬영하며 돌아다니는 극우 유튜버들이 나타났다.
  7시 5분에 공동행동은 탄핵 찬성 집회를 시작했다. 사회자가 인사말을 할 때까지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그러나 첫 번째 학생의 발언이 시작되자 방해가 시작됐다. 초반엔 발언을 방해하기 위해 노래를 더 크게 틀고 잡음을 얹는 정도였으나, 두 번째 학생이 발언을 시작할 때부터 방해 소리가 점점 커졌고 최소 스무 명은 족히 넘는 극우 유튜버들이 탄핵 찬성 집회 참가 학생들이 앉아 있는 지하광장을 에워쌌다.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발언을 방해하고 집회 참여자를 향해 플래시를 터트려 시야를 방해하는 등 방해 정도가 점점 심해졌다. 심지어 “빨갱이 XX들”, “너희가 그러고도 한국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냐”라며 학생들에게 인신공격성 발언과 욕설을 했다. 급기야 계단 위에 서 있던 극우세력과 유튜버들은 점점 학생들이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오더니 7시 45분경에는 한 유튜버가 학생을 밀쳐 넘어뜨렸고, 이를 목격한 발언자가 놀라 발언을 멈추면서 탄핵 찬성 집회는 중단됐다.
  이후 현장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다. 극우 유튜버들은 학생들의 얼굴을 찍으며 실시간으로 방송을 송출했고, 한 유튜버는 현장에 있던 <충북대신문> 기자의 얼굴에도 카메라를 들이밀며 “인터뷰 가능할까요?”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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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찬성 집회 참여 학생을 개인방송에 송출시키는 극우 유튜버들.

  이런 상황인데도 현장에 있던 경찰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집회 초반 10명이던 경찰은 극우 유튜버들이 폭력적 행동을 보이자 40여 명이 추가 투입됐지만, 극우 유튜버의 촬영과 폭언을 제지하지 않았다. 경찰의 제지 없이 극우 유튜버의 난동이 계속되자 공동행동은 7시 50분경에 개신문화관 안으로 옮겨 남은 집회를 마무리하기로 했고, 집회 참여자들은 모두 개신문화관 안으로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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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신문화관 안으로 대피한 공동행동.

  집회를 방해한 극우세력은 개신문화관 안으로 대피한 학생들을 보며 개신문화관 앞을 둘러싸고 ‘저들을 물리쳤다’라며 소리쳤다. 그제야 경찰은 충돌이 과열될 것을 우려해 개신문화관 입구를 막아섰다. 극우세력은 지하광장에서 공동행동 측에서 준비한 현수막과 피켓을 빼앗아 방화까지 저지르는 등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개신문화관 안에서 이어진 탄핵 찬성 집회는 8시 4분경에 마무리됐고, 참가 학생은 개신문화관 앞에 남아 있던 극우 유튜버들을 피해 모두 뒷문으로 빠져나온 후 해산했다.
  같은 시각 개신문화관 앞을 둘러싸고 있던 극우 유튜버와 극우세력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제창한 후 해산했다.

외부인 참여 여부 파악 위해 집회 참가자 명단 요구했다는 학생과, 대비는 왜?

  학생과는 “지난 3월 11일 두 집회 모두 우리 학교 학생만 참여하는 행사임을 확인한 후 허가했고, 집회 허가 당시 신고된 인원을 고려해 경찰의 협조를 구했다. 외부 인원 유입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도, 정보도 전달받지 못했다. 집회 도중, 외부인의 난입으로 고성방가와 행패가 이뤄져 경찰 측에 추가 인원 배치를 요청했고, 30~50명이 추가 투입돼 상황을 통제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하광장이 극우세력으로 둘러싸인 상황임에도 경찰 인원은 10명 남짓이었고, 경찰이 추가 투입된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향한 폭력적 언행과 초상권 침해, 학내 방화에 대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외려 한 극우 유튜버의 라이브 영상에는 당시 출동한 한 경찰이 “잘하신다”, “저분 좀 소개해달라”라며 대학 난입을 두둔하는 발언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집회 다음날인 3월 12일 ‘학내 극우 폭력을 규탄하는 충북대학교 대학원생 및 연구자 성명’이란 대자보가 학내에 붙었다. 학교 측이 공동행동 측에 집회에 참석할 학생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학생과는 집회 이전 공동행동에 집회 참가 학생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학생과 관계자는 “교내 집회는 학내 학생으로 구성된 경우에만 허가함을 탄핵 찬성 집회, 반대 집회를 주최하는 양 측에 사전 안내했고, 이에 참여 인원과 외부인 참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요구한 것이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공동행동 집행위원 이예서(경영학부·20) 학생과 최산(사회학과·22) 학생은 “이를 양쪽에 요구했다고 할지라도, 명단을 받는 것 자체가 우리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의도로 보여 제출하지 않았다. 학생과에서 명단을 요구한 것이 외부인의 돌발 행동으로 학생 안전이 위험할까 우려한 것이라면 학생과가 집회에서 직접 상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더 강한 대응을 요청했어야 했다. 이건 집회 안전의 책임을 온전히 학생에게 떠맡긴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알 수 없는 학교 측의 후속 조치

  지난 3월 19일, 고창섭 총장은 담화문에서 “충북대학교는 학문적 자유와 민주적 가치가 존중받는 공간이어야 하며 어떠한 외부의 불법적 개입과 폭력도 용납될 수 없다”라며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의 물리적.심리적.정신적 피해에 대해 지원하고,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생과 관계자는 공동행동 인원 중 정신적 피해를 본 학생을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 “학생생활상담소를 통한 상담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4월 2일 만난 최산 학생은 “피해 학우가 희망하면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학내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한 상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담화문이 발표되기 전부터 학생과에 피해 학생 지원을 요구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았다. 왜 받아주지 않았던 건지, 어떤 보호조치를 해 주겠다는 건지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여쭙고 싶다”라며 학교의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지난 3월 30일 개신문화관 지하광장에서 다시 한번 집회를 개최했다. 이예서 학생은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오후 3시 30분쯤 총장님이 오셔서 오늘 집회가 불법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개신문화관 지하광장에 집회 신고를 사전에 모두 마쳤지만, 집회 3일 전인 3월 27일 학생과로부터 갑자기 개신문화관 지하광장 사용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안전상의 문제였다. 이어 그는 “총장님은 ‘너희 생각 잘해야 한다’, ‘다 신고할 거다’ 등의 말씀을 하며, 학생과 직원들에게 ‘얘네 얼굴 다 찍어라’라고 지시했다. 학생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겠다는 총장님의 담화문과는 거리가 먼 행보였다”라며 황당함을 전했다. 
  이에 학교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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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기자
2021020009@chungbuk.ac.kr
민예원 기자
myw0331@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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