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학생은 우리 학교 B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지난 학기 동안 자신의 전공 공부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융합형 인재’가 화두로 떠올라 우리 학교 ‘연계전공’ 제도를 신청하게 된다. 그는 전공 공부와 더불어 연계전공까지 공부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제도 탓에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에 충북대신문 대학부에서 연계전공이 무엇인지, 우리 학교 연계전공 제도가 어떻게 마련돼 있으며 왜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지 취재해봤다.
연계전공이란 무엇인가
우리 학교는 ▲복수전공 ▲연계전공 ▲학생설계전공으로 구성된 다전공 이수제도와 부전공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전공 이수제도와 부전공 제도 모두 자신의 제1전공 이외에 타 학과 전공을 제2의 전공으로 삼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연계전공’은 세 개 이상의 학과가 연계해 구성된 전공으로, 기존 학과 간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마련된 제도이다. 하나의 정해진 전공이 아닌 여러 학과가 협력해 만들어낸 새로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실버산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우리 학교 아동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가정해보면, ‘체육교육과’, ‘주거환경학과’, ‘소비자학과’, ‘아동복지학과’, ‘식품영양학과’가 연계해 구성한 ‘노인복지’ 연계전공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이 학생은 아동복지학과 전공과목 이외에 체육교육과, 주거환경학과, 식품영양학과의 전공과목 및 신설된 연계전공 과목들을 이수해 새로운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연계전공은 학생들에게 폭 넓은 시야를 갖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에 대한 이해도도 높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사회적 요구 또한 높아 연계전공 제도를 신설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학교도 1999년 ‘노인복지’라는 연계전공을 신설하며 연계전공 제도를 도입했다. 2015년 2학기 현재에는 ▲노인복지 ▲공통사회교육 ▲공통과학교육을 포함해 ▲농촌관광개발 ▲위기관리 ▲문화유산관리의 공간정보학 ▲미래영농학 ▲사회적기업 ▲빅데이터 ▲정보 콘텐츠 SW특화 ▲동북아 역사.문화연계전공 ▲보안컨설팅 ▲벤처비즈니스 ▲해외농업개발.협력 전공 총 14개의 연계전공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8월 기준으로 대략 400여 명의 학생이 연계전공을 이수하고 있다.
선택의 폭도 좁은데 수강신청도 어려운 연계전공
우리 학교가 연계전공 제도를 도입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연계전공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만을 담당하는 부서는 올해 9월에서야 ‘창의융합교육본부 융합교육센터’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이전까지는 우리 학교 교무과에서 관리하고 있었지만, 업무를 전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이에 연계전공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들의 불편함이 오랜 시간 동안 누적돼 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연계전공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은 어떤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연계전공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들은 약 400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은 학생이 이수하고 있는 연계전공은 ‘정보 콘텐츠 SW특화’와 ‘빅데이터’인데, 각각 43명과 35명의 학생이 이수 중에 있다. ‘빅데이터’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이수하는 연계전공임에도 불구하고 개설과목이 적어 학생들의 불편함이 적지 않다. 빅데이터의 경우 최저이수학점이 36학점인데도 불구하고 총 39학점의 과목만이 개설돼 있어 과목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러 과목끼리 시간표도 겹쳐 학교를 1학기 더 다녀야 하는 학생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충남대의 경우 연계전공 최저이수학점이 39학점인데 개설된 연계전공 과목은 보통 100학점이 넘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는 연계전공 빅데이터뿐만 아니라 다른 연계전공들도 100학점이 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과목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는 연계전공의 장점에 의구심이 들게 한다. 연계전공 벤처비즈니스를 이수하고 있는 천왕기(경영학부.10) 학생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고학년들에게는 과목 편성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벤처비즈니스의 경우 이번 학기에 신설된 연계전공인데, 1학기에만 들을 수 있는 과목이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연계전공 과목으로 신설된 강의들도 거의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만 신청해 폐강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연계전공 제도는 개설 과목이 적다는 점 이외에도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선호가 일부 전공에 편중돼 있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 연계전공은 ▲정보 콘텐츠 SW특화 43명 ▲빅데이터 35명 ▲벤처비즈니스 28명 ▲동북아 역사.문화연계전공 17명 ▲미래영농학 12명 ▲노인복지 8명 ▲위기관리 8명 ▲문화유산관리의 공간정보학 7명 ▲보안컨설팅 7명 ▲농촌관광개발 2명 ▲사회적기업 2명 ▲해외농업개발.협력 0명의 학생이 이수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은 사회에서 요구되는 분야나 취업에 더 유용한 전공들을 선택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이 이수하고 있는 연계전공 빅데이터의 주임교수인 조완섭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인문.사회학뿐만 아니라 생명학, 공학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전공 활동에서 온갖 종류의 빅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배우려 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빅데이터 관련 지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소수의 학생이 이수하고 있는 연계전공 보안컨설팅의 조태희 정보보호경영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업이나 취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 연계전공 제도를 찾아볼 텐데 이에 대한 학교의 정보제공이 부족한 것 같다”며 “과목 간의 연계관계나 전공과 관련된 특화 기술 등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 커리큘럼을 미리 제공한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불편함은 ‘수강신청 제도’에서도 드러났다. 우리 학교 수강신청 제도는 기간을 정해 학년별로 각각 다른 날짜에 수강신청을 진행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수강신청 마지막 날에는 교과목 재이수자와 연계전공 이수자, 그리고 전 학년이 모두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연계전공 제도 특성상 타 학과의 전공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마지막 날에만 수강신청이 가능해 수강인원이 이미 차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 창의융합교육본부 박권수 융합교육센터장은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연계전공 활성화를 위해 많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으로 수강신청제도에 대해 학사지원과와 논의하고 있으며 연계전공 장바구니 제도나 분반 제도 등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 필요성 대두된 우리 학교 연계전공
이와 같이 연계전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제도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연계전공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김정연(정치외교학과.15) 학생은 “대학에 여러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연계전공 제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며 “건물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홍보도 없었던 터라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은이(식품영양학과.14) 학생은 “장점이 많은 제도인데 홍보가 너무 안 됐다고 생각한다”며 “연계전공을 신설하기 전 종합정보시스템에서 학생들에게 투표를 진행하면 홍보와 설문조사가 함께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 창의융합교육본부 융합교육센터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7일까지 개최했던 2015 개신대동제 기간에 ‘연계전공의 날’이라는 행사를 진행하며 연계전공 홍보부스를 설치해 운영했다. 당시 제도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연계전공 관련 설문조사도 시행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권수 융합교육센터장은 “학생들에게 제도를 알리기 위해 홍보 부스를 설치하기도 하고 팜플렛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며 “참여 학생이 많아야 제도를 설립한 의의가 퇴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홍보와 더불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열린 자세로 다가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연계전공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보인다. 박권수 융합교육센터장은 “연계전공 주임교수들과 함께 ‘연계전공 활성화 및 평가 모델 정책 연구’라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12월 중에 마무리 될 예정”이라며 “사회적으로 필요한 새로운 전공과목의 신설뿐만 아니라 수요가 적은 연계전공의 폐지, 그리고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과 간 협력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노력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의 열린 자세도 중요하다”며 “지금보다 더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제도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학생들도 자신의 전공과 연결된 여러 전공을 익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엄태은 기자
ii06@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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