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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영
다문화사회,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제 932 호    발행일 : 2018.09.03 


2016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거나, 일시적으로 한국에 머물다 간 이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통계는 우리나라가 이미 ‘다문화사회’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다문화 이주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 정책이 생겨났지만, 이들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 위한 체계적 고등교육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미 현실이 된 다문화사회, 그 속에서 대학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다문화 가정 자녀의 배울 권리, 그러나 열악한 교육 기회

  다문화 가정이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국제결혼 가정으로, 부모 중 한쪽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가정을 이른다. 최근에는 이주노동자와 유학생과 같은 이주민 가족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국제결혼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는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다문화가구는 31만 9,000여 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초·중·고 학생은 10만 9,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2%에 육박한다. 2015년 기준 다문화 가정 자녀의 진학률은 ▲초등학교 97% ▲중학교 93% ▲고등학교 89% ▲고등교육기관 53%로 상급학교로 갈수록 진학률 격차가 커져, 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은 국민 전체 진학률 68.1%보다 한참 낮다.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 가정 자녀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 환경에 처해있음을 나타낸다. 위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학업 중단율은 일반 가정 자녀 대비 4배에 다다른다.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64.7%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45.2%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서 25.3% 등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는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학업 중단율이 일반 가정 대비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은 다문화 가정 부모가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도 하나의 원인이다. 우리말이 서툴거나 지식 수준이 낮아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다문화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언어발달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38.4%가 언어 구사에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다문화 이주민을 위한 고등교육도 필요해

  결혼이주민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 탈북민 등 다양한 다문화 이주민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교육 정책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정책은 다문화 가정 자녀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거나, 초기 정착을 돕기 위한 기본적인 언어.문화 교육에 국한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다문화 이주민의 고등교육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의 ‘방송대 중심의 원격고등평생학습제체구축’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방송통신대의 다문화 배경 재적생은 2005년 60명에서 2015년 764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한국방송통신대 프라임칼리지 노일경 책임연구원은 “국내 대학에서는 다문화 배경 학습자에 대한 지원이 제한적이라 중도 탈락률이 많다”며 “다문화 배경 학습자들의 고등교육 수요는 늘었지만 교육적 인프라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개별 대학의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국가 정책 사업과 연동하지 않으면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위한 콘텐츠 및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교육기회 배려 위한 다문화가정특별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

  대입정보포털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열악한 다문화가정 자녀를 배려한 대입특별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총 81개교로 전체 대학 대비 37%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증가를 체감하는 지방 소재 대학이나 교육대는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 운영 비율이 높다. 또한 많은 국립대에서도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거점국립대 9개교 중에서 우리 학교와 경상대를 제외한 7개교가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을 시행한다.
  이외에 특수 목적을 위해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 한국외대는 올해 외국인 학생으로 구성된 KFL학부를 신설하고 다문화가정 자녀 1명을 선발한다. KFL학부는 한국어 교육 및 통번역 전공으로, 외국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에 한국외대는 “부모 중 한 분이 외국인인 다문화가정 자녀는 부모의 나라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어 전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문화 사회 속 우리 학교는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입학4팀 유은선 팀장은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을 따로 신설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특별전형으로도 충분히 배려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전형계획이 나온 2020년까지는 다문화가정 자녀 특별전형 운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다문화 이주민을 위한 고등교육은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에서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은 이민자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기본 소양을 체계적으로 함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회 통합 교육이다. 기초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는 0단계부터 정치, 경제, 법 등 심화 분야까지 5단계로 구성돼있으며, 과정을 수료하면 귀화종합평가를 치를 수 있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은 결혼이민자, 동포, 외국인노동자 등 우리나라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며,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는 충청북도 제1거점기관으로 청주, 오송, 진천 지역 다문화 이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 이은우 사무원은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에서는 2012년부터 법무부로부터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며 “국립대로서 사회통합프로그램으로 이민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사회의 흐름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이제는 다문화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 단순히 정착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환경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지영 기자
jy90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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