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이번 대학기획에서는 ‘중국 유학생 5만 명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 대학가와 우리 학교의 모습을 살펴보고 문화적 차이에 따른 사례와 대학가의 새로운 풍속도를 조명해 봤다. 또한 중국 유학생이 집중된 이유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 또 그 해결을 위해 타 대학이나 우리 학교에서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 알아봤다.
전체 유학생의 약 80%가 ‘중국인’
▲사례 - 우리 학교 인문대의 신입생 박 모 씨는 학기 초 수강 신청 준비를 하다 학과 선배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운 박 씨는 교양 강의로 중국어를 들으려고 했는데 이를 본 선배가 극구 만류하면서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이 많은데 이 중국인 유학생들이 중국어 과목을 ‘싹쓸이’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은 아무리 잘해도 좋은 학점을 받기 어렵다”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 캠퍼스를 찾은 사람들은 늘어난 중국 유학생에 깜짝 놀란다. 학교 주변 식당이나 술집, 교정에서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중국 유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법무부 집계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중국 유학생은 5만 6,034명을 기록했다. 한국 전체 외국인 유학생 7만 1,531명의 78.3%에 달하는 수치다. 2003년 5,607명이던 것이 매년 42~76%씩 증가해 어느새 ‘중국 유학생 5만 명 시대’를 맞은 것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어학연수와 학부 ㆍ 석사 ㆍ 박사 등 정규 과정에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전체 605명이며 그중 중국 유학생은 재중국동포를 합쳐 494명이다. 전체의 80% 이상이 중국 유학생이다.
중국 유학생의 증가로 대학가와 그 주변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성균관대 학생회장 선거는 중국 유학생들을 위한 중국어 대자보가 등장해 이목이 집중됐었다. 중국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서로 중국어와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는 모임도 생겨났다. 또한 대학 주변에는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중국식 술집이나 식당, 중국어 노래를 완벽하게 갖춘 노래방 등도 늘고 있다.
우리 학교 주변에도 중국 유학생을 주요 손님으로 삼고 있는 양고기 전문점이 운영되고 있다. 양고기 전문점 김홍배 사장은 “한국 사람들이 소고기, 돼지고기를 즐겨 먹듯이 중국인들은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며 “실제로 중국 유학생들이 많이 오는데, 양고기 꼬치구이를 많이 찾는다”라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학과는 경영 관련 전공이다. 국내 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은 경희대(전체 3,267명)인데, 경희대 경영학과만 하더라도 1200여 명의 재학생 중 176명이 중국 유학생이다. 경영대학생 10명 중 한 명은 중국인인 셈이다. 휴학생까지 포함하면 중국 유학생 비중은 더 높아진다. 우리 학교도 전체 중국 유학생의 25%가량인 110여 명의 중국인이 경영대학에 재학 중이다. 경영대학 다음으로는 전자정보대학에 70여 명, 인문대학에 50여 명, 사회대와 농업생명환경대학에 각 40여 명씩, 자연대와 공과대학․생활과학대학 등에 각각 20여 명씩의 중국 유학생들이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차이 “적응 쉽지 않아”
중국 유학생들은 ‘자기들끼리만 몰려다닌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사회대의 모 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 A 씨는 “그동안 동아리 활동도 꽤 하고 MT도 다녀오고 했지만 중국 유학생으로서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기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한국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술을 연거푸 권하는 형태의 술 문화조차도 중국과 약간 다르게 느껴져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수업 시간에 중국 유학생과 함께 조를 짜 과제물을 내야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일부 한국 학생들은 시간관념이 느슨한 중국 학생들에게 불만을 느끼기도 한다. 또 한국어 커뮤니케이션이 서투르고 워드프로세서나 파워포인트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같은 조가 되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경제학과 4학년인 B 씨는 “선입견일 수 있지만 같은 조가 되거나 같이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무래도 좀 꺼려 진다”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경우도 우리 나라 학생과 다른 중국 유학생의 특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경영대의 한 교수는 “중국 학생들은 교수를 대하는 문화에서 한국 학생과 차이가 난다”며 “한국 학생들은 어느 정도 ‘스승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편이지만 중국 유학생들은 교수를 친구처럼 대하는 문화에 익숙해 간혹 오해를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대학평가 ㆍ 국제화지수 의식, 중국 학생 대거 유치
중국 학생들이 공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한국에 오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3년 5,607명에 불과하던 중국인 유학생은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국 학생들이 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미국이나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유학 경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중국 내 한국 기업이 많아져 귀국 후 취업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유학생들의 출신지 분포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유학생을 위한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터디인코리아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으로 오는 중국 유학생의 상당수가 산둥성 출신이다. 실제 산둥성은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이다. 또한 중국 학생들이 한국행을 택하는 데는 비용도 중요한 변수다. 실제로 일본 유학 비용의 절반이면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 사립대학들의 열악한 재정 사정도 중국 유학생의 증가를 부추겼다. 인구 감소로 지방 사립대학들은 신입생 정원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학기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 사립대학은 20여 곳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원 외로 받을 수 있는 유학생들은 그들 대학 재정을 보충하는 중요한 방편이 된다.
하지만 지방의 사립대학들만 중국 유학생 유치에 공을 들여 온 것은 아니다. 수도권이나 서울 지역 주요 대학, 그리고 우리 학교를 비롯한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들 역시 대학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실제 외국인 학생 비중은 국제화지수 등의 대학 평가에서 중요한 평가 항목 중 하나이며 중국 유학생을 대거 받아들이면 손쉽게 이 평가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본부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런 면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