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1일, 우리 학교 국어국문학과가 주관하는 ‘나랏말쌈제’가 인문대학(N16-1) 합동강의실(127호)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42회를 맞이한 나랏말쌈제는 매년 한글날을 맞이해 개최되는 국어국문학과만의 전통적인 행사다. 나랏말쌈제의 하이라이트는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는 마당극으로, 대본 작성부터 연출, 소품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맡아 진행된다.
행사는 학과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국어국문학과 김아름 학과장은 “수업 때는 볼 수 없었던 학생들의 끼를 기대하겠다”라며 기대를 전했고, 이후 국어국문학과 총동문회의 장학금 수여식을 가진 후 학생들과 학과의 평안과 안녕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 1학년인 박지연(국어국문학과·25) 학생은 “처음 지내보는 고사가 신기하다. 매년 이렇게 고사를 진지하게 대한다고 하니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고사가 끝나고 기다리던 마당극이 시작했다. 이번 마당극은 <내가 탤런트>라는 제목으로 전례동화 속 익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각자의 재능을 뽐내며 경연을 벌이는 내용이다. <춘향전>의 이도령과 <홍길동전>의 홍길동, <별주부전>의 토끼가 심사위원으로 나왔으며, 날쌘돌이(거북이)와 놀부보쌈(흥부), 증인(변사또)가 각자의 재능을 펼쳤다. 특히 이름과 달리 느릿느릿 행동하는 날쌘돌이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고, 출연 배우들의 열연에 마당극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마당극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김준형(국어국문학과·20) 학생은 “마당극을 통해 ‘웃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진부하지만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말은 웃음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웃기러 나왔는데, 좀 웃어라!’라는 말을 던지며, 웃지 않는 사람들을 풍자하기도 하면서 가장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은 웃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어요”라며 기획 의도를 전했다.
<별주부전>의 토끼를 맡은 김서현(국어국문학과·25) 학생은 “입학할 때부터 나랏말쌈제가 우리 과의 가장 큰 행사라고 들었다. 먼저 경험한 선배들의 여러 후기도 듣다 보니 자연스레 참여하게 됐다”라며 마당극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선배들과 스태프들이 연습하는 중간중간 피드백을 많이 해줬는데, 그 피드백을 반영해 대사와 동작 등을 많이 수정했다. 덕분에 마당극 내용이 더욱 풍성해졌다”라며 “준비 기간이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다. 학과의 전통적이고 중요한 행사에 참여해서 영광이다. 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많은 도움을 준 감독과 조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 모두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친한 언니가 출연해 마당극을 본 조현정(경영학부·25) 학생은 “배우들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고 익숙한 캐릭터가 많이 나와 생각보다 재밌었다”라는 소감을 전했고, 김동경(국어국문학과·25) 학생은 “신입생이라 나랏말쌈제가 처음인데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 놀랐고, 열심히 준비한 동기와 선배들의 노력에 감탄했다”라고 말했다.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던 이번 나랏말쌈제는, 학우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과 전통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다. 공연을 관람한 학생과 동문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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