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우리 학교 동아리 가두모집행사가 열렸다. 이번 동아리 가두모집에는 총 66개의 동아리 중 60여 개의 동아리가 참석했다. 지난해와 달리 ‘29동성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에서 동아리별로 행사 구역을 3m로 정해놓아 질서정연한 모습이 돋보였다. 동아리연합회칙에는, 대학인이 자유, 정의, 진리를 개척 및 실천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그 사회의 문화를 선도할 사명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한 초보적 묶임을 ‘동아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동아리는 대학생활의 꽃이며 나이가 비슷한 학생들이 열정과 낭만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에 지난 860호 “오래된 동아리방, 학생들의 안전도 ‘삐걱’”에서 다뤘던 오래된 구 학생회관 동아리방에 대한 문제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파악해보고, 기사에 나왔던 소음문제가 고쳐졌는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문제점은 없는지 취재해 봤다. 또한 동아리 내에서 가두모집 당시와 그 이후 많이 발생한 문제점과 그 원인은 무엇인지 검토해 봤다.
“구 학생회관 동아리방을 가면 항상 쓰레기가 쓰레기통에 넘쳐나서 냄새가 나요”
동아리에 대한 낭만을 갖고 구 학생회관 동아리방을 찾아간 신입생 A 학생은 들어가자마자 쓰레기들이 쌓여있는 것에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주위에 쓰레기가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릴 뿐만 아니라 심지어 쓰레기통은 하루가 지나도 비워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쓰레기처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주요 원인은 ‘포화 상태’에 이른 구 학생회관 ‘공간이용’ 문제 때문이다. 6개 분과별로 나눠져 있는 총 62개 동아리와 가모집 상태에 있는 동아리를 모두 포함하기에는 구 학생회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우리 학교는 탈마당 옆에 있는 교육대학원 S7-2동에 부족한 동아리방을 채워 보충하고 있지만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에 많은 동아리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쓰레기가 정해진 수용치를 초과해 흘러넘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동아리 수마다 배정된 쓰레기통의 개수도 적고 쓰레기통의 크기도 작기 때문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느티목 바둑반’에서 활동 중인 이혜민(중어중문학과.13) 학생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지만 놓을 공간이 없어 다시 가지고 들어왔다”며 “청소하는 것과 관련해 총동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동아리 자체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에 제29대 29동성 총동아리연합회 정한빛(환경공학과.11) 회장은 “어느 정도 관리가 미흡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동아리 수가 많아 쓰레기통을 비워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채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 학생회관 전체를 청소하는 분은 한 명밖에 없는 상황이고 더군다나 주말은 청소를 하지 않아 학생회관이 더 더러워 보이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총동에서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자체적으로 구 학생회관 전체를 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아리방 자체도 동아리 인원수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리 인원이 한 동아리방에 다 들어갈 수 없다보니 남은 인원들은 어쩔 수 없이 구 학생회관 계단, 1층 회의실과 로비, 2층 로비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통기타 동아리인 ‘아르페지오’에서 활동 중인 이선표(미생물학과.14) 회장은 “기타를 처음 배우는 1학년이 30 명에서 40명 정도가 되는데 그 많은 인원을 가르칠 연습공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아리 활동이 실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발생하다 보니 소음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 춤, 공연과 같은 문화 분과 동아리가 공간 부족으로 인해 다른 동아리들이 같이 사용하는 공동 공간에서 연습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선표 학생은 “통기타를 치면서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1층 회의실과 지하에 1학년이 다 들어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되도록이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소규모 팀으로 묶어 개인 연습을 시킬 것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지속되고 있는 소음 문제에 대해 총동 정한빛 회장은 “문화 분과 동아리가 공연을 하는 특정 기간에 1층 회의실과 지하를 사용하는 것이 현재까지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밀물과 썰물이 공존하는 동아리 신입생 모집
한편 가두모집이 시작되면 분과별 동아리들은 신입생 또는 재학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열띤 홍보를 한다. 중앙도서관 앞 길을 걸어가다 보면 동아리들이 천막 밖으로 나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대부분 동아리들은 학생들이 동아리 지원서를 쓰면 그 학생이 동아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그에 따라 향후 동아리행사 또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학생들은 가두모집 때 ‘밀물’처럼 동아리에 가입했다가 정작 가두모집이 끝나고 신입생 환영회를 하거나 동아리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지원서는 100장이 넘지만 신입생 환영회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 동아리 신입생이 아니라 본래 동아리원인 경우가 대다수인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L.E.O’ 동아리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진(안전공학과.14) 학생은 “신입생 지원서를 통해 인원을 조사하고 신입생 환영회 뒤풀이를 예약하는데 갑자기 인원이 많이 빠지면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번 가두모집은 예전에 비해 한 주 앞당겨 진행돼 과 행사랑 겹쳐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별로 안 오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동아리를 들어가도 자신들이 원했던 동아리와 맞지 않아 ‘동아리 자체’에 실망을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봉사동아리를 들어갔지만 동아리 전체 활동에서 주가 되는 것은 술자리 밖에 없었다”며 “술자리에 나오지 않으면 동아리원들과도 친해질 수 없어서 활동을 포기하고 나오게 됐다”고 이유를 말했다. 술자리가 주가 되는 동아리문화에 대해 총동 정한빛 회장은 “지난 3일 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대부분의 동아리 대표자가 발표한 활동 내용은 동아리의 목적과 부합했다”며 “동아리에 들어간 후 정기적 모임을 나가게 되면 동아리 활동이 술만으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이 동아리를 단순한 취미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유있는’ 학년제한과 학년평등
또한 동아리 내에서 신입생을 받는데 학년제한을 두는 것에 대한 상반된 입장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가두모집 때 평소에 가입하고 싶었던 동아리를 찾아갔지만 4학년은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얻은 것에 대해 고학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3학년으로 복학하는 학생들조차 학년제한이라는 문턱에 걸려 불만만 품고 돌아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학년에 제한을 두고 있는 ‘L.E.O’ 동아리 회장 이재진 학생은 “L.E.O 동아리는 신입생들의 리더십 함양을 목표로 한다”며 “동아리 임원들은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기회와 경험을 ‘1학년과 2학년’이 누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2학년이 아닌 학생이 들어온다면 그런 프로그램의 의미가 변질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동아리 목적과 특성 상 학년제한을 두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로타렉트’ 동아리는 학년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학년들을 뽑고 있다. 로타렉트 회장 김지태(산림학과.11) 학생은 “로타렉트는 사회봉사시간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며 “3,4학년 중 사회봉사시간이 필요한 학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지원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아리 분위기가 3, 4학년이 들어오면 거부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형, 아우, 동생하며 잘 융화될 수 있는 가족 같은 분위기이기 때문에 딱히 학년 제한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심명필(농업경제학과.12) 학생은 “4학년이 되면 바빠지고 취업 준비를 하느라 활동제약이 많아져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면은 이해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4학년 학생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학년제한을 없애고 기회의 평등성을 누구에게나 줘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학년제한과 학년평등이라는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정한빛 회장은 “기수제로 이뤄지는 동아리가 3,4 학년을 받는다면 선배 기수와 후배 기수 사이의 나이 문제로 인해 혼선이 생길 것 같다”며 “학년제한과 학년평등 둘 다 동아리 특성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아리는 평소 자신이 관심있던 취미활동을 남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인관계도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은 동아리방에 모여 서로 소속감을 확인하기도 하고 대학생활 중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기도 한다. 현재 우리 학교는 포화상태에 이른 구 학생회관 공간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한 소음문제, 동아리 가두모집 당시와 그 이후에 나타난 문제점 때문에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아리와 총동 더 나아가 학교 측까지 모두 한 마음으로 문제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활의 꽃인 ‘동아리’가 시들지 않고 꽃필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신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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