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을 계기로 윤석열의 탄핵을 촉구하기 위해 결성한 우리 학교 학생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탄핵을 인용하면서 결성 목적을 달성했다. 그런데 공동행동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스승의날 선물이 된 880인 서명운동 결과
지난 5월 15일 오후 2시, 대학 본부 앞에서 ‘3.11 학내 극우 폭력 사태 충북대학교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충북대학교 학내 민주주의를 위한 880인 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 퍼포먼스인 ‘항의의 분필 액션’으로 시작했다. 공동행동이 중심이 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학 본부 앞 도로에 분필로 학교 측에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 ‘항의의 분필 액션’ 중인 기자회견 참가자.
이어 경과보고와 채서영(경영학부·24) 학생, 박홍영(정치외교학과) 교수, 계희수(사회학과 대학원·24) 학생이 발언한 후, 서명운동 결과 발표 및 서명운동 전문을 낭독했다. 전문은 ▲총장이 담화문을 통해 발표한 피해 학생 지원과 학내 민주적 제도 개선 약속 이행 요구 ▲총장의 3.30 집회 징계 협박 사과 요구 ▲학내 집회의 자유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낭독 후 참가자 전원은 서명운동 결과를 고창섭 총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학 본부로 이동했다.
오후 2시 30분경, 대학 본부 안으로 들어서자 복도에 서 있던 학생과 직원이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고, 공동행동 송민재(사회학과·20) 위원장은 서명운동 결과를 총장님께 직접 드리기 위해 왔다고 대답했다. 이에 학생과 직원은 지금 총장님이 다른 일정으로 부재중이니 본인에게 주면 추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행동과 참가자들은 총장님에게 드리는 스승의날 선물이니 직접 드리겠다고 말하며 5층 총장실로 향했는데, 총장실 문 앞은 다른 직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때부터 직원들과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팽팽한 대립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총장실 앞에 서서 서명운동 결과를 직접 전달하고 싶으니 길을 내달라고 했고, 직원들은 지금 안 계신 총장님을 어떻게 뵐 수 있냐며 문을 막았다. 참가자들은 총장실로 들어가 확인해 보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은 일관된 태도로 총장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참가자들은 총장실 앞에 앉아 총장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오후 4시경 총장 비서실장이 다음 주에 총장과의 면담을 잡아주겠다고 제안했고 참가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참가자들은 880인 서명 결과를 총장실 문에 붙이고 해산했다.
그러나 공동행동에 따르면, 약속했던 총장 면담은 일정 조율 과정에서 한 주 더 밀렸고, 다시 면담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연락이 끊겨 취재일까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 총장실 앞에서 대치 중인 기자회견 참가자들.
공동행동 송민재 위원장 인터뷰
Q. 공동행동은 언제, 어떤 취지에서 결성된 건가요?
결성된 시기는 12월 9일 밤에 모여 자정을 넘길 즘에 결성됐어요. 12.3 내란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을 규탄하고 퇴진할 때까지 청년 학생의 목소리를 사회 전반적으로 내기 위한 단체를 만들기 위해 모였었죠. 취지는 12.3 내란과 대통령 퇴진에 대한 긴급한 대응이고 기조는 대통령의 즉각적 퇴진, 정권 퇴진을 넘어선 사회 불평등 해소, 학생 사회의 대중적 저항 운동 조직 활성화로 설정했었습니다.
Q. 윤석열 퇴진을 위해 결성된 공동행동이 지금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 같은데 활동 방향이 달라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난 3월 11일 공동행동 주최의 탄핵 찬성 집회에서 있었던 극우 세력의 폭력을 계기로 활동 방향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어요. 지금 공동행동은 3.11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대학 본부의 책임과 총장의 담화문 약속의 이행, 3월 30일 공동행동 주최로 진행한 윤석열 파면 촉구 집회에서 고창섭 총장님이 하신 징계를 내릴 거라는 등의 폭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요. 공동행동은 3월 11일 이후 지금까지 대학 본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Q. 처음 공동행동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공동행동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위원장님이 생각하는 공동행동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처음 설정한 정체성은 ‘민주주의 사수 운동을 하는 조직’입니다. 지금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더 너른 연대를 지향하는 조직으로 정체성이 확장됐어요. 3월 11일 집회 이전에는 연대의 폭이 학내 구성원으로 좁았는데, 3.11 집회를 거치면서 교수님들과 충북대병원 노동자분들의 참가와 연대로 그 폭이 넓어졌어요. 그때 있었던 일은 안 좋은 기억이지만, 그것을 계기로 다른 대학의 학생과 외부인의 참여가 늘고 더 다양한 연대를 함께 하면서 정체성이 확장됐어요.
Q. 공동행동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먼저 단체의 중심 기조를 ‘노학연대’와 ‘학내 민주주의’로 설정하고, 단체명을 〈평등사회를 향한 노학연대 충북대학교 학생공동행동〉으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온 다양한 주체의 해방이라는 ‘평등사회’의 지향을 담고, 계엄에 맞선 민주주의 투쟁의 의미를 이어받는 학생운동의 전략으로 ‘노학연대(노동자-학생연대)’를 승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자신이 처한 객관적 조건 때문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집단적 존재로 전체 민중의 저항 운동을 강력한 수준으로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동 운동에 연대하는 학생들의 투쟁이 앞으로의 중요한 방향성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예원 기자
myw0331@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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