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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란
선택의 자유 없는 우리 학교 계절학기
제 886 호    발행일 : 2014.12.01 

A 학생은 계절학기를 신청했지만 교수의 수업 방식과 맞지 않아 학사과에 수강신청 취소에 대해 문의했다. 하지만 등록금을 납부한 이후라는 이유로 수강신청 취소가 쉽지 않았고, 심지어 환불을 받지 않고 수강신청만 취소하는 것도 어렵다는 답을 받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처럼 우리 학교 계절학기는 등록금 납부 후 수강신청 취소 불가, 낮은 강의계획서 제공 비율 등의 문제점이 매 학기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계절학기는 어떤 절차를 통해 운영되고, 학생들이 느끼는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방안은 없는 것인지 취재해봤다.

 

  계절학기 강좌는 제1차 수강신청이 진행되기 약 한 달 전에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개설희망 교과목 조사를 실시한다. 개설희망 교과목으로는 1, 2학기 교양과목과 직전 학기 전공과목이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마련된 교과목 중 개설을 원하는 교과목을 개수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다.
  학사과는 수요조사 결과를 해당 학과로 보내게 되고, 해당 학과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담당교수, 수업 분량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한 후 희망교과목 중에서 개설할 수 있는 교과목만 개설 의사를 표하게 된다. 수요조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부득이한 이유로 학과에 교과목 개설을 요청할 경우에도 5명 이상이 모이면 교과목 개설이 가능하다.
이 과정을 거치고도 강좌는 바로 개설되지 않는다. 제1차 수강신청을 통해 수강신청 인원이 한 강좌당 30명 미만인 경우 교과목은 폐강된다. 수강신청 인원 30명이 넘었더라도 이후 등록금을 납부한 수강생이 30명 미만이면 그 교과목은 폐강된다. 이렇게 결정된 폐강 교과목을 뺀 나머지 교과목을 대상으로 제2차 수강신청이 진행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실시되는 이번 동기계절학기 수요조사를 보면 1,288명의 학생이 1,000여 개의 교과목 중 244개의 교과목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설예정 교과목은 한 강좌당 수강희망 인원이 5명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최종 선정된 개설예정 교과목은 66개에 불과했다.

 

수강 신청한 강좌의 담당교수도, 강의실도 알 수 없는 학생들

  앞서 언급한 절차를 살펴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올해 동기계절학기 시간표를 살펴보면 담당교수 칸 대다수가 비어있거나 실제 강좌의 담당교수가 아닌 해당 학과의 학과장을 맡고 있는 교수가 담당교수로 표기돼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이들 대다수는 ‘영어읽기와 토론’, ‘일상생활의 심리학’, ‘수학Ⅰ’ 등으로 분반이 필요한 강좌이다. 이러한 강좌는 교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수강신청을 최종으로 받은 후에 학생 수에 따라 분반을 하고, 12월에서야 담당교수를 지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동기계절학기도 최종 강의계획서는 이달 15일에 제공된다.
  강의계획서는 담당교수, 수업진행 방식 등의 정보를 미리 파악해 수강신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에 수강신청 전 당연히 제공돼야 하는 정보다. 하지만 우리 학교 계절학기의 경우 일부 강좌의 강의계획서가 수강신청 이후 확인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더욱이 등록금을 납부한 후에는 취소가 불가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수의 수업 방식이나 강의 수준이 맞지 않아도 해당 강좌를 계속 수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회과학대에 재학 중인 익명의 한 학생은 “계절학기 강좌가 시작되는 첫 날 수업을 듣고 보니 교수님의 수업 방식이 맞지 않았는데 등록금 납부 후에는 취소가 되지 않아 더 힘들었다”며 “등록금과 학점 때문에 계속 수강하려 했으나 시간 낭비인 것 같아 아예 출석하지 않고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담당교수와 강의실 정보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수강신청을 하면서 해당 학생에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수강취소는 아예 불가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학사과 측은 “가능한 한 강의계획서를 수강신청 일주일 전에 올려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분반이 필요한 교과목의 경우 수강인원에 따라 강좌 수를 나누고 그에 맞게 담당교수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학교 계절학기는 강사료, 국고 세입 등을 오로지 수강료에서 충당해야 하는 시스템”이라며 “더욱이 학점당 2만 원의 등록금도 타 대학보다 훨씬 저렴해 강좌를 개설한 후 취소하는 학생이 생기면 재정적 타격이 심하기 때문에 군 입대, 취업, 인턴 등 객관적인 사유가 없는 학생들은 수강신청 취소가 불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강의계획서 제공 비율, 우리 학교 28.6% vs 충남대 89.4%

  그렇다면 타 대학의 계절학기 시스템은 어떨까. 우리 학교와 같은 지역거점국립대인 충남대학교(이하 충남대)의 계절학기 시스템을 취재해봤다. 충남대의 경우 온라인으로 교양 강좌 수요조사를 실시해 한 강좌당 30명 이상이 희망하면 강좌가 개설된다. 전공 강좌의 경우 신청 서식을 작성해 학과로 신청하면 되는데 교양 강좌와는 달리 한 강좌당 20명 이상이 희망하면 강좌가 개설된다. 이후 담당교수, 시간표 등을 확정짓고 수강신청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 강의계획서가 제공된다. 실제로 기자가 우리 학교 제2차 수강신청이 끝나고 일주일 후 우리 학교와 충남대의 동기계절학기 시간표를 확인한 결과 충남대의 경우 85개의 강좌 중 9개 강좌(10.6%)가 강의계획서를 제공하지 않은 반면 우리 학교는 84개 강좌 중 60개 강좌(71.4%)가 강의계획서가 없어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또 우리 학교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수강신청 취소와 관련된 사항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리 학교의 경우 객관적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사유에 한해 취소가 가능한 반면 충남대의 경우 교수의 수업방식이나 난이도가 맞지 않는 등의 개인적인 사유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수업일수 별 환불액만 달리해 취소가 가능하다. 이처럼 우리 학교는 강좌 개설 절차상의 문제, 등록금 납부 후 취소 불가의 문제에서 충남대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외에도 개설된 전공과목이 많지 않거나 아예 없어 불편함을 겪는 학생들도 있었다. 영어영문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이송희(중어중문학과.12) 학생은 “복수전공하면서 들어야 할 학점이 많다 보니 계절학기를 이용하고 싶은데 전공 학과와 복수전공 학과가 둘 다 인문대라서 강좌 개설 자체가 아예 돼 있지 않다”며 “심지어 학기 중에도 두 학과의 시간표가 맞지 않아서 학점 이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계절학기의 비효율성에 대해 의견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인문대에는 교직이수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계절학기에 강좌가 개설된다고 해도 수강인원이 너무 적게 지정돼 있어 수강신청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졸업을 늦게 하는 길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이에 학사과 측은 “전공 강좌의 경우 학과에서 학생들의 요구가 있다면 개설될 수 있지만 교양 강좌와 달리 4주 안에 1학기 분량의 진도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들 모두 수업에 임하기 전 준비기간이 짧아 교수도 계절학기 전공 강좌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사과 측은 “학과에 수강신청 시작 전에 강의계획서를 제공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음에도 그렇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고, 학생들은 계절학기의 주체임에도 수요조사에 참여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동기계절학기 수강생인 약 3,800여 명의 절반도 안 되는 1,288명만이 수요조사에 참여했다”며 학과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계절학기를 총괄하고 있는 학사과 측의 절실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 학교와 규모가 비슷한 충남대의 계절학기 시스템과 비교해 봤을 때 그 필요성은 더 부각된다. 우리 학교 학사과는 수강인원이 많은 강좌의 분반 문제 때문에 수강신청 전까지 학생들에게 강좌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충남대의 경우 분반이 필요한 교과목이 다수 마련돼 있음에도 수강신청 일주일 전 강의계획서가 제공됐다. 또 재정 문제로 인한 수강신청 취소 문제도 충남대 수강료가 학점당 2만 3천 원으로 우리 학교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우리 학교 계절학기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나게 했다. 이에 학사과 측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에 앞으로 강좌 개설 절차, 강의계획서 제공 등의 부분에서 담당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개선 방향을 고려해보겠다”고 전했다.
 

김혜란 기자

khra0131@cbnu.ac.kr

qtqyfnkfq    2024-02-20 16: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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