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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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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동환,김혜리,류도연
주거학개론, 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제 848 호    발행일 : 2012.05.12 
1교시가 시작하기 전에 모두들 수업을 듣기 위해 모인다. 누군가는 잠이 부족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음악을 들으며 자리에 앉고, 누군가는 10분이나 먼저 교실에 와서 앉아있다. 반면에 살짝 젖은 머리로 수업 시간에 맞춰 교실에 들어오는 아이도 있다. 다들 어디서부터 이렇게 교실을 향해 오는 것일까. 충북대신문이 창간 57주년을 맞아 그들의 하루를 동행 취재해 봤다. 그들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고향인 경북 구미를 떠나 청주에서 대학생활을 한 지 올해로 3년이 된 박선영(국어교육과·10) 학생. 기숙사신청에 떨어져 지금은 정문 자취집에서 생활 중이다.
기숙사 신청에서 떨어진 그녀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고시텔. 하지만 작은 창문과 작은 공간 때문에 우울증이 걸릴 것 같아 하숙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뒤늦게 하숙집을 구하러 다녀서인지 시설이 좋지 못한 곳만 남아있었다. 어머니와 상의 끝에 그녀는 결국 자취를 결심했다.
오전 수업이 있던 아침. 그녀의 집을 찾았다.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되면 꼭 아침을 먹고 나간다는 그녀는 익숙한 솜씨로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꺼내고 국을 데우고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반찬을 이렇게 많이 먹는 줄 몰랐어요. 집에 내려갈 때마다 반찬을 가져오는데 항상 모자라네요”
아침을 먹고 그녀는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로 향했다. 아침 식사로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수업엔 항상 10여 분 먼저 도착한다.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 오늘 점심시간은 2시간이다. 그녀는 다시 집으로 향한다.
“밖에 있으면 일단 돈이 나가잖아요. 집에 가면 엄마가 보내주신 반찬도 있고요. 공강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 대부분 집으로 와요. 밥을 먹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잠시 와서 쉬고 다시 수업을 가요”
그렇게 하루 수업을 마치고 그녀가 향한 곳은 학교 주변 마트다.
“집에서 살 땐 몰랐는데 생필품이 빨리 떨어지더라고요. 마실 물과 계란을 좀 사려고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항상 통장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똑 떨어지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도착해 마트에서 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중학생 학원 아르바이트 출근 시간까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기에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자취요? 기숙사에 있을 때에 제일 싫은 게 통금 시간이잖아요. 친구들과 더 놀고 싶은데 들어가야 하고…. 자취는 통금이 없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친구들을 불러 자취방에서 파티를 했어요. 삼삼오오 모여 노는 재미가 쏠쏠해요. 뿐만 아니라 혼자 지내니까 늦잠을 자도 잔소리 들을 필요가 없고 씻고 나와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방안을 돌아다닐 수도 있어 편해요(웃음)”
이러한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자취를 꺼리는 것은 아마도 제때 끼니를 챙겨먹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끼니 하나는 제때 챙겨먹는 그녀에게 자취의 단점에 대해 물었다.
“매달 공과금을 내야 하고 음식물쓰레기 스티커를 매달 사서 처리해야 하는 게 좀 귀찮죠. 공과금을 내야 하니까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집에 살 때처럼 풍족하게 살지 못하니 가끔 서럽기도 해요. 작년 겨울, 제 딴엔 보일러를 아꼈었는데 가스비 폭탄을 맞아 생활에 타격도 있었죠”
답변을 하던 그녀가 시계를 보며 나갈 채비를 한다. 아르바이트 시간이 됐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3일은 3시간 동안 학원 아르바이트를 한다.
“처음엔 공과금 등의 이유로 용돈을 더 받았는데 마냥 용돈을 타쓰는 것이 죄송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얼른 아르바이트 비를 받아서 부모님께 보탬이 돼야죠”
그녀가 자취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부모님은 여자 혼자 생활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현재 그녀가 살고 있는 하숙집은 여자와 남자가 사는 층이 나눠있고, 1층 입구와 현관 등 두 군데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해 들어오도록 돼있다.
학원에서 수업을 마친 시간은 밤 10시. 그녀와 함께 집까지 걸어가며 자취 생활의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험이나 과제가 없는 주말에 혼자 TV를 켜놓고 밥을 먹을 때가 제일 외롭죠. 제가 동물을 좀 무서워하는데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집 생각이 가장 많이 나요”
기숙사의 통금이나 규칙 등이 대학생 특유의 자유로움을 방해하는 것 같아, 타지에 사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자취생활이다. 자취생활은 기숙사에서 느끼지 못하는 자유를 얻지만 룸메이트가 있어 느낄 수 없었던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녀의 집 앞에서 헤어지려 했지만, 그녀가 말했던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쓸쓸함을 느낄 것 같아 회포를 풀었다. 자취생과 하루를 함께하며 자유로움 속에서도 가끔은 잔소리도 듣고 억압도 받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


 

경북 상주에서 갓 청주로 올라와 기숙사에서 생활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황주희(사회학과·12) 학생. 기숙사 생활을 하는 기자가 아침부터 찾아간 그녀의 방에는 씻고 나오는 그녀와 아직 자고 있는 룸메이트가 있었다. 룸메이트가 깨기 전에 나가자며 함께 기숙사 식당으로 향했다.
조용한 방안을 벗어나 조금 북적거리는 소리가 익숙해질 무렵, 그녀에게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우선 자취를 생각했었는데 혼자 살면 무섭고 위험할 것 같아 싫었어요. 학교와 가까운 곳이라면 조금 덜 했을지 모르겠지만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려워서 그만뒀죠. 마침 신청해 놓은 기숙사에 붙었고 그래서 살게 됬는데 밥도 제공되고 경제적인 면에서 부담이 적어서 더 좋기도 해요”
한가롭게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기숙사의 생활에 대해 물었다.
“무엇보다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고등학생 때처럼 오늘은 어떤 메뉴가 나올지 기대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 친구들은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저는 식당만 오면 따뜻한 밥이 준비돼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아침부터 준비할 필요 없이 바로 식당에 나와 밥을 먹으면서 하는 말이어서 그런지 당연하게 수긍됐다. 그렇지만 학교생활을 하면서 밥이 전부는 아닐 테니 단점도 있지 않을까.
“욕실을 남과 함께 사용해야 하니 그 부분이 불편한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불편한 건 역시 점호가 있다는 사실이죠. 새내기라 그런지 술자리가 많은데 중간에 나와야 하는 게 아쉬워요”
그녀의 기숙사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강의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개성재에 살고 있는 그녀는 강의 시간 10분 전에 기숙사를 나간다. 그렇게 해도 지각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고 나오니 점심시간이었다. 중문으로 향하는 대신 그녀는 여유롭게 기숙사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을 먹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여 분 남짓. 다른 학생들이 중문으로 나가 밥이 나오길 기다려 1시간 정도 식사를 하는데 비해 반 정도의 시간만 걸린다. 식사를 끝낸 그녀는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방은 4층. 그녀가 살고있는 개성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매일매일 이런 계단 오르내리기가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적응된 듯 거뜬히 4층을 올랐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세탁물을 가지고 다시 나왔다.
“밤에는 학생들이 세탁기를 많이 사용해 지금처럼 점심시간이나 공강을 활용해 세탁기를 사용하는 편이에요. 여유시간이 있을땐 방청소를 하거나 잠깐 낮잠을 자기도 해요”
빨래를 돌려놓고 방으로 돌아오니 룸메이트는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아무도 없이 텅 빈 방안을 보니 더욱 가족 생각과 집 생각이 절실해진다.
“최근 아팠던 적이 있는데 그때 집 생각이 많이 났죠. 집에 있었다면 엄마의 간호도 받았을 텐데 혼자 버티려니 힘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기숙사에 혼자 있는 날이면 낯선 방에 홀로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울적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그녀의 방을 둘러보다가 빨래집게가 달린 작은 건조대를 발견했다. 따로 건조를 시킬 공간이 부족한 탓인지 기숙사 복도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건조대 외에도 기숙사에서 생활 할 때 꼭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스탠드가 꼭 필요한 거 같아요. 혼자 생활하지 않고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밤에 과제나 공부를 할 때엔 서로 간의 배려를 위해 필요하죠. 또 따로 걸레를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티슈가 필요하고, 빨래를 감당할 수 있는 빨래건조대, 옷걸이 등이 오히려 더 필요해요. 또한 12시 이후엔 문이 잠기기 때문에 새벽에 출출할 때 먹을 간단한 간식거리가 필요하죠”
그렇게 한 시간쯤 얘기를 나누고 있다보니 벌써 그녀의 오후 수업시간이 다 되어 갔다. 다른 친구들이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을 시간에 그녀는 교양과목의 책을 챙기고 오늘까지 제출할 과제를 점검한 뒤 방을 나선다.
저녁까지 있었던 수업을 다 끝내고 기숙사 자신의 방에서 쉬고 있는 그녀를 만나러 4층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니 그녀는 책상에 앉아 휴대폰으로 하루 지출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기숙사는 청주 이외의 지역 학생을 우선시하여 뽑는 만큼 교통비가 많이 요구된다. 교통비를 제외하면 다른 학생에 비해 큰 지출은 없다. 오히려 기숙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돈을 쓸 일이 없어 되려 절약이 되는 편이다. 그녀의 체크카드 사용목록을 보니 역시 교통비로 사용되는 지출이 가장 많았다.
“기숙사에서 제공되는 밥 외에 나가서 먹는 식비는 5만 원쯤 쓰는거 같아요. 이번 달에는 지하상가에서 쇼핑을 한다고 6만 원을 더 썼죠. 2주에 한 번씩 상주에 다녀오는데 터미널에서 상주를 오갈 때 2만 원쯤, 그리고 터미널까지 교통비 3천 원씩 정도 들어요. 교통비용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식사비용에선 부담이 적죠. 이 정도 쓰는 게 적당한 거 맞나요?”
어느덧 시간은 점호시간에 가까워졌다. 밖은 점호시간에 맞춰 들어오는 기숙사생들로 떠들썩해졌다. 이런 분주함이 타지생활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있는 거 같았다. 그녀에게 하루 동안 취재에 동참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방을 나섰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경기도 일산에서 통학하는 임도균(디지털정보융합학과·12) 학생. 그는 터미널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대학 새내기로서 학교생활에 적응하기도 힘들 첫 학기.
2교시 수업이 있는 수요일 아침, 늦지 않기 위해 6시부터 준비해서 나왔다는 그의 모습은 많이 부스스해 보였다. 버스에서 내리는 그의 손에는 책 한 권이 들려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에 도착해 7시 차를 타고 청주에 와요. 2시간 정도 걸리니 수업에 늦지 않으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죠. 오전 수업이 있는 날은 더욱더 피곤하더라고요”
피곤하다던 그의 손에 들려있던 책은 무엇일까.
“통학을 두 달 정도 하고 나니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처음엔 무조건 부족한 잠을 자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틈새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하기위해 간간히 책을 읽기도 해요”
책을 가방에 집어넣으며 시계를 보던 그는 다른 날보다 버스가 늦었다며 서둘렀다.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에 늦게 도착한 그는 바로 강의실까지 뛰어가 겨우 시간을 맞췄다.
“가끔 버스시간이 늦어져 지각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자취나 기숙사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부럽기도 해요. 저처럼 3~4시간이 걸리진 않으니까요”
오전 강의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며 통학생활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굳이 통학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기숙사 신청에 떨어졌어요. 자취와 통학 중에 고민하다 통학을 하기로 했어요. 경제적인 부담과 시간활용을 고려하다보니 통학이 저에게 더 알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경기도에 살고 있는 있지만 그는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간다. 현재 시외버스는 서울의 강남고속터미널과 남부터미널에서만 대학생 할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미널과 집이 가까운 편이라 직접 일산의 터미널로 가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
“교통비를 제외하곤 한 달에 15만원 미만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전체 생활비에서 교통비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친구들과 밥이나 커피를 마실 때 빼고는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죠"
경제적인 이유로 통학을 하고 있지만 통학이 단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통학 생활을 하다 보니 부가적인 지출이 적어서 좋아요. 자취를 하면 밖에 나가서 야식을 먹기도 하고 밤새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도 하는데 통학은 그럴 일이 없잖아요”
점심을 사먹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 그는 2시간 정도 남은 공강시간을 어떻게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강시간이나 자투리시간에 무엇을 할지 매일 고민이에요. 자취나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쉴 곳이 가까이 있지만 저는 아니잖아요. 고민을 하다가 매번 과실로 향해요.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없는 곳이 없어서 아쉬워요”
과실에서 공강시간을 보낸 그는 오후 수업에 들어갔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다보니 수업 중간 중간 조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다른 약속이 없던 그는 바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학교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쉬워요. 막차가 9시에 있거든요. 친구들이 모여 놀러갈 때 저는 다시 터미널로 가야 해요. 막차 시간을 맞추려면 학교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자취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요”
조별과제라도 있는 날이면 그는 조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집으로 향한다.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과제를 하지만 마음이 편하진 않다. 하지만 이번주엔 조별과제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 잠시나마 안도감이 느껴졌다.
“오늘처럼 오전 수업이 있거나 고속버스도 막히고 지하철에서 앉지도 못하고 계속 서서 가는 날, 그리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 정말 통학이 힘들다고 느껴요. 하지만 매일 집에 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크게 외롭지는 않은 것 같아요”
친구들은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에 다시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에서 피곤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 때문인지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나동환기자
nadongg@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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