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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수&이소민
학생부종합전형은 사교육을 필요로 할까?
제 938 호    발행일 : 2019.03.04 


OECD 국가 중 최고의 대학 진학률인 69%(지난해 기준)를 기록한 우리나라. 드라마 <SKY 캐슬>의 흥행으로 ‘소위 명문대 입학생은 얼마나 사교육을 받았는가?’와 같은 대학입시(이하 대입)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거대한 사교육 시장을 지닌 우리나라 대입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보자.

사교육 열풍에 빠진 대한민국

  사교육이란 공교육에 구별되는 개념으로, 국공립 및 사립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하는 공교육과 달리 나라가 관리하는 기관 밖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활동을 일컫는다. 사교육비란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 교육을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즉 일반 교과와 예체능 과목별로 학원비, 개인 및 그룹과외비, 학습지, EBS를 제외한 인터넷 및 통신강의 과외비 등이 사교육비에 포함된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2017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사교육비 총액은 18조 6천억 원으로 2016년 18조 1천억 원에 비해 3.1%(6천억 원) 증가하였다. 반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학생 수는 2016년에 비해 2.7%로 감소하였다.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 및 참여시간은 2016년 67.8%(6.0시간)에서 2017년 70.5%(6.1시간)으로 증가했다. 또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 1천원으로 2016년 대비 5.9%(1만 5천원) 증가했다. 반면 공교육 영역에 속하는 방과후 학교 참여율은 54.6%로 2016년 55.8%대비 1.2% 감소했고, EBS 교재구입 학생비율은 16.9%로 2016년 18.9%대비 2.0% 감소했다.
  월 50만 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들였다는 김혜진(파주시 금촌동·19) 씨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수학과 과학 과목을 선행했다”며 “학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정작 학교 수업 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학원 숙제를 했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A(대전시 서구·50) 씨는 “아이들이 하교 이후에도 밤늦게까지 학원들을 돌며 지친상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안타깝다”며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는데, 내 아이만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어딘가 불안하고 뒤처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입시를 준비하며 사교육을 얼마나 받았을까? 이에 기자는 우리 학교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해봤다. 먼저 ‘고교 시절 사교육(EBS 제외, 단 EBS 유료 인강은 포함)을 받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있다 77%(154명) ▲없다 23%(46명)의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 답한 익명의 한 학생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수능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매달 새롭게 나오는 사설 모의고사를 구매하고 1타라고 불리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며, 질문도 하고 좀 더 꼼꼼한 첨삭을 받기 위해 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154명 학생의 한 달 사교육 비용은 ▲50만 원 이상 33.12%(51명) ▲20~30만 원 23.38%(36명) ▲30~40만 원 14.93%(23명) ▲10~20만 원 11.04%(17명) ▲10만 원 이내 10.39%(16명) ▲40~50만 원 7.14%(11명) 순이었다. 또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답한 46명의 학생은 ▲EBS 58.69%(27명) ▲독학 34.79%(16명) ▲기타 6.52%(3명) 순의 방법으로 입시를 준비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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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을 향한 새로운 길, 학생부종합전형

  사교육은 어제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을 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대입에서 수시를 확대하고, 그중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시행한 것이다. 수시모집 중 학종은 입학사정관이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중심으로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평가하는 전형이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 협의회 김정현 회장에 따르면 학종은 “학교생활 전반에서 일어나는 학업적 교육 역량과 교육과정에서 배움을 통한 역량과 성장에 초점을 두는 전형”이다. 김정현 회장은 “학종은 고교-대학 간 교육과정 연계를 통해 학교 교육을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토론과 토의를 하는 교실 문화와 수업방식에 이바지해왔다”며 “기존의 입시 형태로는 불가능했던 학교 교육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이 학업역량과 진로 탐색 등 잠재역량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지만, 많은 학교 교육과정 참여와 과다한 교육 활동을 요구한다는 심리적 부담감과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단점이 있다”며 “학생의 학업역량과 잠재역량을 중심으로 본인이 선택할 전공 계열과 학과에 자신이 얼마나 적합한지를 잘 드러낼 수 있는 학생이 학종을 준비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시 컨설팅에 의지하기 시작한 학생과 학부모들

  대입을 준비하는 수많은 학생이 학종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7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9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주요사항’에 따르면 2019학년도 전체모집인원은 34만 7,478명이고, 이중 76.2%에 달하는 26만 4,691명을 수시로 모집한다. 수시모집인원을 다시 전형 유형별로 나누면 학생부 위주(학생부교과, 학종) 65.7%(228,157명), 논술 위주 3.8%(13,268명), 실기 위주 5.5%(19,173명), 기타(재외국민 및 외국인) 1.2%(4,093명)이며 이중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2019학년도 전체모집 인원 중 24.4%(84,860명)이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에서 4명 중 1명은 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지만 학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막연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요즘은 학생들이 흔히 이용하는 학원에서 수강생의 학생부를 분석해 보완할 점을 지도해주기도 하고, 일부 학생들은 ‘입시 컨설팅’(이하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학원을 이용하기도 한다. 기자가 알아본 전국 컨설팅 학원의 상담 비용은 대략 시간당 25~50만 원 선이었는데, 서울시 대치동에 위치한 한 컨설팅 학원은 시간당 35~40만 원을 요구해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싼 편이었다. 상담 내용은 주로 ‘시기별 학종 사전 준비방법’으로 학생이 학년에 따라 해야 하는 활동을 추천해주고, 지원 가능한 대학을 분석해 준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재수학원에서 만난 B 강사는 “지금처럼 새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에는 대입이 불안한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그 불안 심리를 이용해 학원들은 흔히 ‘컨설팅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명한 자율형 사립고나 특수목적고 등에서는 학교 자체적으로 학종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반고의 경우는 학교를 믿고 학종을 준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전시에 위치한 종합학원에 근무하는 C 강사는 “요즘은 현역학생뿐만 아니라 내신과 학생부가 좋은데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재수생들이 학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수시 입시 기간에는 자신이 작성한 자소서를 가져와 첨삭을 요구하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학생부를 보여주며 그것에 맞는 자소서를 완벽하게 만들어 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의 한 학원에서 컨설팅을 담당하는 D 강사는 “학교 담임선생님이 자신의 학급에서 학종을 준비하는 모든 학생을 챙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학부모와 수험생이 컨설팅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종과 관련된 컨설팅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부모를 둔 학생이 상대적으로 학종에 유리하지 않은가’라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현 회장은 “학종은 학교생활 과정에서 학생의 성장을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해당 학생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형이므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집안의 학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 학교는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학교 역시 학종을 진행 중이다. 우리 학교의 학종 평가 영역 및 평가 요소는 ▲전문성(지원 분야에 대한 열정·지적노력) ▲인성(배려.협동심.성실성.봉사정신) ▲적극성(자기 주도성.추진력)이다.
  현재 우리 학교는 학종을 ‘학종I’과 ‘학종Ⅱ’ 두 유형으로 나눠서 진행 중이다. 2019학년도 대입 기준, 정원 내 수시 전체모집인원 1,879명 중에서 학종I 전형은 567명(30.2%), 학종Ⅱ 전형은 160명(8.5%)을 차지한다.
  학종I 전형은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는 서류평가 총점 고득점자순으로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는 서류평가 점수와 면접점수를 합산한 총점 순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또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교차지원이 가능하다. 학종Ⅱ 전형은 일괄합산 전형으로 서류평가 총점 고득점자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두 전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종Ⅱ 전형은 자소서를 수능일 이후에 제출하기 때문에, 학종I 전형에 비해 자소서 작성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학종을 나눠서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학교 입학과의 김민성 입학사정관은 “학종 I·Ⅱ전형은 중복지원이 가능하다”며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우리 대학을 지원할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20학년도 대입부터 우리 학교의 학종 전형은 작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학종I 전형에서 자소서를 폐지하고, 학종Ⅱ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학생부 교과전형보다 1등급 완화할 예정이다.
  한편, 학종으로 우리 학교에 입학한 이수빈(경제학과·17) 학생은 “학종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내신, 그리고 가고 싶은 학과와 연계한 교내활동이었다”며 “우리 학교의 학종 전형은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민성 입학사정관은 “학종 전형에서는 학생부를 평가 자료로 해 정성적.종합적 평가가 이뤄지므로 사교육이나 컨설팅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학교생활을 보다 내실 있고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준비방법”이라며 “우리 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아도 학종 서류평가 및 면접평가에 사교육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학교 교육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월 7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대입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어서 사교육 열풍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대입제도 자체는 건드리지 않더라도 학종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바가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교육과 학종의 형평성에 대한 끊이지 않는 잡음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정부 및 사회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조희수 기자
heesoo9803@cbnu.ac.kr
이소민 기자
lsm0468@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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