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개신문화관에서 열리는 ‘21세기의 삶과 미래’ 강좌를 들은 학생들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본인이 이 강좌의 담당 조교라고 밝힌 사람은 종이에 학생들의 전화번호, 학번 등의 개인정보를 적으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아무 의심 없이 정보를 적었지만, 이후 학교 직원이 와 정보를 요구한 적이 없음을 밝히며 종이를 회수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쓰도록 요구한 사람은 이미 자리를 뜬 후였다.
이처럼 우리 학교에서는 그동안 외부인들로 인해 학생들을 당황시킨 사건이 종종 있다. 우리 학교는 주변에 번화가가 위치하고 있고, 주거 시설이 밀집돼 있어 외부인들이 운동을 하거나 업무를 위해 학교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 불순한 의도로 학교에 들어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를 거닐면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포교활동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충북대학교 대표카페’ 게시판에는 ‘도인연구논문, 도인 조심하세요’라는 글이 있을 만큼 학생들에게 외부인의 포교활동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기도 하다.
포교활동을 실제로 겪은 우리 학교 고상진(아동복지학과·12) 학생은 “우리 학교 학생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팀을 이뤄 활동하며 캠퍼스에서 가는 길을 막고 포교활동을 해 짜증이 난다”며 “거절의 의사를 보여도 자꾸 붙잡고 쫓아와 다음 수업에 늦을 뻔 한 적도 있고, 개인정보를 자꾸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요구해 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유병문(생화학과·12) 학생은 “간단한 설문조사를 요청받아 하고 보니 휴대폰 번호를 적는 곳이 있었다”며 “추첨을 통해 상품을 준다는 말에 아무 생각 없이 개인정보를 적었더니 연락이 와 느닷없이 종교에 대한 설명을 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늦은 밤 캠퍼스 내 으슥한 곳에서는 범죄를 저지르는 외부인이 있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기도 한다. 김 모(영어영문학과·13) 여학생은 “늦은 밤 생활과학대학 건물로 올라가는 길로 하교를 하던 도중 나무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바바리맨’을 발견했다”며 “깜짝 놀라 피하기는 했지만 무서웠고, 어디에 신고해야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과 이종희 팀장은 “학교에 들어와서는 안 될 사람이 들어온다면 학생과로 신고를 받거나 캡스상황실로 신고를 받아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그러나 들어와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면 제재를 가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학교에서는 외부인들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각종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Emergency Call’을 설치했고, 캠퍼스폴리스를 운영하고 있다. ‘Emergency Call’은 캡스상황실과 바로 연결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캠퍼스 내 10곳에 설치돼있어 24시간 비상연락을 취할 수 있다. 이는 CCTV기능도 설치돼 있어 감시기능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각종 사고를 막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캠퍼스폴리스는 평일 7시부터 11시까지 학생회 임원 10명과 동아리 천자봉(해병대 전우회) 회원 5명으로 5명씩 3개의 조를 편성해 캠퍼스 내 순찰을 실시한다.
우리 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물 중 외부인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도서관이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과 과학기술도서관은 일반인들이 출입을 하지만 열람실은 이용하지 못하도록 자리배석기를 이용하고 있다. 이용을 원하는 일반인은 지정좌석제가 적용되지 않는 형설관 1층을 이용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경비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일반인들은 중앙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공고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열람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나 쉬기 위해 도서관을 들러 로비에서 떠들거나 어지럽히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현호(행정학과·13) 학생은 “방학 때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졸업생 이상 돼 보이는 사람들이 자리배석기를 통해 배석받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 비켜 달라 하기 민망하고 불편했다”며 “공고를 써 붙여 놓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다른 건물들처럼 출입통제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반대되는 의견도 있었다. 박장호(경제학과·08) 학생은 “굳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우리 학교는 국립대학이므로 주민들의 출입통제를 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며 “다만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시험기간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도서관 대출반납실 김영훈 직원은 “우리 학교는 지역거점국립대이므로 어느 정도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일반인들이 들어와 문제를 일으킨다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도서관의 외부인 출입문제는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다른 지역거점국립대학에서도 논란을 낳고 있다. 경북대학교는 도서관에는 출입통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일반인들은 1년에 10만 원을 내고 이용증을 받아 출입할 수 있으며, 열람실은 우리 학교와 같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으며 자리배석기는 설치돼 있다. 지난해 9월 경북대학교 신문사에서 재학생 332명을 대상으로 ‘대학도서관 지역주민에게 개방해야 할까?’라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반대가 69.3%(230명) 찬성이 30.7%(102명)가 나와 많은 학생들이 대학도서관의 개방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다영(경영학부·13) 학생은 “도서관에 출입통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재학생들이 더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열람실 건물은 따로 있어 통제가 되지 않아 노숙자가 들어와서 잠을 잔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는 데, 열람실도 통제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학생의 입장에서는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학교 역시 도서관에 출입통제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대학교 도서관 대출열람팀 이선희 팀장은 “2007년경 도서관에 외부인이 출입하는 것이 통제가 되지 않았고, 그 당시 다른 학교 도서관에서 노숙자들이 학생을 상대로 폭행하는 사건이 있어 출입통제시스템을 적용하게 됐다”며 “그 후 면학분위기가 잘 조성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도서관 개방에 대해서 우리 학교 김영훈 직원은 “실제로 10년 전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은 출입통제 시스템을 적용한 적이 있으나, 시스템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번거롭다는 불평이 있어 사용을 중지하게 됐다”며 “이는 예산문제가 있기도 하고, 현 상태를 유지해도 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 판단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역거점국립대학으로서 지역주민과의 상생은 우리 학교의 또 다른 과제이다. 그러나 일부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캠퍼스를 방문하는 이들이 학교구성원들에게 끼치는 피해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돼있는 실정이다. 외부인들은 불순한 의도 없이 캠퍼스를 이용하고, 학내구성원들은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모두가 함께하는 캠퍼스를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최혜원 기자
hwnee72@cbnu.ac.kr








최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