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는 어떤 교양과목을 들을까?’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해본 고민일 것이다. 전공과목에 대한 부담에 지친 학생들에게 교양과목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흥미의 장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본인이 듣고 싶은 교양강의의 수강신청에 성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는 한다. 이렇게 전공강의로부터 쉼터로 여겨지는 교양강의에 대해 면밀히 취재해봤다.

교양강의,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과에 따라 입학 후 최소 24학점에서 최고 62학점까지 교양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이에 우리 학교는 학생들에게 보다 양질의 교양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2010년 9월 기초교육원을 설립해 교양교육에 관한 체계적인 운영과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는 기초교양, 심화교양, 특성교양으로 분류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13년부터 바뀐 분류로 적용된 것이며, 이전에는 도구교양, 중핵교양, 학문기초, 일반교양으로 분류됐었다. 가장 눈에 띄게 바뀐 것은 ‘교차수강’제도가 생긴 것이다. 이는 이전의 ‘중핵교양’ 영역으로 분류되던 현재의 ‘심화교양’ 영역에서 인문사회계열 학생은 반드시 ‘자연과 생명’과 ‘기술과 문명’ 분야로 분류되는 자연이공계열 강의를 이수해야 하고, 자연이공계열 학생은 반드시 ‘문학과 문화’, ‘역사와 철학’, ‘인간과 사회’로 분류되는 인문사회계열 강의를 이수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섭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문사회계열에 해당하는 강의 수는 총 65개이지만, 자연이공계열 분야에 해당되는 강의는 25개밖에 개설돼 있지 않아 자연이공계열 교양의 다양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기초교육원 교양교육 담당자는 “현재 기술과 문명 분야가 신설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이고, 특정 분야의 편중된 교양강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교양강의
교양강의는 전공에 비해 자율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어 학생들이 듣고자 하는 강의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연이공계열 학생들은 ‘교양과목을 원하는 만큼 듣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연이공계열 학생들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에 비해 ‘자연이공계 기초’강좌에 해당되는 강좌를 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심화교양에 해당하는 강좌 중에서도 학과에서 전공과목 이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수권장’으로 지정해놓는 강좌가 있어 교양과목에 대한 선택권이 좁을 수밖에 없다.
우리 학교 한석진(건축공학과·11) 학생은 “공학인증에 따라 들어야할 강의가 워낙 많고, 자연이공계 기초 관련 교양강의를 많이 들어야 해서 실질적으로 들을 수 있는 교양 강의는 손에 꼽힌다”며 “대학에서 다양한 교양과목을 듣고자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기초교육원 교양교육 관계자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자연이공계기초를 이수하고, 공학교육인증 특성상 지정된 과목을 들어야 함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교차수강에 따라 인문계열 강의를 들으며 여러 학문적 소양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강의가 적다는 것이다. 박현아(경영학부·13) 학생은 “교양과목은 교양수준에서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과목인 만큼 생활을 반영해줄 수 있는 것들이었으면 좋겠다”며 “다른 학교에는 이성 간의 차이에 대해 배우거나 뷰티 관련 강의 등이 인기 있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강의가 우리 학교에도 개설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외국어 강의의 부실함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었다. 황정훈(자율전공학부·14) 학생은 “제2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스페인어 강의를 듣고자 했는데, 개설되지 않아 들을 수 없었다”며 “개설돼있는 외국어 강의들도 이론과 문법 위주로 편중된 것 같아 학교 내에서의 교양과목으로만은 제2외국어를 익히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듣고 싶은 강의가 없다면 도서관을 가거나 외부 강좌를 통해 들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 학교 기초교육원에서는 이런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새로 강의를 개설하고자 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과정운영지침에 따르면, 교양과목 개설 신청은 누구나 기초교육원을 통해 상시 신청이 가능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의견이 수렴되면 각종 단과대학의 교수 등으로 구성된 ‘기초핵심역량강화교육과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양과목 편성시기에 반영하게 된다.
또한 기초교육원 측에서는 “학생 개개인으로 의견을 듣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총학생회와 같은 학생자치기구와의 접촉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 좋은 강의와 듣기 쉬운 강의, 양립할 수 없는 관계인가
학생들은 교양강의를 선택할 때 크게 두 가지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수강하는 과정이 힘들어도 수강 후에 남는 것이 많은 ‘질 좋은 강의’와 과제와 수업시간의 부담에서 벗어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듣기 쉬운 강의’ 중에서 고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충북대학교 대표카페’와 ‘충북대학교 앱’에는 매번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이미 수강한 적이 있는 학생들에게 강의가 어떤지를 묻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대표카페에는 ‘강의질문방’과 ‘나만의 강의평가’방이 익명으로 운영되고 있어 학생들이 강의에 대한 솔직한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교양강의에 대해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교양강의의 질이 뛰어난지 질문하기도 하지만 시험이 어렵지 않은지, 학점을 받기가 수월한지, 수업방식이 말 그대로 ‘깐깐하지’ 않은지에 대해 질문하며 소위 ‘꿀강의’를 찾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학교 사회과학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 학생은 “수업시간을 꽉 채우는 교수님이라던가, 과제가 많은 교수님이라면 일단 수강목록에서 제외하고 본다”며 “어떤 내용의 강의를 듣고 싶냐보다도 어떻게 강의를 듣고 성적을 잘 받을지가 강의 선택의 기준에서 우선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들이 늘어난다면 교양강의의 질은 보장되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들의 입장이다. 교양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한 강사는 “교양강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과한 학습의 부담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과제를 최소한으로 내고 시험문제도 쉽게 출제하는 편”이라며 “수업시간이 길면 불만족스럽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수업시간을 다 못 채우고 끝내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교양강의 중에서 질이 보장되지 않고 단순히 ‘학점 채우기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강의가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학생들의 의견도 있었다. 이 같은 불만을 가진 경영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이 모 학생은 “교양강의 중에서 질이 낮은 강좌들은 한 학기를 수강하고 나면 무엇을 배웠나 기억나지 않는 강의들이 있다”며 “아무리 전공과목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 또한 대학 수업의 일환인데 제대로 된 성적평가 기준도 없는 강의도 있어 이러한 강의들의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학사과 수업관리 담당자는 “강의의 질을 유지,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의견반영이 가장 중요하므로 강의평가가 낮게 나오는 강좌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의 교양강의는 ‘강의의 질’과 ‘편안함’ 사이의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우리 학교 교양강의가 나아갈 길에 대해서 기초교육원 교양교육 담당자는 “학교 측에서도 교양강의에 대한 중요성을 파악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질을 관리하고 있으며, 보다 탄탄한 교육을 보장할 수 있게 속이 꽉 차면서도 다양한 강의를 만들고자 한다”며 “따라서 학생들도 교양강의를 쉽게 생각하기보다는 대학생으로서 지식을 쌓는 것이라는 인식 개선을 통해 열심히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키웠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혜원 기자
hwnee72@cbnu.ac.kr








최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