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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
그늘에 가린 대학 언론
제 818 호    발행일 : 2010.05.15 

 

각 대학마다 교내 소식을 알리거나 문제점을 비판하는 역할을 하는 대학 신문이 존재한다. 교내 구성원들은 이를 통해 좋고 나쁜 소식을 접하기도 하며, 신문이 짚어내는 문제점들에 대해 자기 나름의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대학 신문이 학교의 탄압으로 백지면을 발행하기도 하고 배포된 신문 전량을 학교 측이 회수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소식을 종종 들을 수 있다.

한남대, 발행된 신문 회수

지난 3월 25일 한남대신문사는 각 단대 및 학생회관에 8000부의 신문을 배포했으나 다음날 학교 측은 발행된 신문 중 4000부를 회수했다. 한남대신문이 신문 1면에 올해 인상된 등록금에 대해 학교와 학생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기 때문이다. 신문사 기자들을 비롯한 학생 자치기구들은 대자보로 학교 측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모든 대학신문들이 그렇듯 한남대신문사 또한 총장이 임명한 주간교수가 신문 제작 과정을 총괄하고 최종 검수 또한 맡고 있다. 주간교수의 허락 하에 발행된 신문이 학교 측에 의해 회수됐다는 사실은 그 윗선에서 어떠한 제재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지대, 대자보 무단 철거 및 백지신문 발행

명지대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총학생회 선거 부정을 폭로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대자보가 학교 교직원에 의해 무단 철거됐다. 대자보의 내용은 재학생의 10분의 1이 참가해야 의결할 수 있는 학생총회 일정을 방학 중에 개최해 학생총회를 무산시킨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학교 측은 면학분위기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게시물을 강제 철거했고, 자유로운 목소리를 내고자 만들어진 단체 ‘명지광장 2.0’은 이에 반발하며 개선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학교 당국의 게시물 사전 허가제 폐지, ▲학교 홈페이지 아이디를 차단당한 학생들의 아이디 회복과 아이디 차단과 게시글 삭제 등에 대한 사과, ▲더 이상의 언론 탄압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명지대신문 또한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해고’에 대한 기사를 놓고 주간교수와 마찰을 빚다 결국 한 면이 통째로 백지로 발행되는 비극을 맞기도 했다.

 

 

한신대, 오보를 이유로 신문 정간

한신대학교 학보 ‘한신학보’는 오보를 이유로 정간을 당했다. 한신학보는 2009년 5월 한신대 서울캠퍼스 본관과 예배당 신축에 관해 보도했는데 학교 측은 교목실 교수를 신학과 교수로 잘못 기재하고 총장 임기를 4년이 아닌 5년으로 기재한 것을 빌미로 다음 호 발간에 필요한 사업 승인을 보류했다. 이에 학생기자들은 ‘오보를 이유로 신문 발행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고 항의하고 사비로 호외를 발간하기도 했다.

서울의 모 대학 언론사에서는 신문사 입사 당시 ‘학교에 대해 비판적인 취재는 하지 않겠다’라는 각서를 쓰고 나서야 활동이 가능하다. 학내 신문사를 학교 홍보지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각 대학언론들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학교 측에 의한 제재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대학언론이 학내 독립기구로서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 발행을 위해선 학교 측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립대학에서는 학내 신문사를 학교 부처소속으로 조직을 재편해 학생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미국이나 영국의 명문 대학신문들은 신문 발행에 필요한 재정확충을 위해 광고주를 직접 모집하고 있으며 사내에 광고만을 담당하는 부서도 두고 있다. 때문에 만약 어떤 기사가 대학당국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이를 게재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가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들 대학이 100여 년이 넘도록 신문발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항상 이들 신문 구독을 원하는 다수의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우리나라 제도권 언론조차 전해주지 못했던 정보를 제공했던 대학언론의 역할을 돌이켜 볼 때, 학내외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다수의 독자들이 있다면 대학언론의 부활 또한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다.

장원준 기자
first@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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