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에서는 이달 7일부터 12일까지 자취 경험이 있는 우리 학교 학생 1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취경력, 자취 선택 이유, 계약 형태, 형태에 따른 지출 비용, 집을 구한 경로 조사 등 총 8개의 질문을 통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자취 실정을 알아봤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자취를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숙사 탈락(45%)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통학 문제(21%) ▲생활의 편리와 자유로움(18%) ▲경험을 쌓기 위해서(5%) ▲기타(11%)의 이유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이들의 자취 경력은 ▲1년 미만 55% ▲1년 이상 2년 미만 24% ▲2년 이상 3년 미만 2% ▲3년 이상 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떻게 계약을 하고 있을까? 자취방을 계약하는 형태는 ▲전세 5% ▲일정기간의 월세를 일시불로 내는 경우 2% ▲보증금을 내지 않고 월세만 내는 경우가 9%였고, ▲보증금과 월세를 모두 지급하는 경우가 84%로 가장 많았다. 계약을 하며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도 많았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해보는 계약이다 보니 방법이나 용어를 자세히 몰라 대부분의 학생이 부모님과 동행해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효희(패션디자인정보학과·13) 학생은 “계약 내용 중에서도 금전과 관련된 내용에서는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데 법적인 용어에 관한 지식이 없어 꺼림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자취 계약 기간은 1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1년을 계약할 경우 방학처럼 장기간 거주하지 않을 때에도 관리비와 월세를 내야해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6개월이나 4개월 단위로 단기 계약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런 계약을 찾기는 쉽지 않다.
또 인터넷 광고나 광고지에 명시한 금액과 실제 금액이 다른 곳도 있었다. 이채영(고고미술사학과·14) 학생은 “인터넷에 보증금 200만 원이라고 명시돼 있었는데 막상 계약서에는 3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주인아저씨께서는 실수한 거라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애초에 계약이 이뤄지기 전부터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있었다. 원룸을 전세로 내놓은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희수(국제경영학과·05) 학생은 “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로 목돈을 받는 것보다는 매달 월세를 받는 것이 더 이득이다 보니 집을 전세로 잘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세값이 약 3,500만 원이 넘을 뿐만 아니라 학교와 멀거나 조건에 맞는 집을 찾다보면 가격이 더 상승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계약 형태에 따라 지출되는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전세의 경우 평균 3, 360만 원의 전세값을 지불한 후 관리비의 명목으로 평균 11만 8천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보증금은 200만 원대, 100만 원대, 300만 원대 순으로 많았고, 월세, 관리비 등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30만 원대, 20만 원대, 40만 원대 순으로 많았다. 용돈 이외에도 매달 지출되는 비용이 상당한 데 비해 원하는 조건을 가진 집을 구할 수 없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김종현(행정학과·13) 학생은 “가격대비 좋은 집을 구하려다 보니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고, 학기 초에 구하려면 보통 때보다 가격을 올려놓은 곳도 있어서 웬만하면 학기 시작 즈음을 피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었고 시설도 좋아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곰팡이가 핀 벽에 도배나 페인트칠을 통해서 살짝 감춰둔 경우가 있어서 주의 깊게 봐야했다”고 전했다.
이런 어려움들 외에도 자취건물 구조상 한 건물에 여러 가구가 밀집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이웃이나 주인과의 문제로 자취를 하며 불편함을 겪은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다. 김세연(정치외교학과·13) 학생은 “같은 층에 사는 학생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 늦게까지 시끄럽게 떠들며 노는 경우가 많은데,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복도에서 흡연을 하시는 분들 때문에 불쾌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한유니(패션디자인정보학과·11) 학생은 “월세나 전기세를 날짜에 맞춰 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확인도 하지 않으시고 돈을 안 내냐며 연락을 하셔서 통장내역을 따로 보내드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런 점에 대해 불편함을 표현하기라도 하면 방을 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셔서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집을 구하는 경로는 ▲발품을 팔아 구한 경우가 51%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지인을 통해서 구한 경우가 21% ▲부동산을 이용한 경우가 20%였다. ▲우리 학교 대표카페를 통해 구한 것은 12%로 낮은 이용률을 보였다.
또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거주권과 보다 나은 자취생활을 위한 학교의 활동이 필요한가를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5%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조건에 맞는 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던 학생들은 ▲시간 부족 ▲허위․과장 광고 ▲방대한 자료 비교 등에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주거권과 관련된 복지 공약이 없어 학생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ON&ON 총학생회 최정환(정보통신공학부·10) 학생회장은 “우리 학교 학생 주거와 관련된 복지 공약을 마련하지 못했고, 대신 임기 동안 개신 학우 모두를 위한 공약 실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응답하라 3057’ 총학생회는 우리 학교 대표카페에 학교 주변 자취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의 이름으로 학생들이 집을 구하는 시즌에 맞춰 LH 대학생 전세임대대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과 자체적으로 부동산중개 사업을 진행하는 등 학생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주거복지와 정치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주거환경학과 이현정 교수는 “학생은 싼 가격에 좋은 조건의 집을 원하는 계약기간 만큼 계약해 살고 싶은 데 반해, 주인은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방학기간 동안에도 끊임없이 받고 싶어 한다”며 "학교 측에서의 지원이 시장의 원리를 바꿀 수는 없어 문제점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취 문제에 대해 아무런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장기적이지만 대학생들이 원하는 자취 형태, 계약 유형, 계약 기간, 주거 환경,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한 조사가 이뤄지고 이에 맞는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자취하는 학생들의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구하는 쪽과 받아들이는 쪽, 모두 손해 받지 않을 권리가 있는 상황 속에 생기는 딜레마,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김혜란 기자
khra0131@cbnu.ac.kr








김혜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