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생자치기구(이하 자치기구)는 자주적인 학생활동을 대리하기 위해 존재하며, 학생들의 복지, 문화, 학사, 권리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자치기구들은 어떻게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충북대신문 대학부에서는 2학기 기획연재 특집으로 자치기구에 대해 학내구성원들의 이해를 돕고, 자치기구와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 현 상황과 더불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취재하고자 한다. 기획연재 1탄으로는 자치기구들의 청렴한 대의를 위하고 있는 ‘대의원회’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 학교 대의원회는 총대의원회와 단과대학 대의원회, 각 학과 3학년 대표로 구성되는 일반대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대의원회의 총의장과 부의장은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하고, 단과대학 대의원회의 총의장과 부의장은 각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직접선거로 뽑는다. 이렇게 구성된 대의원회는 학생회를 비롯한 자치기구들을 감사하는 역할을 하며, 우리 학교 학생 1/7 이상 모여야 성립되는 학생총회를 제외하고는 우리 학교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 학생회비 감사, 어떻게 진행되나
학생들이 대의원회 사업 중 가장 관심을 갖고 있으며 대의원회 역시 가장 중점으로 두는 사업은 ‘감사’ 부분이다. 감사는 자치기구의 세입과 세출의 검사를 하고, 자치기구의 직무를 감찰해 감사시행 세칙에 따라 자치기구의 운영 개선에 기여한다. 감사는 각 학기마다 임시, 정기로 진행되며 특별감사도 이뤄질 수 있다. 감사위원의 지위는 총대의원회와 단과대학 대의원회가 갖는다. 대의원회 역시 감사 대상이 된다. 단과대학 대의원회에 대한 감사는 총대의원회가 담당하며, 대의원회에 대한 감사는 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에서 각각 추천한 일반대의원 1인과 중앙운영위원 1인으로 총 4명이 실시한다.
감사범위로는 회계 및 예산, 사업, 선거 공약, 업무 감사가 실시되며, 채점은 총 150점 만점으로 선거공약(20점), 단위고유사업(20점), 회계장부(10점), 예.결산보고서(30점), 영수증(30점), 도안(30점), 감사준비(10점)이 배부돼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세부 감점 방식은 정해진 바가 없다. 각 대의원회의 독립성과 예외 상황 발생 시의 유동성을 위해 세부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총대의원회에서는 감사위원들의 결과를 종합해 합리적인 평균을 내 총점을 정하고, 단과대학 대의원회는 총대의원회와 비슷한 방식으로 총점을 정하거나 단과대학 별로 자체적인 점수 책정 방식을 규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구체적으로 점수 책정 방식이 통일되지 않는다면 공정성의 결여와 주관적인 의견 개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따른다. 예를 들면, 같은 금액의 영수증을 누락할 시 A 단과대학 대의원회에서는 5점을 감점하지만 B 단과대학 대의원회에서는 10점을 감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서류와 결과에도 다른 평가가 존재할 수 있다.
이렇게 실시된 감사에 따라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150점 만점으로 환산 시 90점 이하)의 점수를 받은 자치기구는 지적사항에 대해 대자보 5매 이상을 공고 게시해야 하며, 경중에 따라 경고조치, 예산정지, 예산삭감, 불신임, 해임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삭감은 2학기 감사의 경우 해당연도 자치기구가 아닌 다음연도 자치기구에게 영향을 미친다. 또한 최하등급에 해당하는 60점 이하를 받지 않는 이상, 영수증이 누락되거나 사용목적이 모호한 사안이 있어 감점을 받았더라도 대자보로 낮은 점수가 게시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불이익 없이 활동이 유지될 수도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규정에 대해 현재 학과 학생회 총무로 일하고 있는 한 학생은 “감사에서 제도적인 장치가 완벽하지 않고, 불이익도 크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각 학과 총무와 학생회 임원들의 양심에 따라 학과 학생회의 재정 투명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본다”며 “세칙과 양식, 감사내역을 학생들의 접근성이 높은 곳에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다 직접적인 불이익을 제시하기 위해 서울시립대는 감사 결과가 낮게 나온 자치기구에 사과문과 함께 교내봉사를 요구하기도 한다.
감사시행 세칙의 경우 1996년 제정된 후 2011년에 개정이 되면서 구체적인 세칙이 마련돼 4쪽에서 8쪽으로 분량이 늘었고, 이전보다 뚜렷한 기준으로 감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학생들이 찾아 확인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대의원회 운영에 대해 우리 학교 ‘Look’ 총대의원회 김택영(경영정보학과.09) 의장은 “기구별 독립성은 인정돼야 하는 문제이고, 세부적으로 세칙을 수치화해 놓을 시 예외사항에 대한 감사가 어려워진다”며 “현재의 대의원회의 권리에 대한 부분은 적당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감사 결과가 낮더라도 서류상의 이유라면 특별한 처벌이 이뤄지는 것보다는 감사결과에 대해 알리고 학생들의 관심과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만일 공금횡령과 같이 심각한 부정이 발견될 시에는 본부 측에 알려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거나 경찰에 신고도 가능하나, 아직까지 그런 사태는 일어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과 관심 부족 해결은 숙제
얼마 전 C 단과대학에서는 특정 학과에 대한 특별감사 후 결과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임시총회가 열린 도중 학과 조교와의 마찰을 빚었다. 특별감사가 시행된 학과는 매 학기 학과 정원의 대부분이 참여하는 행사가 이뤄지는데, 이를 위해 한 학생이 내는 비용이 15만 원을 넘는다. 따라서 대의원회는 해당 행사를 담당하는 학과 내 부서에 대한 감사를 시행했고 1학기 때 지적사항이 많아 예산정지 1개월을 당했다. 예산정지가 지난 후 해당 부서는 2학기 행사를 진행했고, 또다시 지적사항이 발생해 대의원회는 부서 대표 학생에 대한 해임안을 결의하기로 했다. 그때 감사장에 학과 조교가 나타나 자신의 학과 학생들에게 권한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잠시 감사가 지연됐다.
결국 해임안은 통과됐지만 이에 대해 C 단과대학 대의원회 의장은 “학과 조교의 개입은 자치기구로서 대의원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학내 구성원이 자치기구로서의 역할을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자치기구로서의 존재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의원회의 경우 자치기구 중 유일하게 견제기구로서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자치기구로서 독립성과 자율성이 더욱 요구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거나 더 심하게 발생할 경우 자치기구들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결국 학생들의 권리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학생들의 관심 부족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과 대의원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1학기 대의원회는 학생 1,526명을 대상으로 대의원회와 학생회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자 했다. 설문 결과 학년별 대의원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물은 문항의 답변으로는 ‘잘 모른다’가 31.32%(478명)로 가장 많았다. 감사결과에 관심이 있다고 답변한 학생들이 ‘감사 신뢰도 정도’에 대해 답변한 것은 5점 만점에 3.17점으로 중간 정도의 신뢰도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중앙자치기구의 감사 결과가 적힌 대자보를 봤을 때 지적 사항이 여러 개 적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높은 점수를 받아 당황했다”며 “친해서 점수를 잘 주는 것이 아닌가 싶은 의문이 들어 감사 결과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말해 감사결과의 세부적 공개와 학생들에게 감사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에 대한 필요성도 드러났다.
또한 이준수(화학과.13) 학생은 “대의원회가 붙인 대자보를 보고 학생회비가 잘 사용됐는지 확인하지만, 결과만 알 수 있어서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별로 관심이 안 생긴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감점사항에 대해서 공지하거나 자세한 설명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와 이해를 돕는다면 신뢰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자연과학대학 ‘FACT’ 대의원회 이가을(수학과.11) 의장은 “자연과학대학 대의원회는 2012년 우리 학교 대의원회 최초로 공개설명회와 공개감사를 실시해 학생회비의 사용 내역과 감사내역 공개를 통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했다”며 “올해와 지난해에도 학과별로 시간을 나눠 공개설명회 및 감사를 시행했고, 이를 학회장들을 통해서와 페이스북, 자보로도 공지해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대상인 1학년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의원회, 공정한 감사와 홍보에 노력
위처럼 대의원회는 학생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2012년 자연과학대학 대의원회가 공개감사를 실시한 이후 올해 1학기 때는 절반 정도의 단과대학이 공개감사를 실시했다. 총대의원회는 부채 배부와 대외활동박람회, 축제 때 부스 운영을 하는 등의 홍보활동을 전개해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고자 했다. 또한 생활과학대학 ‘2ffective’ 대의원회는 지난 17일 학과별로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게시판에 공개했다.
한편 직접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은 노력도 있었다. 총대의원회에서는 단과대학 대의원회와 함께 설문조사를 실시해 대의원회, 학생회비, 감사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었다. 농업생명환경대학 ‘씨스루’ 대의원회는 학기별로 사전 예고 없이 1학년 학생들에게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과 행사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학생회비를 서류상으로 감사하는 것을 넘어 실제 학생회비가 잘 운용됐는지에 대해서 감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
총대의원회에서는 감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립하기 위해 여러 대의원회와 자치기구의 의견을 종합해 문서의 경량화, 세칙 강화 등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총대의원회 김택영 의장은 “예산의 제약 때문에 각종 홍보활동을 최대한 전개하고 있으나 부족한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 의장은 “대의원회는 학생들이 직접 내는 학생회비의 공정한 사용과 자치기구의 올바른 활동을 감시하는 곳인데, 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며 “이러한 무관심으로 대의원회가 부재하는 단과대학도 있어 총대의원회의 업무가 과중되고, 단과대학 학생들 역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 본인들이 낸 돈으로 이뤄지는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학생회비가 악용이나 남용되고 있지 않은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혜원 기자 hwnee72@cbnu.ac.kr








최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