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생자치기구는 자율적인 활동을 통해 설립돼 학생들의 복지, 문화, 학사, 권리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충북대신문 대학부에서는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학내구성원의 이해를 돕고자 기획연재로 자치기구들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1탄 대의원회에 이어 2탄으로는 교지편집위원회(이하 교편위),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의 현 상황에 대해 취재해봤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교지편집위원회’
교편위는 학생자치 언론기구로서 우리 학교 교지 <개신>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64집이 제작됐고, 현재 1년에 한 번 500부씩 발간되고 있다. 교지는 학과 사무실, 도서관 등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배부되고 있다.
한편 교편위의 활동에 의문과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교편위에 관심이 생겨 지원하려 했으나 포스터나 인터넷 글 등의 모집공고를 찾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편위 측은 지난 학기 가두모집을 통해 교편위를 홍보하며 수습위원을 모집했고, 페이스북에도 모집공고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의 접근성이 높은 학교 홈페이지나 다음카페에는 수습위원 모집공고를 찾을 수 없었다. 학생회칙에 수습위원 모집을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많은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모집공고를 게시할 필요가 요구됐다.
교지 내용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교지의 내용이 학내 인물 소개나 프로그램 참여 후기, 공모전 글에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학교 교지들이 자치권과 편집독립성이 있다는 것을 활용해 ‘학과통폐합의 진실’, ‘교육부 연계 사업이 미친 부정적 영향’ 등과 같이 대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싣는 것과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2011년 중앙대학교 교지 <중앙문화>는 총장을 풍자하는 만평을 실었다는 이유로 모두 회수되고, 예산이 전액 삭감돼 자체적으로 교지를 제작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교편위 유민영(환경공학과.10) 학생은 “교지는 우리 학교를 알리기 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과 학교생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교지는 다소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재밌고 접근하기 쉬운 내용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편위는 교지 제작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바로 재정난이다. 2011년, 당시 교편위 편집장은 우리 학교 다음카페에 학생들의 반발과 불편을 감수하고 공모전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기존에 계획했던 예산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에는 교지가 한 학기당 한 번씩 발간됐지만, 예산이 축소되면서 1년에 한 번으로 변경됐다.
다른 대학들의 사정은 어떨까. 고려대학교, 건국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등은 교지대금을 따로 납부하고 있다. 금액은 학교마다 달랐지만, 1인당 2천 원 정도 납부할 수 있게 돼 있다. 우리 학교는 교지대금을 따로 납부하지 않고 학생회비 세입금액의 5.7%를 교지대금으로 분배하고 있다. 우리 학교 학생회비가 1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학생 1인당 570원씩 교지대금을 내게 되는 것으로, 우리 학교 교지대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부터 학생회비 지원이 크게 줄어든 부산대학교 교지 <효원>은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 주변의 업체들에게 광고비를 받아 교지를 제작하고 있다. 1년에 4번 2,000부씩 발간하고 있으며, 한 부당 크기와 페이지 수는 우리 학교 교지와 비슷하다.
우리 학교 교편위 유민영 편집장은 “광고비로 예산을 충당하려고 시도했으나, 본부 측과 상의 끝에 광고는 싣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예산이 적게 들면서도 많은 학생들이 교지내용을 볼 수 있게 E-Book을 제작하려고 하나 쉽지 않다”고 전했다.
입지 세우기에 나선 ‘총동아리연합회’
총동연은 본교 모든 동아리들의 소통과 협력에 힘쓰며, 연합회장과 부회장은 동아리 대표자들의 모임에서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다. 그러나 역대 총동연은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이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는 1, 2학기 감사에서 모두 F를 받아 올해 예산이 40%가 삭감되기도 해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변천사’ 총동연 변태섭(전자공학부.10) 회장은 “예산 삭감으로 사업 진행이 어려워 다른 자치기구들의 협조를 받아 예비비에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며 “이전에 총동연들은 활동이 미약해 동아리들의 협조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올해는 새로운 사업 진행과 동아리들 간의 소통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총동연은 조직 개편을 통해 분과별로 분과장을 선출해 동아리들과의 소통에 힘썼다. 또한 <충동>이라는 공연을 마련해 청주 성안길에서 문화예술분과 동아리들의 길거리 공연을 도왔다. 그리고 동아리 축제 및 가두모집에서도 스탬프투어와 퍼레이드를 마련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렇지만 우리 학교 내에서 총동연의 입지는 여전히 크지 않은 편이다. 현 총동연 회장은 “충북 지역 내의 다른 학교들만 보더라도 3명 중 1명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은 10명 중 1명이 활동하고 있어 자연스레 총동연의 입지 역시 좁은 편”이라며 “학내 구성원들이 동아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고 참여와 협조를 많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거점국립대학교인 경북대학교의 경우 총동연이 활성화돼 있다. 따라서 영화제, 체육대회, 봉사활동, 공모전 등의 사업을 시행해 동아리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 경북대학교 총동연 회장은 “최근 모든 대학이 사회적, 내부적 사정으로 동아리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북대학교는 역사를 지닌 동아리들이 아픔을 딛고 성장해 명맥이 이어지고 있어 그나마 활성화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아리는 대학생활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과 학생 자치역량 강화, 캠퍼스 전반의 운영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며 “총동연은 동아리들에게 도움을 주고 기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우리 학교 총동연은 부족한 지원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변태섭 회장은 “구학생회관이 기본적으로 노후화돼 있어 동아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시설 보수할 곳이 많다”며 “동아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세미나실이나 공연 동아리들이 연습할 곳이 부족해 소음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총동연의 활동이 활발해져 영향력이 높아진다면 동아리들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사업 내실화에 힘쓴 ‘학생복지위원회’
학복위는 대학별로 세부적인 활동 상황은 다르지만, 전체 학생들의 복지, 인권, 문화에 관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 학복위는 전반적으로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로 총학생회의 복지 사업이 늘어나며 생긴 상황이었다. 2010년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의 학복위가 폐지돼 총학생회가 사업을 이어받았고, 연세대학교 학복위는 2013년 ‘생활협동조합 학생위원회’로 바뀌었다. 또한 총학생회 산하기구로서 총학생회장이 추천한 사람이 위원장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학교 학복위도 여러 학생회들이 복지공약을 우선으로 내세우며 역할이 축소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학복위 이현지(체육학과.11) 위원장은 “예산문제 때문에 큰 복지 사업들은 총학생회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필요한 복지 사업이 있다면 총학생회와 함께해 사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우리 학교 ‘人’ 학복위에서는 ▲학생수첩 배부 ▲중앙도서관 및 형설관 사물함 관리 ▲택배 대리수령 ▲조식마차 ▲학교개선사업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학복위 역시 인력부족이라는 내부적인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에 따라 작년까지 학복위의 업무시간은 10시부터 18시였으나, 올해는 12시에서 16시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연장을 해달라는 학생들의 건의가 있어 다시 12시부터 18시로 늘리게 됐으나, 학복위 이현지 위원장은 “아침시간에 근무를 서면 방문자가 거의 없었고, 시간이 길 때는 한 명이 근무를 서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져서 근무시간 축소를 결정했다”며 “임원이 적어 도서관 관련 사업 때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학복위는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학교 학생회칙에 따르면,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선출한 후 중앙운영위원과 중앙위원의 선거를 통해 임명되며 위원들은 위원장이 임명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현지 위원장은 “학복위는 학생회들처럼 특색 있는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학교 업무와도 연관된 지속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내부적으로 위원장을 선출하고 있다”며 “위원들의 경우 몇 해 전부터 공개모집으로 선발하고자 했으나 회칙상 문제가 있어 추진하지 못해 아쉽고, 이는 학복위의 홍보와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학기 감사 때 학복위는 여러 지적사항으로 D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1학기 감사 때는 B+등급을 받으며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물품대여를 온라인 예약 시스템으로 진행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했고, 몇 해 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해오던 사물함 자물쇠를 비밀번호로 교체하는 사업도 완료했다고 학복위 측은 밝혔다.
이현지 위원장은 “올해는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의 부족한 물품을 메꾸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내실화에 힘썼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 연도에는 예산을 새로운 복지 사업에 투자한다면 학복위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현실적인 예산의 제약, 대학들의 전반적인 상황으로 인해 앞에서 다룬 세 곳의 학생자치기구들은 설 자리가 좁아지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나 세 기구들은 자치기구로서의 역할이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해 중요할 것이라며, 소통과 홍보를 통한 학생들의 참여 독려와 사업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교편위, 총동연, 학복위가 어려움을 넘어 입지를 다지고, 이어 학생들이 먼저 찾는 기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최혜원 기자








최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