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제’는 매년 봄 학기의 출발과 학생회의 활동을 알리며 신입생의 입학을 축하하는 축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일부 단과대학에선 사라졌지만, 여전히 매년 진행하고 있는 농업생명환경대(이하 농대)와 공과대(이하 공대)의 해오름제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하늘 대한 정성으로 시작한 농대 해오름제
지난 3월 25일, 대기질은 좋지 않았지만 해가 들지 않고 적당히 부는 바람에 모두가 조금은 들뜬 얼굴로 농대(S21-4)와 농대연구동(S21-5) 사이에 있는 잔디밭에 모였다. 농대 해오름제는 고사와 길놀이로 시작했다. 고사는 올 한 해 농작물이 잘 자라고, 나쁜 기운은 물러가고, 좋은 기운이 깃들길 바라며 하늘에 정성을 올렸다. 농대 제74대 ‘여울’ 학생회(이하 농대 학생회) 권민기(농업경제학과·20) 학생회장은 고사상 앞에 무릎을 꿇고 “천지의 모든 선하고 바른 기운 모두 모아 농대로 돌리시고 못된 잡귀와 악한 기운 쫓아 주소서”라는 내용의 축문을 읽은 후 술잔과 절을 올렸다.

▲ 고사를 지내는 농대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
고사를 마무리하고 농대 학생들은 각 학과의 깃발을 앞세우고 개신문화관을 향해 이동하며 길놀이를 했다. 원래 길놀이에는 동아리 ‘민속연구회’의 풍물놀이가 함께 했었는데, 올해는 협업이 원활하지 않아 각양각색의 학과 깃발을 따라 학생들이 행진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학생들이 개신문화관 1층 대공연장에 도착하자 본행사가 시작했다. 먼저 농대 학생회와 각 학과 학생회를 소개한 후, 학과 학생회 회장팀과 부회장팀이 각각 무대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의 무대가 끝나고 농대 단톡방에서 두 팀 중 더 멋진 무대를 보여준 팀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학생회장팀이 승리했다.

▲ 세븐틴 <예쁘다>를 공연하는 지역건설공학과 신입생들.
다음은 해오름제의 꽃, 신입생 장기 자랑이 시작됐다. 시작 전부터 군복, 교복, 독특한 프린팅이 담긴 티셔츠 등으로 맞춰 입은 신입생들이 눈에 띄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대를 앞두고 걱정과 긴장에 곡소리를 내는 신입생도 있었고, 자신감 넘쳐 웃는 신입생도 있었다. 그들의 여러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무대 밖의 즐거움이었다. 선배들은 자기 학과 신입생의 무대를 무대 바로 앞 1열에 앉아 관람하며 응원했다. 그래서 한 무대가 끝나고 다음 무대가 시작되는 사이 선배들은 부리나케 자리를 바꿔 1열에서 후배들에게 우렁찬 응원을 보냈다.
농대 해오름제에 참여한 박철민(특용식물학과·23) 학생은 “해오름제는 대학 생활의 원동력이다. 매년 해오름제를 준비하는 과정과 당일 행사 모두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 한 해를 보내는 큰 힘이 된다. 선배로서 후배들이 신입생 장기 자랑을 위해 시간을 내서 연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아는데,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선배가 말하는 대로 열심히 따라와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해오름제와 후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신입생 장기 자랑에 참여한 최만국(농업경제학과·25) 학생은 “처음엔 동작을 외우는 것부터가 힘들었는데, 막상 끝내고 나니까 후련하다. 해오름제를 준비하며 동기들과 더 친해진 거 같아서 만족스럽다. 우리가 처음 준비한 곡을 다른 학과에서 먼저 선점해 다른 곡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안 그래도 춤추는 걸 힘들어하는 동기가 많아 걱정했는데, 모두 열심히 해서 오늘 같은 무대가 가능했다”라며 뿌듯해했다.
이날 신입생 장기 자랑은 ▲1등 특용식물학과 ▲2등 자율전공학부 ▲3등 식품생명공학과가 차지했다.

▲ 1등을 차지한 특용식물학과.
궂은 날씨도 이긴 공대 해오름제
공대 해오름제는 지난 4월 2일 오후 6시부터 탈마당(S8)에서 진행했다. 그날은 비가 오다가 멈추기를 반복해 날씨가 금세 쌀쌀해졌다. 참가자들은 과잠 등의 두꺼운 외투를 입고 해오름제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비는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그쳐 한시름 내려놓고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모두가 쌀쌀해진 날씨에 움츠려 있던 차에, 학생회 무대가 분위기를 달구며 해오름제의 막을 열었다. 공대도 학과 학생회 회장팀과 부회장팀으로 나눠 무대를 꾸몄다. 요즘 유행하는 짤막한 노래들을 모아 춤을 추며 장내를 열기로 가득 채웠다. 바로 이어진 신입생 장기 자랑에서는 선배들의 응원과 함성, 그리고 신입생들의 열정적 무대와 관객의 호응에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탈마당이 뜨거워졌다.
노래로 신입생 장기 자랑에 참여한 양해성(기계공학과·25) 학생은 “삑사리만 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급하게 준비하느라 새벽에 탈마당에 나와서 동기들과 같이 준비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선배로서 후배를 응원한 정대규(건축공학과·21) 학생은 “코로나 학번이라 동기들과 해오름제 무대에 서지는 못했는데, 후배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부럽다”라고 말했다.
이날 신입생 장기 자랑은 ▲1등 환경공학과 ▲2등 신소재공학과 ▲3등 도시공학과가 차지했고, 공대 해오름제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탈 없이 마무리됐다.
민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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