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일 발행된 제884호 충북대신문은 언론사 대학평가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언급했던 언론사 대학평가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여러 국.공립대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교육부가 실시하는 다양한 대학평가 준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외적인 홍보를 위한 여타 대학평가는 내실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평가지표 ▲대학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환경 ▲대학의 계량화.서열화 조장 등이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특성화를 통해 대학 간 경쟁력을 높인다는 언론사 대학평가 본래의 취지와 부합하지 못하다. 이후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대학자체평가’이다. 하지만 ‘대학자체평가’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학내 구성원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학자체평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대학자체평가’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대학자체평가, 과연 무엇인가
지난 2009년 ‘대학자체평가’ 제도가 도입됐다. 이는 2007년 대학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파악해 발전 방향을 수립하게 한다는 취지로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시행된 것이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제11조 2조항에는 ‘학교는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기관의 교육과 연구, 조직과 운영, 시설과 설비 등에 관한 사항을 스스로 점검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어 개정안에 따라 2009년부터 시행된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대한 규칙’에 의하면 자체평가는 2년마다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며, 보고서는 각 대학의 홈페이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대학정보공시센터에서 운영하는 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개해야 한다. 한편 평가지표는 대교협에서 마련한 것이 존재하지만 대학들의 자체 지표를 통해 평가해도 무방하며, 자체평가를 실시한 해에 정부가 인정한 기관인증평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에 대한 평가 보고서로 자체평가 보고서를 대체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대학자체평가’를 ▲행정부서 평가 ▲단과대학 평가 ▲학과(부) 평가 ▲부속시설 평가 등 총 4가지로 구분해 실시한다. 또한 평가업무의 종합적 심의와 원활한 수행을 위해 평가기획위원회와 평가연구위원회를 두고 있다. 평가기획위원회는 평가 종합계획에 관한 사항과 평가관련 규정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 그리고 평가연구위원회는 자체평가의 평가지표 개발, 평가편람 작성, 평가결과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이처럼 ‘대학자체평가’ 제도는 주관적인 지표로 대학의 서열화를 조장했던 여타 대학평가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당시 ‘대학자체평가’ 제도는 대학 자체가 어떤 목표를 설정해 이를 제대로 달성했는지,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는지 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대학을 획일화된 지표로 수치화하고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들의 특성에 맞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며, 평가 결과를 각 대학의 발전방향 수립과 특성화 전략 수립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대학자체평가’는 어떻게 평가되는가
하지만 시행 7년차로 안정기에 들어서야 할 ‘대학자체평가’ 제도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대학자체평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들은 ‘대학자체평가’를 실시한 뒤 홈페이지에 자체 평가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형식과 내용은 대학마다 천차만별이다.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대한 규칙’에도 나와 있듯이 자체평가의 기준, 절차 및 방법 등은 해당 학교의 학칙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학자체평가’는 강제성이 없어 일부 대학의 경우 형식은 갖춰져 있지만 내용은 없는 ‘백지 보고서’를 올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체평가를 형식적이고 객관적이지 않다는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 학교 인문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대학 내에서 스스로 시행하는 평가가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평가 지표나 절차 또한 학내에서 구성하다 보니 형식적인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평가지원과 정성연 주무관은 “이러한 의견은 일반적으로 학과 자체평가와 관련돼 많이 얘기되는데 학과 자체평가는 우리 학교 내의 학과를 서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통적인 평가 지표와 더불어 계열별 특성에 맞는 계열별 평가 지표를 따로 구성해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학교의 A라는 학과에 대한 자체평가를 실시한다고 가정하면, 전국 국립대의 모든 A학과를 놓고 항목별로 평가해 우리 학교 A학과의 점수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평가의 비율이 학과 자체평가의 60-7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평가결과보고서 열람에 있어서도 문제가 존재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대한 규칙’에 의해 해당 학교의 장은 자체평가 결과를 해당 기관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자체평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기관 평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평가지원과’ 홈페이지에서 자체평가 보고서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이후의 결과 보고서는 공시돼있지 않았을 뿐더러 로그인을 해야만 보고서를 열람할 수가 있었다.
이에 대해 평가지원과 정성연 주무관은 “작년에 평가지원과 홈페이지가 개편되면서 일부 자료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이 때문에 열람이 불가능해진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각 부서나 학과 등이 스스로의 결과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결과보고서를 공시하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과보고서 열람 시스템은 대학마다 다르지만 보통 누구나 볼 수 있는 요약본과 로그인 등이 필요한 원본으로 이원화해 공시한다”며 “현재 평가지원과 홈페이지에서 로그인이 필요한 결과보고서는 원본이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요약본은 빠른 시일 내에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도 모르는 학생 만족도 평가
우리 학교에서 시행하는 4가지의 자체평가는 다양한 평가 영역과 평가 지표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 부속시설 평가를 제외한 모든 자체평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평가 지표는 ‘재학생 만족도’ 부분이다. 행정부서 평가의 경우 19개의 행정부서가 평가대상이며 각 부서별로 평가지표가 다르다. 그중에서 63.16%(12개)가 ‘재학생 만족도’를 평가지표로 포함하고 있었다. 단과대학 평가는 단과대학 공통지표의 10%가 ‘재학생 만족도’였으며, 학과(부) 평가는 가점을 제외한 12개의 지표(100점 만점)에서 14%(14점)가 ‘재학생 만족도’와 ‘강의평가 결과’였다. 이와 같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의견은 대학자체평가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대학자체평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학자체평가’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학생들도 많았다. 충북대 신문에서는 ‘대학자체평가를 알고 있나요?’라는 주제로 방학 중 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우리 학교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를 훨씬 넘는 79.5%(161명)가 위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서 ‘예’를 선택한 경영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기사 제목에서 본 적은 있으나 관심이 없어 굳이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며 “이슈가 덜 된 것 같고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평가라면 좀 더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설문조사에서 ‘아니요’를 선택한 김근우(정치외교학과.15) 학생은 “대학자체평가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학생들의 만족도도 포함되는 평가인데 학생들이 많이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담당 부서에서 좀더 홍보를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덧붙였다.
‘대학자체평가’는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며 여타 언론사 대학평가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대학 자체적으로 성장도와 발전 가능성 등의 평가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문제점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상의 개선방안과 학내 구성원의 관심이 요구된다. 또한 학교 측에선 ‘대학자체평가’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엄태은 기자
ii06@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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