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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림 & 유현상
장학금 중복수혜 문제, 올바른 해법은?
제 917 호    발행일 : 2017.03.20 

우리 학교는 5년째 등록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등록금은 학생들의 고민거리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그 금액을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때 장학금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된다. 우리 학교의 장학금 규모는 2015년 기준 총 437억 원에 이른다. 이는 재학생 연평균 1인당 258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전체 학생의 75%가 혜택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타지역 거점국립대에 비해 높은 수치다.  하지만 학생들은 장학금의 선발 기준, 수혜 범위 등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몰라 곳곳에서 말들이 무성하다. 특히 성적장학금 및 국가장학금과 관련된 중복수혜 문제에 대해 학생들은 가장 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장학금 중복수혜

  지난해 발행된 우리 학교 정책연구 보고서인 ‘저소득층 학생 교육지원을 위한 장학금 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받는 장학금은 ▲국가장학금 56.3%(1,759명) ▲성적장학금 33.2%(1,039명) ▲복지(근로)장학금 5.8%(182명) ▲기타 3.0%(92명) ▲교외·법인장학금 1.7%(53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개선이 필요한 장학제도를 묻는 질문에는 ▲성적장학금 33.1%(1,035명) ▲국가장학금 30.0%(938명) ▲복지(근로)장학금 19.1%(597명) ▲기타 11.0%(344명) ▲교외·법인장학금 6.8%(211명) 순으로 결과가 나왔다. 이 설문은 우리 학교 학생 3,12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에서 보듯 국가장학금과 성적장학금은 학생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봄과 동시에 가장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장학금 유형이다.
  실제로,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기 전 우리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와 ‘에브리타임’ 게시판을 보면 등록금과 장학금에 관한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장학금 선발 기준, 선발 시기 등에 관해 물어보는 단순한 질문도 있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장학금을 받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주를 이룬다. 특히 그중에는 국가장학금과 성적장학금은 중복수혜가 되지 않는다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학생의 소득분위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는 국가장학금과 학생의 성적 및 능력을 평가해 지급하는 성적장학금의 중복수혜가 왜 불가능한지 모르겠다는 의견들이었다. 이에 대해 허민아(정치외교학과·16) 학생은 “한 학생이 중복수혜를 받게 될 경우, 다른 학생에게 돌아갈 장학금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에 다수를 위해 중복수혜를 금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옳아 보인다”며 “하지만 국가장학금은 학생의 경제 형편을 소득분위로 산정해 주는 장학금이고, 성적장학금은 자신의 노력인 성적으로 받는 장학금인데 둘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어 중복수혜를 인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이번 학기에 성적이 잘 나와 성적장학금을 받을 수 있겠다고 기대했는데 받지 못했다”며 “과사무실에 확인해보니 국가장학금도 수혜 대상에 속해 둘 중 금액이 높은 국가장학금으로 지급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적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을 합해도 한 학기 등록금 액수를 넘지 않는데 중복수혜가 안 되는 것이 의문”이라며 “노력에 대한 보상인 성적장학금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행정학과 김희정 조교는 “행정학과는 국가장학금 전 유형과 성적장학금의 중복수혜가 인정되지 않아 둘 중 더 큰 금액의 장학금만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가장학금과 성적장학금의 중복수혜가 가능한 학과도 있다. 박주성(윤리교육과·16) 학생은 “우리 학과는 A급 성적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을 동시에 받게 되면, 두 장학금 지급액의 합이 전체 등록금 금액을 넘지 않도록 성적장학금 등급을 낮추고 다른 학생에게 A급 성적장학금을 양도하도록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학과별로 중복수혜에 대한 적용이 다른 것은 행정상의 어려움 때문으로 추정된다. 우리 학교의 장학 원칙에 따르면 개인 계좌로 지급되는 교외장학금을 제외한 모든 장학금은 선 감면돼 등록금 납입고지서에 명기돼야 한다. 하지만 이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국가장학금이 확정되는 시기가 매번 다르고, 심지어 학기가 시작된 후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장학금의 확정시기가 늦어지면 성적장학금 사정도 함께 늦어진다.
  국가장학금과 성적장학금 모두 규정상 등록금 금액을 초과해 지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성적장학금 대상인 학생이라도 국가장학금 수혜대상으로 선발되면 성적장학금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이때 학생 수가 적은 학과는 상대적으로 장학금 조정이 수월하지만, 대부분의 학과는 학생 개개인 모두에게 연락을 취해 장학금을 조정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장학사정 시기가 늦어져 시일이 촉박하다면 더욱 그렇다. 그 때문에 중복수혜 대상이 된 학생들에게는 두 장학금 중 지급금액이 높은 것 하나만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중복수혜에 대한 명확한 진실

  그렇다면 장학금의 중복수혜는 정확히 어떤 경우에 금지되는 것일까. 충북대학교 장학금 규정 15조는 ‘장학금(외부지원장학금 포함)은 이중 지급을 금한다. 다만, 총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해 원칙적으로 장학금은 중복수혜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중복지원방지 제도’에 따르면 동일 학기에 한 학생이 학자금대출과 장학금 등 2개 이상의 상품으로 등록금 범위를 초과해 지원받는 것을 금하고 있다.
  다만 몇몇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이중수혜를 인정하는데, 한국장학재단의 ‘중복지원 예외사항’과 우리 학교의 ‘장학금 이중수혜 인정 범위’에 이 사항이 명시돼있다. 한국장학재단의 중복지원 예외사항은 ▲근로장학금, 멘토링장학금, 연구(보조)원 수당 등 대가성 장학금 및 군장학금을 비롯한 생활비 무상보조 및 대출, 교육 훈련비, 연수체재비, 기숙사비, 간부장학금 등의 추가 지원이 등록금과 무관할 경우 ▲일회성 포상 성격의 상금 또는 지원금 ▲위의 두 항목에 준하는 학자금대출 및 장학금으로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지정한 경우이다. 또한, ‘충북대학교 등록금재원 장학금 관리지침’의 장학금 이중수혜 인정 범위 항목에는 ▲등록금액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 ▲교육·연구보조원 및 복지(근로) 장학금을 받는 경우 ▲국가 근로장학금 등 근로성 대가로 장학금을 받는 경우 ▲각종 대회에서 포상금(장학금 명칭 포함)을 받는 경우 ▲등록금 이외에 수학보조금으로 받는 경우가 있다.

평등한 출발선을 만들기 위한 교육적 지원

  위의 장학금 이중수혜 인정 범위 중 특히 문제가 되는 항목이 있다. 바로 등록금 범위 내에서 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학금의 본래 취지는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충북대학교 등록금재원 장학금 관리지침’에서도 고등 교육의 기회 균등, 학부모의 학비 부담 경감 등의 목적으로 장학금을 마련한다고 명시돼있다. 즉, 동등한 위치에서 공부하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큰 부담이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게 되고, 공부할 시간이 없어 성적이 떨어진다. 그러면 성적장학금은 물론이고 국가장학금의 성적 기준에도 미치지 못해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또한, 국가장학금으로 학비 전액을 지원받으면 성적이 좋아도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돼 불합리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대는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새로운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 고려대는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장려’하기 위해 장학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의 성적장학금을 자유장학금, 정의장학금, 진리장학금으로 나눴다. 그중 정의장학금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주며 최대 매달 5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장학금 제도이다. 또한, ‘고려대학교 장학금 지급 규정’ 제11조 1항에는 수업료 범위 내 뿐만 아니라 수업료 지원 성격이 아닌 장학금도 수업료 범위와 관계없이 이중수혜를 허용하도록 명시돼있다. 즉,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성적이 좋은 학생은 장학금으로 생활비와 학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시행 초반에는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에게 불합리하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반대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정의장학금은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도 다른 학생과 동일 선상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고 본인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지만, 20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부담되기 마련이다. 그 부담을 가장 많이 덜어줄 수 있는 국가장학금과 성적장학금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자 학교의 복지를 나타내는 요소다. 완벽한 장학금 제도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모든 학생이 수긍할 수 있는 정당한 장학금 제도를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수림 기자
gds0813@cbnu.ac.kr
유현상 기자
press@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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