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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태은
통합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제 902 호    발행일 : 2016.02.15 

지난해 12월 페이스북 ‘新 충북대 대신 말해드립니다’ 페이지는 우리 학교와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 증평캠퍼스 통합과 관련된 문제로 들썩였다. 이번 사태는 교통대 증평캠퍼스 12개 학과 중 7개 학과 교수들이 우리 학교와의 통합 논의를 공식화했다는 여러 뉴스에서 시작됐다. 이러한 뉴스를 접한 학생들은 ‘지난 10월부터 학생들에게 말도 없이 숨겨왔다는 것이 화나고 어이없다’, ‘학교 측이나 총학생회에서 학생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학우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진행한 것에 회의감을 느낀다’는 등의 반응이 속출했다. 이에 충북대신문에서는 우리 학교와 교통대 증평캠퍼스 통합 문제가 어떻게 진행됐고 현재 어떤 상황인지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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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과 증평의 통합,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지난해 12월 14일 교통대 증평캠퍼스 12개 학과 중 ▲물리치료학과 ▲식품공학과 ▲생명공학과 ▲식품영양학과 ▲유아교육학과 ▲유아특수교육학과 등 7개 학과 교수들이 우리 학교와의 통합 논의를 공식화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12월 17일 교통대 김영호 총장은 이를 부정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일부 교수들의 주장이며 이는 교육부 차원에서 들어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교수들이 주동해 학생들까지 이용하는 것은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충북대 일부 교수가 타 대학을 흔들려는 것은 일반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이와 같은 행위가 멈춰지지 않는 것에 대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사법당국에 고소하는 등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해 지난해 12월 23일 우리 학교 교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교수회는 “통합 추진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교통대가 내부 관련자를 징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우리 대학 관계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상식 이하의 언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월 23일 교통대 김영호 총장은 우리 학교에 유아특수교육과 정원 일부를 줄 테니 받아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며 “당시 그것은 어렵고 유아교육학과와 유아특수교육과를 함께 보내주면 우리 학교 사범대학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4일 ‘한국교통대학교 증평캠퍼스 부분 통합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교통대 충주캠퍼스를 방문해 이호상 교무처장에게 ‘충북대 통합 요청서’를 정식으로 전달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는 앞서 언급한 7개의 학과 교수 29명이 참여했다. 이 요청서는 ‘교통대는 대학구조개혁의 일환으로 교통 특성화를 강행하면서 경쟁력 있는 증평캠퍼스 학과를 폐과하거나 충주캠퍼스로 이전시켜 증평캠퍼스가 소외받고 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증평캠퍼스 학과 폐과’는 교통대 대학본부에서 추진하는 ‘U-29 구조개혁’의 일부이다. ‘U-29 구조개혁’이란 교통대 대학본부가 2014년 4월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교통대 전체 52개 학과를 29개의 학과로 줄이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해 교통대 증평캠퍼스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박진환 위원장은 “학교는 이런 중대한 사항을 학생 몰래 진행해왔고 심지어 작년 11월 SNS를 통해 알게 됐다”며 “증평캠퍼스 학생은 U-29 구조개혁 관련 설명회를 대학본부에 요청했고 지난달 19일 학생 300여 명과 주민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이는 통보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U-29 구조개혁’ 안건이 지난해 12월 9일 최종적으로 통과된 상태였고 분노한 학생들은 충주캠퍼스로 가 김영호 총장을 만났다”며 “하지만 총장은 학생들에게 발언권도 주지 않았고 ‘없어질 건 없어져야 한다’, ‘너네 그렇게 살지 말라’ 등의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전했다.
  지난달 19일 교통대 증평캠퍼스 학생 20여 명이 총장 비서실을 점거했다. 그들은 점거 다음날인 20일 오전 교통대 김영호 총장과 면담 끝에 자진 해산했다. 학생들은 김영호 총장과의 면담에서 증평캠퍼스 활성화와 1월 29일 증평캠퍼스에서 김영호 총장, 대학 관계자, 증평 캠퍼스 교수.학생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제안했고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학생들이 점거를 철수한 지 3시간도 지나지 않아 약속을 번복했다. 교통대 박진환 위원장은 “면담 당시 토론회 장소를 증평캠퍼스로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고 학교도 동의했지만 이후 합의한 것을 뒤집었다”며 “토론회를 충주에서 진행해야 한다, 총장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등 말을 바꾸며 학생들을 기만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은 우리의 학습권이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교통대 증평캠퍼스 7개의 학과와 추가로 합류한 간호학과, 총 8개의 학과 100여 명의 학생들이 총장실 2차 점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대학본부 직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학생 2명과 직원 1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10명이 경상을 입는 등 양측 모두 부상을 입었다. 박진환 위원장은 “2차 점거부터 침묵시위를 통해 우리의 의견을 주장하기로 결심했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 학교에게 더 이상 ‘충북대와의 부분 통합’ 외에 다른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분 통합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교통대 증평캠퍼스 13명 학생은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찾아 교육부 정문 앞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집회를 가졌다. 다음날에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고, 학생들이 요구하는 부분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집회와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캠퍼스 통합을 둘러싼 학생들의 입장

  교통대 증평캠퍼스와 우리 학교의 통합 문제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들어봤다. 우리 학교 사회과학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우리 학교 입장에서는 교통대 증평캠퍼스와 통합을 한다면 규모도 커지고 학교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으니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일부 학과의 경우 증평캠퍼스로 통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텐데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과 부담감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대로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통합은 진행하지만 증평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그곳에서 생활하고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그대로 청주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증평캠퍼스 학생들 또한 불만을 표출할 것 같다”며 “이를 비롯해 또 다른 여러 의견 충돌이 일어날 것이 분명한데 굳이 통합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고 전했다. 생활과학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이런 중요한 얘기를 인터넷과 SNS 등으로 알게 돼 어이없고 화난다”며 “통합 자체도 중요하지만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하나도 수렴하지 않은 점에서 크게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합을 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며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이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 학교 제48대 충전완료 총학생회 김태영(경영학부.10) 회장은 “언론을 통해 처음 접했을 우리 학교 학생들 역시 당황스러웠을 것이고 저 또한 뉴스를 보고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부분이 사실인지 그리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려야 되고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고 그 의견들이 어떻게 전달될 것인지에 맞춰 방향과 흐름이 흘러가야 될 것”이라며 “저희 총학생회에서 추가적으로 알게 되는 사실이 있다면 학생들에게 즉각적으로 전달할 것이고 이번 사태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됐는지 학생들에게 알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기자가 교통대 증평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생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박진환 비상대책위원장은 “학교는 학생들을 무시했고 우리는 학교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로써 침묵시위를 결정했고 저를 제외한 다른 재학생의 인터뷰는 어려운 점을 양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학생 모두 침묵을 고수한 채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학교가 학생들을 기만하는 이러한 행동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교통대 증평캠퍼스와 우리 학교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학교 박병우 교수회장은 “우리 학교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질적인 성장이 아닌 양적인 성장”이라며 “1도 1국립대학을 기본 취지로 다양한 캠퍼스 특성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이 지역의 상생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1차적으로 교통대 증평캠퍼스와의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교통대 이호상 교무처장은 “이미 언론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공개했다”며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합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학교와 학생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을 만큼 얽혀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교통대 증평캠퍼스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습권을 위해 ‘침묵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반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 과정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6학년도 개강이 약 2주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신입생 및 재학생에게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각 대학의 발 빠른 대처를 기대해 본다.


엄태은 기자
ii06@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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