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선거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진행을 위해 선거시행세칙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 학교 선거시행세칙은 1985년에 제정됐으며 필요성에 따라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와 총대의원회에 의해 조금씩 개정돼 왔다. 이러한 선거시행세칙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의 주도 아래 학생회 선거의 전반적인 상황에 반영된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대표를 뽑는 선거의 주축인 선거시행세칙과 중선위는 그 목적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까. 이에 선거시행세칙과 중선위가 그들의 역할 수행에 부족함이 없는지 알아봤다.
‘중앙선관위장=현 총학생회장’ 선거의 투명성 흐리는 관례
우리 학교 선거시행세칙 제2장 제5조 1항에서는 ‘중선위는 선거제반사항에 관한 모든 업무를 관장한다’고 말하고 있다. 학생회 선거에 중선위의 역할과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조항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선거시행세칙 제2장 제3조 2항과 제2장 제4조에 따라 중선위는 총학생회장, 총부학생회장과 중운위로 구성되고,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하 ‘중앙선관장’)은 총학생회장이 맡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 선거의 선거관리위원장이 되는 형태인 것이다. 이처럼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힐 수도 있는 문제 때문에 중선위는 항상 그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공정성.투명성.중립성 논란의 중심에 있어야만 했다. 이에 중어중문학과에 재학 중인 익명의 한 학생은 “총학이 중선위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 신뢰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그래서 중선위에도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실제로 경북대의 경우 선거시행세칙 제3장 제6조, 제7조에 의해 총학생회장과 각 단과대 학생회 회장,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이 반드시 1인씩 추천해 중선위를 구성하며 중앙선관장은 중선위 위원 중 선출하게 돼 있다. 이는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관련된 인물이 중앙선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2015 총학 선거에서는 총부학생회장이 중앙선관장을 맡았다. 하지만 총학 선거에 대한 투명성을 둘러싸고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져 결국 총부학생회장은 중앙선관장을 사퇴했으며,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몇몇 대학에서는 중앙선관장을 따로 선출하고 있다. 전남대의 경우 선거시행세칙 제2장 7조 2항에 따라 중앙선관장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선출하며 총학과 이해관계가 없는 학생들이 중선위를 이끌어 선거 운영의 투명성을 더하고 있다.
애매모호한 선거세칙, 개선 필요성 대두돼
이처럼 선거시행세칙의 반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선위의 선정에서부터 신뢰성을 판가름하기 어려운 가운데 선거시행세칙의 허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 학교 선거시행세칙 제4장 제12조 1항에서는 교외에서 선거관련 선전물을 붙이는 경우와 교외 선거관련 ‘일체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5 총학 선거운동 당시 선본의 임원들이 선거운동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몇몇 학생들은 선거시행세칙 위반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중선위인 ‘ON&ON’ 전 총학은 특별한 선거관련 행위가 아닌 선거운동복을 입고 교외로 나가는 것은 상관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ON&ON’ 전 총학 최정환(정보통신공학부.10) 회장은 “선본 임원들이 밥을 먹으러 갈 때나 귀가할 때의 불편함이 있어서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응답하라 3057’ 총학이 중선위로 있을 당시의 해석과 달라 학생들에게 혼선을 빚었다.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선거운동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 또한 홍보 중 하나이기에 때문에 선거시행세칙을 엄격히 적용하든지 아니면 수정하든지 해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같은 사항에 대해 전북대 선거시행세칙 부칙 6, 7항에서는 ‘선거운동복은 입후보자와 대동한 수행원 1인에 한해 착용가능하며 복도, 화장실, 선본방을 제외한 모든 실내외에서 착용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해 선거운동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 선거운동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가능성을 차단해 놓고 있다.
우리 학교 선거시행세칙의 허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선거시행세칙 제4장 제8조에서는 ‘유세는 개인유세와 합동유세로 나뉘며, 그 시기는 11월 13일 00시부터 11월 26일 23시 59분까지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선본은 모든 현수막, SNS 페이지 등을 11월 27일 00시까지 내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 총학 선거 당시 ‘KnowHow’ 선본의 임원이 개인 SNS에 총학 선거 관련 글을 공유했고, 이를 11월 27일 00시까지 내리지 않아 문제가 제기됐다. 중선위는 이에 대해 ‘선본 페이지에 다른 기관의 글을 전문 공유하는 것에 대해 선본 페이지만을 대상으로 지시가 전달됐으며 임원들의 개인 SNS는 지시 사항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선거시행세칙에도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컴퓨터 통신을 통한 선거운동 관련 시행세칙을 살펴봐도 그 적용의 구체적인 대상이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선거시행세칙 적용에 있어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공과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선본 임원들이 정입후보자나 부입후보자처럼 등록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본을 함께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개인 SNS 사용에 있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인 것 같다”며 “이처럼 애매모호한 조항은 개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김세연(정치외교학과.13) 학생도 “선거시행세칙을 모두 바꾸진 않더라도 현재의 조항들을 더 세세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선거시행세칙은 정.부입후보자뿐만 아니라 선본의 임원들도 제대로 숙지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상황에 충남대 선거시행요강 제6조 6항에 입후보자, 참모장 및 선거운동원이 원서 교부일부터 후보자 확정 공고일까지 후보자와 관련된 여론조사 및 그에 대한 선전, 사이버 공간에서 선거운동 또는 유사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선거세칙과는 다르게 선본 임원에 대한 규제 또한 구체적으로 제정해 놓은 것이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선거시행세칙은 어떤 해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선거시행세칙 반영에 객관성을 유지할 수 없게 하며 중선위나 선본이 선거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불편함을 야기한다. ‘ON&ON’ 전 총학 최정환(정보통신공학부.10) 회장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조항을 만들 수 없기에 이번에 중운위로서 최대한 개정을 하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애매모호한 선거시행세칙으로 불편했다”고 말했다. ‘KnowHow’ 총학 이우주(농업경제학과.12) 회장 또한 “선거시행세칙에 제정된 현수막 개시 시간이나 장소, 홍보물 규격 제한 등 선본이 선거운동을 진행함에 있어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며 “선거운동을 함에 있어 정말 구체적인 제재가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사이에 조절을 통한 선거시행세칙 개정이 일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선거에 출마하고, 이를 진행하는 주체들도 선거시행세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거의 모든 상황은 선거시행세칙 안에서 결정.집행되고 그 속에서 학생을 대표하는 대표자가 선출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중선위의 선정부터 애매모호한 일부 선거시행세칙까지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에는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진행을 위해 유권자인 학생들도 이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김도연 기자 khra0131@cbnu.ac.kr
신지선 기자 wltjs7475@cbnu.ac.kr








김도연&신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