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교수회는 지난달 28일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 지정에 대해 극구 반대하며 ‘특별관리대상 대학 선정 철회 및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폐기하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교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육부)가 주관한 교육역량강화사업에 3년 연속 선정, 2011년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 사업 선정, 상학협력중심육성사업 및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되는 등 각 분야에 있어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근거없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앞세워 충북대를 하위 15% 국립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과부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원칙을 무시하고, 충청 지역을 희생시켜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구조개혁은 헌법에 규정된 대학자치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법률로 보장된 총장직선제를 행정 공권력으로 폐지해 대학을 정부 권력에 예속시키려 한다는 것이 교수회의 주장이다. 대학 본연의 기능인 연구?교육 관련지표는 배제하고 거점 국립대학의 존재 이유와 특성을 철저히 무시한 평가지표를 사용했다는 점과, 대학 선진화 지표를 도입해 대학 측이 큰 불이익을 감수하거나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는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는 점에서 교과부의 목적이 단순히 구조개혁에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중앙일보 전국 100개 4년제 주요 대학평가’에서 우리학교는 전국 29위, 재학생 1만 명 이상 국립대학 중 7위에 선정되면서 각종 언론 매체 및 국회의원들 역시 교과부의 선정 방식 및 목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회의원은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학으로 선정된 5개교의 지표와 사립대학의 지표를 비교·분석하며 교과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실제로 구조개혁 5개 국립대학의 평균지표가 전체 사립대 평균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으며, 하위 15%에 속하는 부실 사립대학과는 많은 격차를 보였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5개 국립대학의 취업률이 하위 15% 사립대학에 비해 4년 동안 평균 14.3%나 높았고, 재학생 충원률은 2011년 100.8%로 하위 15% 사립대학 63.1%에 비해 37.7%나 높았다. 사립대 전체평균 101.3%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이다. 전임교원 확보율 역시 5개 대학 평균 74.4%로, 하위 15% 사립대 48.8%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장학금 지급율 또한 2010년 147%로, 하위 15% 사립대 56%에 2.6배나 높은 격차를 나타냈다. 심지어 전체 사립대 115%보다도 32%나 높았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권 의원은 “교과부의 이번 발표는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한 국립대를 죽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번 구조조정 방안은 지방 국립대 죽이기 정책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교육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또한 “정부가 이번에 대상이 된 5개 국립대학을 마치 부실한 대학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번 구조개혁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당초 정부는 국립대 구조개혁 대상에서 현재 총장직선제를 하지 않거나 포기할 의사가 있는 대학은 제외시켰으며, 평가점수에서도 총장임명제를 수용하는 대학에 선정을 면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다고 하는 것은 분명 구조개혁의 본질을 훼손한 정부의 불순한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2단계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은 허울 좋은 여러 목표를 열거하고 있지만 핵심 목표는 ‘총장직선제 폐지’라고 주장했다.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면 총점 95점에서 15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평가지표에서 우리학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던 대학들이 총장직선제 폐지를 약속함으로써 우리학교보다 높은 순위에 등극되기도 했다. 더불어 국교련 측은 총장직선제가 학생 취업률, 충원율 등의 지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많은 점수를 차지한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교과부가 제시한 평가항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이 각각 20%,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장학금 지급률, 1인당 교육비, 등록금 인상수준 항목이 각각 10%, 국제화 부문이 5%를 차지했다. 대학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작용되는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항목 비중이 겨우 10%에 불과하다는 점이, 특히 우리학교에는 불리하게 작용됐다. 본 항목에서 우리학교는 2위를 차지했고, 1인당 교육비에 있어서도 5위를 차지하는 등 대체로 높은 등급을 받았으나, 총 40%에 해당하는 취업률 및 재학생 충원율 항목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합산 등수는 낮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취업률 및 재학생 충원율의 경우 여건 상 수도권 및 대도시 광역권에 속해 있는 국립대학들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 두 가지 항목들만이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역할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국립대는 지역의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사립대학이 담당하지 못하는 지역적 형편을 고려해 지역인재육성과 지역균형발전을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공공적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역적 역할 및 특성들을 배제한 채 애매모호한 잣대로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일부 대학들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재학생의 교육에 투자해야 할 예산을 일시적으로 유용해 교내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 투자했고,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휴학시기를 수업일수 1/2선으로 조정하는 등 편법을 이용해 평가 순위를 높이기도 했다. 온갖 편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교과부는 이를 저지하기는커녕 ‘총장직선제 폐지’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일부 대학들과 협상하는 실망스런 모습까지 보여줬다.
우리학교 학장협의회 측은 “교과부가 행정적, 재정적 수단을 통한 압박과 개입 정책을 버리고, 국립대학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자율적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평가지표를 알려주고 이를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편법을 사용하더라도 ‘급한 불부터 꺼야 했다’는 주장이다. 즉, 미흡한 대비와 관리 소홀로 인해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학교가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로 지정됨에 따라 보직교수 전원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점에 책임을 지고 보직을 사퇴하기로 결의했다.
학교 측은 “이번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혜를 모으고,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 있을 대학평가를 위한 지표 향상은 물론 대학의 국내외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 모두의 힘과 지혜를 결집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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