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부터 우리 학교의 중문 거리(이하 중문)는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됐다. 보행자우선도로는 공간의 계획과 이용에 자동차가 아닌 보행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곳을 뜻한다. 하지만 중문은 보행자우선도로 지정 이후로도 불법 주정차 차량과 좁아진 도로 폭으로 되려 보행자가 겨우겨우 비켜 걷는 상황이 일상이다.

▲ SUV차량 한 대가 주·정차된 차량 사이로 겨우 진입하고 있다.
우리 학교 교통모빌리티연구실 최태혁(도시공학과·19) 연구생은 “달라진 점이 도색 말고는 잘 모르겠다. 수업 시간에 이곳이 보행자우선도로임을 알았다”라며 지정 이후 실질적인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고 했다. 우리 학교 송태진(도시공학과) 교수는 “보행자우선도로는 애초에 차도와 보도를 동일한 높이로 구성해, 경계를 없애는 평면화로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중문은 여전히 차도와 보도를 나누는 연석이 있는 구간이 있다. 아예 주차를 못 하게 하거나, 주차하게 하려면 주차구역을 지그재그 형태로 만들어 보행자의 시야를 가로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중문 거리는 일렬 주차 형태로 주차 중이다. 게다가 곳곳에 불법주정차도 많은 상황에, 제한속도도 30km/h다. 결론적으로 설계 원칙을 완전히 무시해, 이름만 보행자 우선도로인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 주·정차 차량이 보행자 우선도로 표시를 가리고 있다.
이런 중문의 문제점은 단순히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데만 있지 않다. 중문의 도로 환경은 응급상황에서 또 다른 위험을 낳는다. 2023년 중문의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청주서부소방서 현장지휘팀 김태홍 소방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중주차와 협소한 진입로 폭 때문에 당시 진입이 지연됐다. 특히 진입로 유효 폭이 약 3m 수준으로, 법정 기준은 충족했지만 회전 반경이 부족해 장비 접근성이 떨어졌다. 결국, 소방대는 지상 외곽에 차량을 정차 후 도보로 진입해야만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태홍 소방관은 “도로 양측의 빈번한 불법 주정차 차량은 소방차 진입 지연 혹은 진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협소한 도로 폭은 대형 소방 차량의 회전 및 진입을 물리적으로 어렵게 한다. 중문은 차량뿐 아니라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하거나 철수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고, 장비 운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간도 있다. 게다가 중문 상가는 대부분 밀집형 건축물(벽 공유형 구조)로 화재가 인접 건물로 빠르게 연소 확대될 위험성이 커서 초기에 빠른 화재 진압이 중요한데, 현재 중문 환경은 이것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 중문 도로는 일렬주차로 인해 소방차량의 진입이 어렵다.
송태진 교수는 “중문의 가장 큰 문제인 불법 주정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주차타워나 주차센터를 설치해 주차 공간을 늘리거나 차 없는 거리 시스템인 스마트 볼라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는 용지 확보 및 예산 등의 행정적 검토와 절차가 필요해 청주시의 적극적 의지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륜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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