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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연&엄태은&조수진
‘학생회’비가 아닌 ‘학생’ 회비를 위해
제 897 호    발행일 : 2015.10.05 

지난달 14일 발행된 제896호 충북대신문에서는 학생회비 기획연재 ① ‘자신의 권리를 위한 의무, 총학생회비’ 기사를 통해 감소하고 있는 총학생회비 납부율과 그에 따른 학생자치기구들의 예산 부족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예산 부족은 비단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총대의원회 등 학생자치기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과 학생회 또한 여러 행사를 학과 학생회비(이하 학과회비)로 충당하다보니 예산 부족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은 다르다. 학과회비는 학과의 여러 행사를 위해 자율적으로 거둬지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학과회비 납부가 반강제적이며 투명하게 운영되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제897호에서는 학생회비 기획연재 ② 학과회비를 둘러싼 학생과 학과 학생회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보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4년치 한 번에 걷는 학과의 평균 학과회비 20만 5천 원


  충북대신문 대학부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23일까지 학과회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각 단과대를 방문해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과 각 학과 학생회 임원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4년치(건축학과의 경우 5년)를 한꺼번에 납부하는 학과의 학과회비 평균은 20만 5천 원이었다. 이러한 학과회비는 전년도에 학과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사용한 금액을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해 정해지며 학과마다 진행하는 행사도 다르고 인원수도 다르기 때문에 학과마다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책정된 학과회비는 학과 학생회 임원의 계좌로 납부하며 납부는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학과회비 납부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학과회비 납부는 공식적으로는 자율 납부이지만 학과 학생회의 운영이 학과회비로만 이뤄지는 만큼 일부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황수경(경영학부.11) 학생은 “학과회비를 자율적으로  내도 되고 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학생회로부터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았다”며 “그 당시는 알지 못했는데 학생회에서 전화했을 때 스피커폰으로 해놓고 학생회 임원들이 통화내용을 함께 듣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듣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율적으로 납부하라고 해놓고 엠티 갈 때는 학과회비를 낸 학생보다 안 낸 학생의 참가비가 더 비싸서 말은 자율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안 낸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익명의 한 학생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 학과회비 사용에 대해 안 좋은 얘기들만 들었는데, 입학한 후 빠지지 말고 모두 내라는 이야기 외에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학과회비를 걷어 기분이 언짢았다”며 “어쩔 수 없이 학과회비를 내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꽤 큰 금액을 아무것도 모른 채 내는 입장에서는 돈을 뺏어간다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과회비를 1학년 때 납부하게 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과회비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을 들을 기회도, 홍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던 것 또한 학생들의 회의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데에 한몫했다. 안지현(영어영문학과.14) 학생은 “내가 낸 학과회비로 혜택을 받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고 감사결과를 알려줘도 와 닿지 않아서 학생회에서 학생들에게 학과회비에 대해서 쉽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1학년 때 학과회비를 내지 않았더니 학회장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았는데 학과회비를 납부해달라는 말 이외에 다른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문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 또한 “학과 학생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 학생회 임원들만 모이는 자리인데도 그 경비를 학과회비로 쓴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학과 학생회 임원들도 학과회비를 둘러싸고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학과 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해 별다른 대가 없이 봉사하고 노력하는 것을 알기에 무조건 안 좋게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감사결과도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과연 사실일지 의심이 들어 학과회비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사회과학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우리 과의 학과회비 사용 내역 감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는데 사과문을 게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을 봤다”며 “A, B등급 이외에 낮은 감사등급을 받아도 사과문 이외에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학생회의 학과회비 사용에 대해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각 학과는 학과회비 사용에 대해 단과대 대의원회의 감사를 받게 되는데 모든 단과대 대의원회는 ‘충북대학교 학생자치기구 감사시행 세칙’을 원칙으로 하지만, 각 단과대 대의원회의 재량에 따라 이뤄지는 부분도 일부 존재한다. 감사 결과 처리에 대한 세칙을 살펴보면 제4절 제29조 ‘감사결과 60점 이하인 자치기구는 지적사항에 대해 자보용지 5매 이상 해당 자치기구 소속 건물과 그 대표성을 나타내는 공간에 공고 게시해야 하며 경중에 따라 경고조치, 예산정지, 예산삭감을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감사결과 점수 삭감 원인이 중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사과문을 게시하는 것에 그치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의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학내 구성원의 관심이 절실한 학생회비


  하지만 학과 학생회의 입장은 또 다르다. 학과 행사가 진행될 때 학과 사무실의 지원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학과회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예산에 부족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학생들로부터 거둬들인 학과회비는 단과대 대의원회, 총대의원회의 철저한 감사를 거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신준섭(정치외교학과.11) 회장은 “물가도 오르고 삶의 질도 오르고 학과 행사의 질도 오르다 보니 학과회비도 이에 맞춰 오르긴 했지만 항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엠티 비용을 따로 걷는 것도 숙소 대여, 버스 대여 등의 포괄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데에 학과회비의 절반 이상이 사용되기 때문이며 한정된 학과회비로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복지를 제공하기엔 항상 예산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심리학과 학생회 서윤희(심리학과.13) 회장도 “직접 학생회를 운영하다 보니 20만 원의 학과회비로 1년을 운영하는 것은 정말 벅찬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며 “엠티를 가게 될 경우 식재료 값을 제외하고 1인당 4만 원 정도가 소요돼 100명 정도가 엠티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총 400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심리학과의 경우 1년에 걷히는 학과회비는 최대 약 800만 원이기 때문에 엠티 비용을 추가로 거둬들이지 않는다면 나머지 행사를 진행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학생회 임원이 아닌 학생들도 학과 운영과 자신의 복지를 위해 학과회비는 꼭 필요하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최가영(환경공학과.15) 학생은 “공동생활을 한다면 회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과회비를 걷는 것은 좋은 제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상빈(소프트웨어학과.15) 학생은 “학과회비를 한 번에 걷어 처음에는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후 학과회비를 더 걷지는 않으니 괜찮은 것 같다”며 “학과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공개 감사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학과회비가 비싸다거나 학과회비의 사용에 대해 의심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송민이(정치외교학과.12) 학생도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학과 행사에 사용되는 비용을 봤는데 학과회비가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과회비를 걷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20일 총학생회칙이 개정됐다. 개정된 내용 중에는 학과회비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각 학과, 학부의 재정을 단과대 운영위원회가 정한 회비와 보조금으로 한다는 내용 이외에 ‘학과(부) 학생회비는 자퇴, 편입, 전과 등을 할 경우 회비를 8학기로 나눠 이수 학기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회원에게 돌려줘야 한다. 학생회비 납부 및 반환은 반드시 계좌를 통해야 하며 개별 납부 영수증을 발행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제31대 ‘청백리’ 총대의원회 유성민(토목공학부.10) 의장은 “4년치 학과회비를 한꺼번에 내는 학과가 대다수인데 전과, 편입 등의 이유로 학과를 옮긴 학생들의 학과회비 환불 규정이 불명확한 점이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대다수의 학생자치기구 임원들이 동의해 정기총회를 거쳐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해당 회칙은 지난해 11월 20일 정기총회에서 회칙 변경 내용에 대한 찬반 투표의 개표가 마무리되는 순간부터 우리 학교 모든 학과에 적용된다. 때문에 올해 전과, 편입, 자퇴 등을 통해 학과를 변경한 학생들은 이수 학기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충북대신문으로 한 제보가 도착했다. 생활과학대에서 인문대로 전과한 학생은 “최근에 총학생회칙 개정 내용을 알게 됐는데 아직까지 학과회비가 환불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며 “과사무실로 문의를 드렸지만 학생회로 연락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청백리’ 총대의원회에 해당 제보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했다. ‘청백리’ 총대의원회 유성민 의장은 “총대의원회 쪽으로 제보가 온 것이 없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했다”며 “학과회비를 총학생회칙에 따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은 총학생회칙 자체를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해당 학과 학회장을 해임할 수도 있고, 해당 학과 학생회 기능을 일시 정지시키거나 예산을 삭감할 수도 있는 중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과회비를 돌려받지 못한 학생들이 실명으로 제보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총대의원회에서 우리 학교 모든 학과를 일일이 감사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는 총학생회칙 개정 내용에 대한 홍보와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정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해 학과회비 환불을 요구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고, 학생회 임원 또한 학과회비의 환불 과정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부 학생회 김동현(경영학부.11) 회장은 “자퇴, 편입, 전과하는 학생들에게 학과회비를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과 특성상 경영학부에서 다른 과로 전과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전과의 경우는 생각해본 적이 없고, 누가 편입을 하고 자퇴를 하는지도 일일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돌려달라고 찾아오는 학생도 없고 돌려준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 걸 보니 학생회 차원의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심리학과 학생회 서윤희 회장도 “아직까지 학과회비를 환불해달라는 학생은 없었는데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이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알더라도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를 모르거나, 학과를 떠나는 입장에서 학과회비를 돌려 달라고 말하는 게 꺼려지는 것 같아 홍보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청백리’ 총대의원회 조한나(사학과.12) 부의장은 “총대의원회는 학생회비를 감사하는 곳이면서 운영을 위해 학생회비를 사용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 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회비에 대한 게시글도 올리고, 오프라인에서 부스를 열어 홍보도 했지만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학기에도 온.오프라인 홍보를 계속 하려고 계획 중인데, 우리 학교 총학생회도 이 부분에 대해 함께 상생하려는 노력을 조금 더 해줬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전했다.
  또 여러 학과 학회장들도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을 남겼다. 심리학과 학생회 서윤희 회장은 “많은 학생들이 학과회비의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우편으로 신입생 부모님들께 학과회비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며 사용 후에는 대의원회 감사를 통해 학과회비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렸고 학기 중에 정기 감사가 끝나고 나서도 감점 사항에 대해 SNS를 통해서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며 “학생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점은 학생회들은 예산을 최대한 아끼고 투명하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대의원회 감사결과 한 장만으로 학생회를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이 그동안 학과회비를 사용한 과정이나 노력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경영학부 학생회 김동현 회장은 “감사를 받기 때문에 투명성은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지만, 선배들에게 학과회비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학과회비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의심은 환영하지만 유언비어는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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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khra0131@cbnu.ac.kr
엄태은 기자 xodms9245@cbnu.ac.kr
조수진 기자 tsk03039@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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