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11월 3일자 <충북대신문> 제990호에서는 우리 학교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AI를 학습 과정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학생들은 정보 수집, 논문 내용 요약, 과제물 교열, 실험 데이터 정리, 개념 이해 등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제나 보고서 작성을 전적으로 AI에 의존하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AI 활용 기준과 책임 원칙을 명문화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대학 내 AI 활용이 보편화되며 긍정적.부정적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교수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김아름(국어국문학과) 교수, 정민주(중어중문학과) 강사, 안정광(심리학과) 교수, 김혜권(미생물학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Q. 학습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제에도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AI를 활용해 작성한 과제물과 그렇지 않은 과제물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김아름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인용한 논문이나 자료들은 거의 읽어 보았기에 어떤 내용이 인용되었는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지 않았거나, 학생들이 소화할 수 없는 정도의 내용이 담겨 있다면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 글을 쓸 때의 고유한 습관이 일관적으로 나타나는지도 AI의 활용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정민주 AI가 제공한 자료를 과제에 그대로 사용한다면 구조나 표현이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성적 평가 시에는 그 점을 주의 깊게 보는 편입니다. 또 생성형 AI의 도입에 맞춰 과제의 형식을 바꿔서 현장 발표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 학생이 주제를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안정광 아직은 AI가 쓴 글이 사람이 쓴 글보다는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작성한 글은 특정 어구나 어휘 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편입니다.
▷김혜권 AI를 활용한 과제물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용 구성과 문구 등을 바탕으로 유추는 가능하지만,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구하는 과제의 특성을 수업 내용과 연계해 구체적으로 작성했는지를 평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Q. AI를 활용한 과제물이 그렇지 않은 과제물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면 그 차이를 점수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아름 이 문제는 과제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실험설계와 음향 특성 분석, 가설 입증 등을 주로 다루는 실습 위주의 국어국문학과 전공 수업에서는 생성형 AI 활용을 금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학 글쓰기>처럼 기초 글쓰기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강좌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글을 써보는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합니다.
▷정민주 과제 평가 시 AI를 사용했는지 여부보다는 주제를 풀어내는 자신만의 맥락과 가치가 결과물에서 잘 드러나는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제 발표 시 AI 사용 흔적이 보이더라도 자신의 주제가 명확히 드러나고, 제 질문에 잘 답변한다면 도구로서 AI를 활용한 것 자체에 있어서 평가에 불이익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안정광 AI 사용 여부 자체를 감점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현재 상황에 안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 AI 사용이 만연해져 있는데 이 자체만으로 감점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AI의 결과물이 완성도 있게 나왔다면 그 또한 프롬프트를 제대로 입력한 학생의 능력이기 때문에 점수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혜권 과제물의 목적이나 유형에 따라 배점 여부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전공지식 습득을 위한 과제물에 AI를 활용한다면 이는 목적에 반하는 것이기에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 것입니다. 다만,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을 위한 과제물의 경우에는 자료조사 및 분석의 수단으로서 AI를 활용한 것이므로 감점 사항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반드시 어느 부분에 AI를 활용했는지 명시해야 하고, 실제 문헌 자료를 검색해 결과의 정확도를 검증하는 단계가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Q. AI 기술을 학습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학생들이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아름 생성형 AI는 일종의 ‘계산기’라고 생각합니다. 학습과 연구에 유용한 면이 있는 도구이기에, 학생들이 이 도구를 자신의 학습과 연구에 적절히 사용하는 역량을 기르길 바랍니다. 도구가 주어졌으므로 적절한 사용법을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합니다.
▷정민주 계산기가 발명됐음에도 인류가 사칙연산을 배우는 이유는 수의 개념과 연산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논리적인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데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지식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더 고차원적인 질문을 던져 정확한 결과물을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정광 AI가 좋은 학습 도구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AI는 사용자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 답변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 보다는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또한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질문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김혜권 학생들이 AI 기술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실제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AI로부터 얻은 결과물을 검증해야 하고, 전공 및 분야별 기본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학습 현장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해결할 수 있는 지식의 장으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AI의 종류나 유/무료 버전에 따른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교내 라이센스 확보, 새로운 과제 및 평가법 개발, 윤리 지침 개발 등 AI 기반 학습 현장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실무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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