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생이 곤히 잠들어 있을 오전 6시 40분. 요란스럽게 울리는 알람을 끄고 약학대(이하 약대) 4학년 A학생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걸터앉아 잠을 깨보려 노력한다. 방대한 수업량 때문에 새벽 늦게까지 공부했기에 몸은 무겁기만 하다. 씻고 아침밥을 먹고 등교 준비를 마치니 어느덧 8시. 조금 이르지만 셔틀버스를 타러 밖으로 나선다. 아침 일찍 있는 셔틀버스를 놓치면 오전 1교시 수업을 지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인 12시 30분. 오송캠퍼스 내에 식당이 없어 시내로 나가야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해 근처 회사의 구내식당에 가본다. 하지만 반찬이 남아있지 않다. 시간이 지나 모든 수업이 끝난 5시 30분. 교수님께 궁금한 점을 여쭤보고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뛰어가 보지만 이미 떠났는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을 넘게 돌아 개신캠퍼스 근처 자취방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약학에 관심이 많아 어려운 시험도 치고 들어왔지만 매일 이럴 것을 생각하니 조금 지치기도 한다.
오송캠퍼스, 왜 오송으로 갔니
지난 2월 13일, 우리 학교 약대는 오송캠퍼스로 전부 이전해 그곳에서 교육 및 행정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는 우리 학교가 2011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산업단지캠퍼스 및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을 신청하며 시작됐다. 이 사업은 ▲산업단지와 대학을 통합해 현장 중심 산학융합형 교육시스템 도입 ▲산업 현장에서의 R&D-인력 양성-고용의 선순환 체제 구축 ▲단순 생산 중심 산업단지에서 교육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 공간 재창조를 목적으로 기획됐고, 각 대학의 신청을 받아 최종적으로 산학융합지구로 선정된 곳에 캠퍼스 설립을 위한 지원 예산을 배분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사업의 목적과 더불어 대학의 특성화와 생명공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에 참여했고, 심사를 거쳐 지난 2012년 6월 5일에 이 사업에 선정됐다. 그에 따라 식품의약처, 질병관리본부 등이 입주해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오송캠퍼스 부지에 약대 건물을 지었고 2015년 3월경에 설립 인가가 승인됐다. 그리고 총원 360명 중 5~6학년 학부생과 대학원생 210여 명이 먼저 오송으로 이전하게 됐다.
이에 대해 기획과 임한숙 기획1팀장은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지원 예산으로 약대 모든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짓기가 어려워 먼저 일부만 이전했었다”며 “추가로 국고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건물을 신축해 약대가 전부 이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약대 이전에 대해서는 학과 구성원인 교수 및 학생에게 동의서를 받아 진행됐으며,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학교와 학과 구성원 간의 의견 조율에 힘썼다.
완벽한 강의시설, 그러나 부족한 이동편의성
최근에 신축된 오송캠퍼스 약대 건물. 다양한 연구시설과 강의실, 정독실까지 공부시설은 개신캠퍼스 못지 않게 훌륭한 시설을 갖췄지만, 약대 학생들은 새로운 불편함에 마주했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여러 학생과 인터뷰해본 결과 대체로 통학, 점심에서 불만을 느끼고 있었고 일부는 학내.외에 즐길 거리가 적어 아쉽다고 하는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손정협(약학과·14) 학생은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시내버스에 비해 약 30분 빠르지만, 이를 놓치면 아침에는 보통 지각할 수밖에 없다”며 “아침과 오후 등.하교 시간대에 셔틀버스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오전, 오후 각각 두 대씩이며, 개신캠퍼스에서 오송캠퍼스로 출발하는 것은 오전 8시 30분과 40분, 오후는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오후 5시 40분 그리고 늦게 개신캠퍼스로 오는 학생을 위해 9시 40분에 운행하고 있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 시내버스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으나, 아침의 경우 배차 시간대가 이르고 오송으로 가는 것도 10분 간격으로 두 대만 있어 편리하게 이용하기는 힘들다. 오후 시간대도 보통 5시 30분에 수업이 끝나는 약대의 시간대를 고려해 5시 40분에 배차됐지만 이를 놓치면 밤늦게 9시 40분에 한 대만 있어 꼼짝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귀가해야 한다.
시내버스의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다. 개신캠퍼스와 오송캠퍼스를 환승하지 않고 가는 버스는 500번과 511번이 있으나, 배차 간격이 평균 30분 이상이고 이동까지 한 시간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오송캠퍼스 부근에 자취를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개신캠퍼스 근처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는 이얼(약학과·14) 학생은 “캠퍼스와 가까우면 편하겠지만 자취방 시세가 청주 시내에 비해 평균 10만 원 이상 비싸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많은 불편함과 마주하고 있지만, 학교 측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차량지원실에서 제공한 3월, 4월 셔틀버스 이용 인원 통계에 따르면, 등교 시간 때 대략 26명, 하교 때 20명가량이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총무과 차량지원실 김용수 주무관은 “차량 운행을 늘리고는 싶지만 전체 학생 대비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상당히 적은 편”이라며 “예산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오송캠퍼스의 불편이 해소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약대 행정실 정현민 주무관은 “곧 개신캠퍼스를 관통하는 시내버스가 배치될 예정인데, 현재 오송캠퍼스까지 연결되는 노선에 대해 청주시청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통학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연계해 대학협력형 행복주택을 오송캠퍼스 근방에 유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내 식당이 없는 학생들은 어디서 식사를?
약대는 오후 12시 30분부터 월요일에는 두 시간, 그 밖에 다른 요일은 한 시간씩 점심시간을 갖는다. 개신캠퍼스의 경우 신학생회관의 한빛식당에 갈 수 있는 반면, 약대는 학내에 식당이 갖춰져 있지 않다. 따라서 약대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캠퍼스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약대 위치상 인근의 식당가는 멀고, 걸어서 5분 거리에 ‘충청북도 C&V센터’(이하 C&V센터)의 구내식당이 있다. 약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식당가까지 걸어 가면 보통 20분 정도 걸리는데 월요일 말고는 식당가까지 가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가격대도 대부분 8,000원 선을 웃돌아 부담스럽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은 C&V센터에서 4,000원에 판매하는 백반을 먹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만스러운 경우가 많다. 김진혁(약학과.15) 학생은 “점심시간에 C&V센터에 가면 반찬이 거의 다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어쩔 수 없이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 약대 안에 식당을 지을 계획은 없다. 당장 식당 운영 및 증축에 대해 논의하기엔 관련 예산도 없을뿐더러, C&V센터에서 적당한 가격에 식당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학교는 오송캠퍼스 내 기숙사 혹은 식당을 신축하는 등의 큰 예산이 요구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 이는 약대 학생의 인원이 적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본부가 학생 편의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약대 건물에서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는 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약대생 전용 카페도 만들었다. 이에 정현민 주무관은 “학생들의 수요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 학내 시설은 물론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은택 기자
grac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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